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9. 01:30

1.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토요일에 미친듯이 비가 내리더니 갑자기 가을이 겨울로 변했다. 이쁜 코트와 야구잠바를 샀는데 입기 겁이 나...지만 돈이 아까워서라도 입는다. 추워도 입는다. 도저히 못 버티겠다 싶을 때까지 입는다.


2. 여자친구의 기분이 굉장히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엔 다시 괜찮아지는 것 같다. 정말 다행이다. 금방 다시 이겨내서. 근데 이젠 또 회사 일이 많이 바빠져 걱정이다. 여러모로 여자친구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 어서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길.


3. 시험 끝나고 한동안 멘붕 상태로 있었다. 내가 멘붕이어도 시간은 무심히도 흘러 가더군.


4. 친구와 얼마 전에 점심을 먹었다. 먹고 같이 학교 본관 앞을 산책하는데 친구가 정말 이쁜 은행나무를 알려줬다. 모양도 이쁘고 단풍도 정말 이쁘게 들었더라. 감탄했다. 원래 단풍 색이 이뻐 단풍나무를 좋아하는데, 이 은행나무도 참 이뻤다. 은행 냄새도 안 나고. 이렇게 날씨 즐기면서 산책했던 때가 바로 지난주였는데, 1주일 지났다고 벌써 겨울이라니...


5. 그러고보니 눈이 왔다, 오늘은. 집근처에서는 안 왔나본데, 학교에서는 눈이 왔다.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정말 무섭게 내렸다. 바람도 많이 불고 하니 눈이 내린다기 보다는 쏟아지더라.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눈은 녹기 시작하면 불편하지만 내릴 때는 정말 좋다. 하하.


6. 얼마 전에 강의에서 교수님과 학생들과 함께 술을 마실 일이 있었다. 나는 고학번이고 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해서 안 갈까 했는데, 같이 듣는 동기가 하나 있어서 그 친구 믿고 따라갔다. 사실은 아는 후배가 셋 정도 있는데, 하나는 이번 학기에 다른 강의에서 조별 과제를 같이 해서 잘 아는 정말 착한 친구인데 다른 친구들과 함께 들어 아는 척 하기가 힘들다. 다른 한 후배는 그 친구가 1학년 때 알았는데, 재미있는 친구라 기억하지만 그 친구가 날 기억할지는 확신이 없어서 아는 척 하기가 힘들었다. 예나 지금이나 과 생활을 별로 하지 않는 터라. 마지막 한 후배는 이 친구가 1학년 때 같이 강의 들으면서 조별 과제를 같이 했었는데, 이게 거의 4년? 5년 전 이야기이고 그 이후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아는 척 하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지난 학기에 같은 강의를 듣긴 했는데 사람도 많고 해서 한 번도 인사는 커녕 눈도 못 마주쳐서. 여튼 그랬는데, 술마시면서 다행히 인사를 하게 되었다. 두 번째 후배는 예전에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말을 정말 재미있게 해서 테이블의 주도자가 되는 타입이라 옆에서 정말 즐겁게 웃었다. 마지막 후배는 맞은 편에 앉았는데, 먼저 예전에 같이 조별과제 하던 때 생각 나냐고 말을 해줘서 말을 텄다.


7. 학교 다니면서 과생활을 별로 하지 않고 대신 친한 친구랑은 계속 만나는 그런 인간관계를 맺어왔는데, 인맥이 없어 편한 점도 있지만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좀 더 외향적인 사람이었더라면, 사람들과 많이 친해지고 했더라면 하는 후회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 술자리를 통해 말을 트게 된 것이 정말 기쁘다. 아마 이번 학기가 지나면, 아니면 당장 이번 학기 동안이라도 더이상 이렇게 사적으로 만날 일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아아,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정말 어렵다. 쉽게 하는 사람이 부럽다. 내성적인 부분의 확대재생산이다.


8. 그래도 다행히 예전에 같이 조별과제 했던 후배와는 오늘 만날 기회가 있었다. 술 먹고 술기운을 빌어 다음에 밥이라도 먹자고 보냈는데, 자고 일어나서는 아마 이것도 지켜지지 않을 약속으로 끝나겠지 했다. 근데 고맙게도 그 친구가 먼저 연락을 해줘서 만나게 되었다. 뭔 이야기 하나 걱정하긴 했는데 다행히 어쨌거나 나는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 또 연락하라고 하긴 했는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만.


9. 와, 이렇게 써놓고 나니까 나 무슨 대인기피증이나 완벽한 찌질남 같은 느낌인데. 사실은 대인기피증 같은 것은 아니고, 그냥 먼저 다가가지 못할 뿐이다.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사람과는 금방 가까워질 수 있다.


10. 아니야, 역시 써놓고 나니 왕소심한 인간이 맞긴 한 것 같다. 부정할 수가 없군.


11. 근데 예전에 SNS 할 때를 생각해보면, SNS에서 먼저 친해지고 나면 만났을 때 처음엔 어색해도 금방 편해질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여러가지 이유로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은 없긴 하지만.


12. 인간관계 맺는 것이 어렵다. 아예 아무랑도 관련 맺지 않는다면, 하고 생각 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래도 노력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계기만 주어진다면...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비겁한 변명일 뿐이라는 것도 잘 알긴 하지만.


13. 뭐 하여튼 그러한 이야기였고, 요새는 <진화경제학>, <스패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까지 세 권이나 되는 책을 건드려놓고 과제 때문에 논문이나 읽고 있다. 책도 읽어야 하는데.


14. 그리고 포코팡을 열심히 하고 있다. 요새는 그래도 많이 나오면 50만점 까지는 나온다. 동생은 240만점도 나온다. 이 격차 어쩔거여...동생은 나보고 손가락 없다고 놀린다. 따라잡는다 내가.


15. 글렌체크 2집 예약판매중이라는데...아이고 돈이 엄서.


16. 엔씨가 이종욱과 손시현 영입. 스토브리그는 처음 맞이하는 초짜 야구팬이지만 진짜 큰 돈이 오간다는 것은 알았다. 장난 아니구만...상대적 박탈감 장난 아니다. 나도 야구나 할 걸 하는 시덥지 않은 생각을 했다. 엔씨 내년엔 5위, 많이 올라가면 4위까지 갈 전력이 되었다...고 믿고 싶다. 이 말에 친구는 야구 얼마 안 본 티 내지 말라고 했지만. 엔씨 내년에 잘 할 거라고 믿는다. 부상만 없길.


17. 근황을 안 써서 그런지 글이 꽤 길어졌네. 글이 꽤 길어진 다른 이유는 내가 지금 과제중이기 때문이다. 하하. 빌어먹을 영어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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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