'감상'에 해당되는 글 102건

  1. 2012.10.17 호숫가 살인사건
  2. 2012.10.14 마구
  3. 2012.10.13 루퍼
  4. 2012.10.06 가짜 이야기(하)
  5. 2012.10.01 가짜 이야기(상)
  6. 2012.09.30 다잉 아이
  7. 2012.09.23 2012 이상문학상 작품집 - 옥수수와 나
  8. 2012.09.18 인간의 증명
  9. 2012.09.18 광해, 왕이 된 남자
  10. 2012.09.10 본 레거시
2012. 10. 17. 15:40



호숫가 살인사건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08-3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영화 《레이크 사이드-머더 케이스》의 원작 소설. 2004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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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읽은지 좀 되서 감상은 짧게.


원제는 <레이크 사이드>인데 우리나라 번역판은 <호숫가 살인사건>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 교육열도 대단하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부모들의 교육열 역시 대단하다. '교육열'이란 단어를 뛰어넘는, 말하자면 '교육 광기'랄까. 비뚤어진 자식사랑 때문에 결국은 가족이 하나 되는 마지막 모습이 참 아이러니했다.


목적지를 향해 한눈팔지 않고 달려간다는 느낌의 소설이었다.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스토리가 그렇다는게 아니고, 독자 입장에서 딴 생각 안 하고 내리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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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10. 14. 03:17



마구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재인 | 2011-1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마구』는 한 천재 투수의 마구(魔球)를 향한 무서운 집념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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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마구>를 읽었다. 작품 발표 순으로 하면 초기작에 해당되지만(88년 작), 국내에 소개된 것은 작년인 2011년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이 발표 순이 아니라 한 작품이 인기를 끌고 나서 과거의 작품들이 무작위로 발표되는지라 이렇게 초기의 작품이 근래에 번역되어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약소했지만 천재 투수의 입학을 계기로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된 한 고등학교의 야구부에서 포수가 시체로 발견된다. 그와중에 한 전기회사에서 장난이라기엔 너무나도 정교한 폭발물이 발견되고, 고등학교 야구부의 천재 투수 역시 시체로 발견된다. 두 사건은 아무런 연관이 없어보이지만 사건이 진행될 수록 연관성이 드러나게 된다.


야구부의 살인사건이 메인 스토리이고, 전기회사의 폭발물은 서브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구>의 중심은 주인공이자 살해된 천재 투수인 '스다 다케시'이다. 야구부 살인사건의 트릭이나 전기회사에 폭발물을 설치한 범인은 사실은 전부 사이드라고 생각한다. 실제 살인을 일으키게 된 직접적인 계기나 트릭도 그다지 공감되지 않고, 전기회사의 폭발물 이야기는 없애는 편이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주인공인 '스다 다케시'의 캐릭터가 갖는 매력이 있다. 출생의 비밀과 함께 자신이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중압감, 그를 위해 진로를 정하고 그 외의 모든 것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안쓰러웠다.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확실한 미래를 위해 살인적인 연습을 소화해내야 하는 모습, 자신의 존재 이유인 오른팔이 망가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절망감, 스카우터가 변화구를 익히느라 자세를 망가트리지 말라고 조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망가진 오른팔로도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마구를 배워야만 하는 상황들.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강인한 멘탈을 갖고 있었던 것은 그만큼 많은 상처와 각오를 지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배운 '마구'는 말 그대로 악마의 공이었다. 망가져가는 오른팔의 마지막 존재 의미가 될 수 있었던 공.


히가시노 게이고는 항상 살인사건과 그 트릭보다는 범인의 배경에 관심을 갖는 것 같은데, 그런 점에서 '스다 다케시'라는 캐릭터는 꽤나 인상깊었다.


포수를 살해하고, 그 여파가 가족들에게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스다 다케시가 주변을 정리하고 자살로 마무리하는 점은 기시 유스케의 <푸른 불꽃>을 연상하게 했다. 하지만 자살로 마무리하기로 결심하고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푸른 불꽃>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꽤 두껍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답게 빨리 읽힌다. 페이지당 글자 수가 적은 것도 있겠지만. 


+ 여담이지만, 페이지당 글자수를 적게 만들고 줄 간격을 늘리는 것은 책장이 빨리 넘어가게 만들어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편집인걸까, 아니면 그냥 책을 두껍게 만들어서 비싸게 팔려는 것일까. 확실히 책장이 빨리 넘어가면 좀 더 집중이 되는 것도 같다. 한 페이지를 오랫동안 보고 있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 같기도 하다. '아, 아직도 이 페이지인가' 싶달까. 하지만 추리, 스릴러 같은 경우에는 몰입이 잘 되니까 그냥 페이지에 글자 수 많이 넣고 책 두께를 좀 줄이고 싸게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 작년에 <마구>가 나왔을 때, 어디선가 승부조작에 관한 이야기라고 들었던 것 같아서 그쪽 스토리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내 착각이었다. 완벽한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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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10. 13. 02:51



루퍼 (2012)

Looper 
8.1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조셉 고든-레빗, 브루스 윌리스, 에밀리 블런트, 폴 다노, 자니 영 보쉬
정보
SF, 액션 | 미국 | 119 분 | 201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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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순전히 조셉 고든 레빗과 브루스 윌리스만 보고 예매했다. 포스터를 봤을 때는 브루스 윌리스만 알아봤는데, 출연진을 보니 조셉 고든 레빗이 있었다. 하지만 출연진을 보고도 '조셉 고든 레빗 정도면 포스터에 등장할 법도 한데 왜 안 보이지'라고 생각했다. 알고보니 포스터에서 브루스 윌리스랑 등을 맞대고 있는 남자가 분장한 조셉 고든 레빗이었다. 두 배우가 현재와 미래의 동일인물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닮아보이게 하려고 분장을 시킨 것 같은데, 그 덕분에 둘이 은근히 비슷해보인다. 솔직히 풍채나 얼굴형은 별로 안 닮은 것 같은데, 둘의 눈이 완전 똑같다. 그래서 동일 인물의 느낌이 슬쩍 난다.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지는데, 다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브루스 윌리스와 조셉 고든 레빗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전반부는 타임머신, 내가 나를 죽여야 한다는 설정과 같은 것들이 중심이 되는데, 후반부로 가면 미래에 레인 메이커가 될 아이와 그 엄마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그러다보니 후반부에서는 브루스 윌리스의 비중이 매우 작아져버린다. 영화가 통일성이 없어서 좀 아쉽다.


후반부는 꽤 흥미로웠다. 특히 관객들에게 레인 메이커가 될 아이의 힘을 알려주지 않았고, 엄마는 아이를 자식이라고 부르는데 자식은 엄마를 사실 엄마가 아니라고 말하는 관계, 그러면서 엄마는 화가 난 아이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것들. 분위기를 조금 더 어둡게 처리했다면 사탕수수밭 가운데에 외따로이 떨어져있는 집을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가 나올 것 같았다. 


어떤 이유로(비를 피한다던지, 길을 잃었다던지 뭐 하여튼) 집에서 잠시 신세를 지게 된 남자. 남편 없이 엄마와 아들 둘이만 사는 집. 사탕수수밭 한 가운데 있는 낡은 집에서 엄마는 날마다 커다란 나무 그루터기를 향해 도끼를 휘두른다. 엄마는 이상하게 화를 내는 아이를 두려워하고, 아이를 피하기 위해 장롱 속에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커다란 금고를 숨겨두었다. 그와중에 아이는 사실 친엄마는 죽었고 저 여자는 엄마가 아니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계단 밑에 숨겨져있는 비밀 탈출로를 보여준다. 두 모녀 사이의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뭐 이런거.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여하튼 앞 뒤가 다른 느낌이라 통일성이 없는 것 같다.


안 좋은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설정에 관한 설명도 어색하지 않게 삽입해두었고, 앞부분에서 결말이 이상해보이지 않게 모든 설정들을 다 언급해두었다(사실 그 설정들 때문에 이야기가 짐작이 되긴 한다). 특히 과거의 내가 변하면 미래의 나도 함께 변한다는 설정을 보여주는 장면은 조금 소름도 끼쳤다. 미래의 내가 도망치는데, 갑자기 손가락이 하나씩 사라지고 코가 함몰된다. 손목에는 문신으로 '어디어디로 오라'고 써져있고, 나중에는 손이 사라지고 다리가 사라지고. 겨우 그 장소인 창고에 도착했더니 과거의 나는 이미 수술대에 누워서 피범벅. 피범벅인 모습을 문틈새로만 잠깐 보여주는데 그 내용들이 소름끼쳤다. 타임머신이 존재하는 세상에선 이런 식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협박하는구나.


두 주연 배우의 연기는 (당연하지만)좋고. 무법도시처럼 변해버린 도시의 광경도 괜찮았고. 미래가 배경인데도 완전 미래 느낌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허름한 문인데 터치스크린으로 인터폰이 되어있다던지 해서 미래의 느낌을 내기 위해 제작비가 많이 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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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10. 6. 00:57



가짜 이야기(하)

저자
니시오 이신 지음
출판사
학산문화사 | 2012-0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니시오 이신의 라이트노벨 『가짜 이야기』 하권. 저자의 괴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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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메모해두었던 감상을 간략하게 정리.


우선, <가짜 이야기(상)>과는 거의 연결되지 않는다. (상)의 등장인물이 (하)에도 조금 등장하는 정도.


패턴이 <가짜 이야기(상)>과 매우 유사한데, 제목이 '츠키히 피닉스'이면서 츠키히의 비중은 매우 낮다. (상)과 마찬가지로 책의 반이 지나갈 때까지 '츠키히 피닉스'에 관한 직접적인 내용은 하나도 안 나온다. 오히려 앞의 반의 분량이 지나는동안 (상)의 주인공(이랄까, 부제가 '카렌' 비 였으니까)인 카렌의 분량이 더 나올 정도. 이 분량은 카렌의 이름이 소제목으로 들어간 (상)권으로 넘겨달라고. 책의 후반부 반에서도 '츠키히 피닉스'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지만 정작 츠키히는 거의 안 나온다, 라고 할까 사실은 등장했다가 기절하고 마지막에 깨어난다...


또 한 가지 불만인게(<가짜 이야기(하)>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이야기 시리즈 전체에서) 자꾸 이전 권의 이야기를 언급하는데 이게 한두 번은 복습 차원에서 좋을지 모르지만 좀 지나치게 언급되는 것 같다. 책에서 칸바루가 처음 등장하면 바로 '스루가 몽키'의 이야기를 하고, 뭐 센조가하라가 등장하면 '히타기 크랩'이야기를 하고 이런 식. 게다가 이 작가 특성상 짧은 이야기를 말장난으로 엄청 늘여 쓰는데, 그때문에 이미 아는 이야기를 상당한 분량으로 또 읽어야 한다. 지루하다. 가뜩이나 '카렌 비'에는 카렌이 안 나오고 '츠키히 피닉스'에서는 츠키히가 안 나와서 얼른 나오는 부분을 보고싶은데 언제적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 건지.


이게 한 번 거슬리기 시작하니까 곳곳에서 거슬린다. 한 문장으로 끝날 것을 동의어들을 활용해 두 문장 세 문장으로 늘려버리는 것도 그렇고, (상), (하) 포함해서 '가짜'라는 테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뭔 소린가 싶기도 하고. 안 좋은 인상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가짜'라는 것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어색한 느낌이었다.


그러고 보면, 책 제목이 <'가짜' 이야기>인데 소제목에 언급된 두 여동생이 사실은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에서 '가짜'인걸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부분인데, 센조가하라가 머리 자르고 캐릭터가 변했다는 것은 아라라기의 입을 통해 그냥 언급할 게 아니라 센조가하라가 직접 등장해서 보여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궁금하다.


+ 폰으로 에버노트에 중간중간 감상을 남기는데, 제목을 '블로그 가짜 이야기 감상'이라고 하려던걸 오타 때문에 '블로그 사짜 이야기 감상'이라고 써버렸다. 그런데 또 나름대로 의미는 통하네. '사짜 이야기'라...


++ 초반에 칫솔로 하는 벌칙이 나오는데, 은근히 수위가 높다, 랄까 읽다가 헛웃음이 나왔음. 생뚱맞게 어째서...


+++ 그러고 보면 후기에 작가가 '200% 취미로 쓴 소설'이라고 했지. 정말 그런 것 같다. 완성도보다는 정말 취미생활이 가장 큰 목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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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10. 1. 21:08



가짜 이야기(상)

저자
니시오 이신 지음
출판사
학산문화사 | 2011-11-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니시오 이신의 라이트노벨 『가짜 이야기』상권. '파이어 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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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하권을 읽어봐야 할지도 모르지만, 우선 상권 내에서 하나의 이야기는 마무리 지은 것 같기 때문에 감상을 남겨본다.


'이야기 시리즈'에서 항상 엄청난 분량의, 이야기를 무시할 정도로, 말장난 그 자체가 이 소설의 목적이라는 듯이 말장난을 늘어놓는 니시오 이신이지만 그래도 그 말장난은 이야기 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신사납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하지만 <가짜 이야기(상)>에서는 책의 앞부분 반이 기존의 캐릭터들과의 말장난 에피소드에 할애되어 있는데, 본 스토리와는 그다지 크게 연관이 없다. 그야말로 기존 캐릭터들의 팬을 위한 팬서비스랄지, 작가가 단순히 기존 캐릭터들과의 말장난 에피소드를 쓰고싶었던 것 뿐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이다. 팬서비스라면 팬들에겐 만족일 것이고 작가의 취향이라면 작가에겐 만족이었겠지만 나에게는 불만족이다. 이야기 진행과정 속에서의 말장난 장면은 즐겁지만 이야기와 상관이 없으면 그냥 유머 모음집 같은 것처럼 느껴진다. 굳이 기존 캐릭터를 전부 언급하고 싶다면 그들을 이야기 속에 관계된 인물로 등장시키던지, 아니면 그냥 과감하게 생략해버리고 새 캐릭터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위한 소수의 캐릭터에 집중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라고 쓰지만, 그래도 '야이기 시리즈'는 말장난을 위한 소설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또 달리 생각하면 그렇게 아쉽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비중을 생각해본다면 말장난>캐릭터>이야기 순으로 비중을 두고 있는 시리즈 같다고나 할까.


참고로 나는, 이야기>캐릭터>말장난 순이다. '이야기 시리즈'로 생각해본다면 이야기+말장난>캐릭터>이야기와 상관 없는 말장난 순. 그래서 <가짜 이야기(상)>은 지루했다. 아무리 침대에 누워 읽었지만 읽다가 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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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9. 30. 15:18



다잉 아이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재인 | 2010-07-3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잊지마, 당신이 나를 죽였다는 사실을.제134회 나오키상 등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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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읽으면서 트릭을 어떻게 설명할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는데, 비과학적이라는 느낌이라 맥이 풀렸다. 주인공은 자신이 낸 교통사고로 죽은 피해자가 살아돌아와 자신에게 복수를 하려고 한다(세세하게 쓰자면 주인공은 자신이 낸 교통사고의 기억을 잃어 자신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죽은 피해자인줄 몰랐고, 또 사실은 주인공인 낸 사고가 아니라 대신 덮어쓴 것 뿐이긴 하지만). 분명히 피해자는 죽었는데 다시 살아와 복수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했다. 피해자의 남편이 마네킹 기술자라 인조인간같은 형태로 만들어서 복수하는건가, 싶었는데 일단 피해자의 남편은 사망했고, 설마 인조인간같은 어이없는 SF식 설정으로 대충 때우려는건 아니겟지 싶었다. 쌍둥이 자매가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답은 최면이었다. 그것도 뭐 피해자의 남편이 애먼 여자 구해다 최면을 걸어 대신 복수시키고 그런게 아니다. 교통사고의 가해 차량은 두 대 였는데, 그중 주인공이 아닌 다른 차량의 운전자가 죽어가는 피해자의 눈을 보면서 본인이 바로 피해자라고 혼자 최면에 걸린 것이다. 그 뒤로 체형도 피해자와 비슷하게 바꾸고 얼굴도 피해자와 똑같이 성형해서 가해자에게 복수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제목이 '다잉 아이'구나, 싶으면서도 이해는 안 됐다. 죽어가는 눈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이건 조금 지나친 것 같다. 이야기도 재미있고 곳곳의 반전들로 인해 더욱 빠져들었지만 마지막에 비밀을 알고 나서는 음...회의적인 관점이 되었달까.


이제, 내용 외적인 이야기로. 글자가 헐렁하게 배치되어있다. 줄간격도 길고. 장르의 특성상 빨리 넘기게 되는데 한 장에 들어있는 글자 수가 적다보니 더욱 더 책장이 잘 넘어간다. 두껍지만 금방 읽었다. 그리고 밤에 읽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마지막 장을 넘기면 깜짝 놀라게 된다. 재미있는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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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9. 23. 21:54



옥수수와 나(제3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2012년)

저자
김영하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 | 2012-01-1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현대 소설의 흐름을 보여주는 이상문학상 작품집!2012년 제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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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영하의 작품을 하나도 안 읽어 봤다. 문학동네에서 김영하의 작품들을 이쁜 디자인으로 내던데(이쁜 디자인이라기보다는, 역시 같은 작가의 작품을 같은 컨셉의 디자인으로 만들어놓으면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기는 듯),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그렇다고 덜컥 아무거나 집어보기도 그래서 망설이던 차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김영하가 대상을 수상한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있었다.


2.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을 읽어본 지도 꽤 됐다. 국어교과서의 영향인걸까, 우리나라 작가들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일본 소설과 만화책, 그리고 라이트노벨이나 판타지 소설 같은 것들을 접하면서 자극적인 이야기에 길들여져왔던 것도 있을 것이다. 짜게 먹다 보면 싱거운 음식을 먹을 수 없듯이. 즐겨 읽던 책들에 비해 교과서에 실린 소설들은 분명히 작품성이 뛰어나기에 선정된 것이겠지만 그 작품성이라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재미도 없고. 분석하는 것도 지겹고.


3.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처음 읽어보는데, 대상 한 편과 대상 수상 작가의 자선작 한 편, 수상 소감, 문학적 자서전, 작가론, 작품론으로 대상 수상자를 위한 페이지가 할애되어 있다. 나머지는 우수상 수상작과 심사평이 있는데, 특이하게도 맨 앞에 선정 이유서 라고 글이 하나 있고 맨 뒤에는 이상문학상에 대한 설명이 있다.


4. <옥수수와 나>는 재미있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순문학 상이라는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서 사실 교과서같은 느낌을 생각했는데, 내가 순문학에 대해 얼마나 고리타분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대화가 많은데, 속도감이 있어서 좋았다. 자선 대표작인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느낌이 안 왔다고 해야 하나. 특히 마지막이. 


5. 우수상 수상작은 일곱 편인데, 특히 김숨의 <국수>와 조현의 <그 순간 너와 나는>이 참 좋았다. 


<국수>는 처음에 생뚱맞게 국수 반죽을 하는 장면에서 시작하지만 그 국수를 뽑는 과정 속에 새어머니와 주인공의 인생을 녹여내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뭉클함도 느껴졌고, 정말 밀가루를 반죽하고 국수를 끓여 새어머니의 식탁에 내어놓는 과정일 뿐인데 그 속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 순간 너와 나는>은 마무리가 조금 허무했지만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나와 잘 맞았던 것 같다. 섬뜩하기도 했고. 내가 갖고 있던 '순문학'이라는 것의 고정관념과도 별로 맞지 않는 느낌이라서 신선하기도 했다. 


그밖에 다른 우수상 수상작도 좋았다. 하지만 함정임의 <저녁식사가 끝난 뒤>는 지루했다.


6. 심사평이나 평론가들의 글은 항상 어느 정도는 일반인의 시선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심사평들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은 크건 작건 들었는데, 특히 <옥수수와 나>의 작품론을 읽으면서는 거의 공감하지 못했다. 너무 확대해석한 것 같은 부분도 있고. 좋게 말하면 '여기서 이런 것까지 읽어내는 건가'하는 대단함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작가도 이런 것까지 염두하지는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건 작가만 알겠지만. 내가 문학적 지식이 없는 것도 있고. 여튼, 내가 재미있게 읽고 내가 나름의 감상을 얻으면 그걸로 된 것이겠지. 평론가가 무엇을 읽어내든, 심지어 작가가 정말 의도한 것이 무엇이든.


7. 생각 외로 재미있게 읽어서 만족스러웠다. 뿌듯하기도 하고. 나 이상문학상 작품집 읽는 남자야!라는 느낌도 조금 들고. 하하하. 2012년도 말고, 김훈이 대상을 수상했길래 2004년도 이상문학상 작품집도 같이 사왔는데 처음부터 겁먹고 읽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뭐, 재미가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거지. 


8. (20120926추가)책 내부 디자인이 아주 좋다. 보통 책을 볼 때 한 페이지의 여백을 살펴보면 좌우 여백 폭이 같은데, <이상문학상 작품집>의 경우 책을 펼쳤을 때 바깥쪽의 여백이 좁고 안쪽의 여백이 넓어서 책을 조금만 펼쳐도 안쪽의 글짜까지 잘 보인다. 책을 자꾸 많이 펼치면 책 가운데가 갈라지고 책장이 낱장씩 분리되는 경우도 있는데, 안쪽의 여백이 넓어 책을 끝까지 펼치지 않아도 되니 책 상태 유지에도 좋고 읽는데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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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9. 18. 00:24



인간의 증명

저자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출판사
해문출판사 | 2011-03-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모리무라 세이치의 대표작 『인간의 증명』...
가격비교


<스포일러 주의>







지난달인가 지지난달인가 종각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 드라마 <로얄패밀리>의 원작소설이라고 한다. 드라마는 보지 않았는데, 느낌이 책 내용이랑은 매우 다를 것 같다. 이 책 내용대로 드라마가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여튼, <인간의 증명>. 책 제목부터 끌렸다. 일본 초호화호텔의 엘리베이터에서 죽은 흑인에 관한 수사와, 사라진 아내를 찾는 남편과 불륜남의 이야기가 두 개의 줄기를 이룬다. 그리고 그 줄기에는 고위층 가족(어머니와 아들)이 얽혀있다.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사의 진행은 사실 그렇게 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우연도 꽤 많고. 죽은 흑인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형사가 내놓은 추측을 수사본부에서 그다지 비판없이 수용해버리고(물론 그 추측은 전부 다 옳긴 하다), 사라진 아내를 찾는 남편과 불륜남은 형사도 아니면서 우연히도 기회가 딱딱 맞아서 사실에 쉽게 접근해가기도 한다. 마지막에 관련 없어보였던 주요 등장인물들이 알고보니 서로 과거에 인연이 있던 사람들이었다는 식인데, 이역시 납득은 잘 되지 않는다.


작가의 시각이 조금 거슬리는데, 전반적으로 일본 전통적 가치들을 높이고 물질주의적이고 서구적인 가치들을 문제삼는다. 이 전통적 가치들이라는게 비 물질적이고 가족주의적이고 흔히 말하는 '사람냄새나는' 것들인데, 이에 대한 찬양이 조금 지나치다. 소설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너무 대놓고 말해서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전통적인 일본을 선한 가치로 내세우면서 그와 반대로 뉴욕을 온갖 악하고 잘못된 것들의 온상으로 묘사하는데, 그 대비가 '인간적인 것과 물질만능주의의 대비'가 아니라 '일본과 미국의 대비'처럼 보여서 불편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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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9. 18. 00:00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

8.5
감독
추창민
출연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장광, 김인권
정보
드라마, 시대극 | 한국 | 131 분 | 2012-09-13



<스포일러 주의>






인상 위주로 짤막하게 정리.


1.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 좋았다. 표정과 말투를 달리 해서 다른 인물을 묘사하는데 인상깊었다. 이병헌 잘생겼고 좋아하는 인상이고 연기도 잘해서 정말 좋아하는 배우다. 첫 사극인 걸로 아는데, 예상 외로 사극 연기도 잘 어울린다. 코믹한 연기 하는 것도 별로 본 적이 없는데 잘 어울리고. 나에게는 이병헌이 무거운? 배우로 인식되어있어서 가벼운 캐릭터도 잘 어울려서 신선했다.


2. 웃길 때는 빵빵 터진다. 진지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코믹한 장면들이 많았다. 웃느라 힘들었다.


3. 초반에서 중반까지 웃긴 부분이 많다면 후반에는 진지한 분위기가 흐르는데, 하선이 왕 역할을 하면서 하는 바른 말들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가끔 본)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한석규가 연기한 세종대왕도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하선도 둘 다 백성을 생각하는 성군 캐릭터인데, 같은 바른 말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친구가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상황과 감정의 설명이 부족해서 몰입하기 힘들다는 말을 했었는데, 혹시 그런 차이 때문에 그런걸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초중반부의 개그 분위기가 너무 강해서 진지한 분위기에서의 진지한 말들이 너무 붕 떠보이는걸까. 여튼 백성을 생각해야 한다느니 하는 그런 말들이 그다지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4. 김인권은 코믹한 연기를 많이 봐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인상쓰고 하는 진지한 연기가 적응이 잘 안 됐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이고 점점 적응 되더니 마지막에 하선을 보내주는 부분에서는 조금 감동.


5. 했지만, 음악이 방해가 됐다. 전반적으로 음악이 과잉되게 흐르는 듯하다. 감동먹어야 할 때 음악이 내가 느낄 감동까지 다 뺏어가서 표현하는 것 같았다. 차라리 음악을 아예 없앴더라면 더 뭉클했을지도 모르겠다.


6.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제목에서 '왕이 된 남자'이런건 좀 뺐으면 좋겠다.


7. 결론적으로는 어쨌거나 매우 만족. 하지만 두 번 보게될 것 같지는 않다.


7.1 최근에 본 사극 영화중에(최근에 사극 영화를 별로 보지 않았지만) 두 번 보고싶은 영화라면 역시 <후궁>일까. 그러고보니 이것도 '제왕의 첩'이런거는 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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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2. 9. 10. 01:46



본 레거시 (2012)

The Bourne Legacy 
6.3
감독
토니 길로이
출연
제레미 레너, 레이첼 웨이즈, 에드워드 노튼, 조앤 알렌, 앨버트 피니
정보
액션 | 미국 | 135 분 | 2012-09-06


<스포일러 주의>







짤막하게 감상.


1. 맷 데이먼이 출연했던 이전의 세 편은 같은 음악에 엔딩 크레딧 영상이 굉장히 멋졌는데, <본 레거시>에서는 아쉽게도 음악은 같지만 크레딧은 매우 실망했다.


2. 좋아하는 배우인 에드워드 노튼을 오랜만에 극장에서 봤는데 분량도 적고 역할도 인상깊지 않아서 실망했다.


3. 전반부가 지루하고 정신사납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빈약.


4. 액션은 글쎄...나쁘진 않았는데.


5. 마지막 배에서의 장면 보고 순간 예전 007인가 싶었다. 잘 생각해보면 꼭 007이 연상되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6. 전작과의 연계를 위해서 중간중간에 <본 얼티메이텀>의 장면들이 삽입되는데, 한눈에 확 티가 날 정도로 화질이 차이난다.


7. 전체적으로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를 생각하고 본다면 100% 실망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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