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2. 19:38



자본주의

저자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출판사
가나출판사 | 2013-09-2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계 32명의 석학들이 밝히는 금융·소비·돈에 관한 33가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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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EBS에서 만들어졌던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기초로 쓰여진 책이다. 책 표지에 쓰여있는 것처럼, '빚 지는 사람이 있어야 돌아가는' 자본주의의 구조를 밝히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책에 의하면, 자본주의라는 구조 내에는 이자가 존재할 수 없다. 이자는 상품 판매의 대가로 생기는 것이 아닌 돈을 빌려줌으로써 생기는 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전 지구상의 모든 화폐를 빌렸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그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현재 발행 된 전 세계의 돈을 다 빌렸기 때문에, 이자로 내야 하는 돈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자를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은 내가 이자를 내기 위한 화폐를 추가로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자를 위해 화폐는 계속 발행되고 인플레이션은 지속된다. 하지만 이 화폐 발행은 이자를 위한 것, 즉 인플레이션은 빚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신용에 근거한 대출은 지속되고, 결국 거품은 꺼지고 불황이 찾아온다. 불황의 시기에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낮은 신용에 기초해 대출을 받은 저소득층이다. 그들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가장 먼저 파산한다.


이처럼 자본주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모델이 없다. 과거 존재했던 다양한 경제 모델은 전부 다 실패했고, 구조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자본주의만이 아직 존재한다. 자본주의는 부를 생산하는데 최적화된 모델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본주의를 무작정 폐기할 수는 없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다. 아담 스미스로부터 자본주의가 시작됐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는 구조적인 문제로 결국 무너질 것이라 예상했다. 케인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정부의 개입으로 해결하고자 했고, 하이에크는 거대해진 정부를 축소시키는 방법으로 자본주의를 수정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복지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자본주의의 문제점으로 인한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가장 먼저 돌아오고 가장 큰 피해를 준다.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집필했던 이유는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마르크스도, 케인즈도, 하이에크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경제 이론은 인류가 함께 잘 사는 것에 기초하고 있었다. <자본주의>는 복지를 나눠주기가 아닌 공동구매로 정의한다. 개인이 구매하는 안전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공동으로 구매하는 사회 안전망을 복지라고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안전망은 사람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저소득층이 자본주의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면 그들의 소비가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고소득자보다 저소득자의 소득이 증가해야 그 증가분이 소비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또한 사회 안전망이 확실히 정착된 국가에서는 도전의 실패를 사회가 감당하기 때문에 창의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책에서 제시한 대한은 직관적으로 생각하기에도 타당한 방법이다. 실제로 월 천만원을 버는 사람에게 월 백만원을 더 쥐어준다고 해도 그 백만원을 무엇을 사는 데 사용되기보다는 저축에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반대로 월 백만원을 버는 사람이 백만원을 더 받는다면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에 맞추기 위한 소비가 더 많이 이루어질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 힘들다고 말한다. 부모님들은 항상 살기 힘들다고 말하고,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우리들도 행복하지 않다.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면 보완책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보완책은 얼마만큼 실현이 가능할 것인지 문외한인 내가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문외한인 내가 보기엔 좋은 방법이고 꼭 필요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다섯 챕터로 이루어져있다. 첫 번째 챕터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는 챕터이고, 네 번째 챕터는 자본주의와 관련된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간략하게 다루며 마지막 다섯 번째 챕터에서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두 번째 챕터는 금융상품이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채 판매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세 번째 챕터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소비에 사용하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들에 대해 설명한다. 내용의 통일성을 생각했을 때, 두 번째 챕터와 세 번째 챕터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이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책이라면, 두 번째 챕터와 세 번째 챕터는 너무 지엽적인 부분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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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