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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18 광해, 왕이 된 남자
<스포일러 주의>
인상 위주로 짤막하게 정리.
1.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 좋았다. 표정과 말투를 달리 해서 다른 인물을 묘사하는데 인상깊었다. 이병헌 잘생겼고 좋아하는 인상이고 연기도 잘해서 정말 좋아하는 배우다. 첫 사극인 걸로 아는데, 예상 외로 사극 연기도 잘 어울린다. 코믹한 연기 하는 것도 별로 본 적이 없는데 잘 어울리고. 나에게는 이병헌이 무거운? 배우로 인식되어있어서 가벼운 캐릭터도 잘 어울려서 신선했다.
2. 웃길 때는 빵빵 터진다. 진지한 영화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코믹한 장면들이 많았다. 웃느라 힘들었다.
3. 초반에서 중반까지 웃긴 부분이 많다면 후반에는 진지한 분위기가 흐르는데, 하선이 왕 역할을 하면서 하는 바른 말들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가끔 본)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한석규가 연기한 세종대왕도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이 연기한 하선도 둘 다 백성을 생각하는 성군 캐릭터인데, 같은 바른 말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친구가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상황과 감정의 설명이 부족해서 몰입하기 힘들다는 말을 했었는데, 혹시 그런 차이 때문에 그런걸까 싶기도 하다. 아니면 초중반부의 개그 분위기가 너무 강해서 진지한 분위기에서의 진지한 말들이 너무 붕 떠보이는걸까. 여튼 백성을 생각해야 한다느니 하는 그런 말들이 그다지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4. 김인권은 코믹한 연기를 많이 봐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인상쓰고 하는 진지한 연기가 적응이 잘 안 됐다. 하지만 그것도 처음이고 점점 적응 되더니 마지막에 하선을 보내주는 부분에서는 조금 감동.
5. 했지만, 음악이 방해가 됐다. 전반적으로 음악이 과잉되게 흐르는 듯하다. 감동먹어야 할 때 음악이 내가 느낄 감동까지 다 뺏어가서 표현하는 것 같았다. 차라리 음악을 아예 없앴더라면 더 뭉클했을지도 모르겠다.
6.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제목에서 '왕이 된 남자'이런건 좀 뺐으면 좋겠다.
7. 결론적으로는 어쨌거나 매우 만족. 하지만 두 번 보게될 것 같지는 않다.
7.1 최근에 본 사극 영화중에(최근에 사극 영화를 별로 보지 않았지만) 두 번 보고싶은 영화라면 역시 <후궁>일까. 그러고보니 이것도 '제왕의 첩'이런거는 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