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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0.13 루퍼
2012. 10. 13. 02:51



루퍼 (2012)

Looper 
8.1
감독
라이언 존슨
출연
조셉 고든-레빗, 브루스 윌리스, 에밀리 블런트, 폴 다노, 자니 영 보쉬
정보
SF, 액션 | 미국 | 119 분 | 201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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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순전히 조셉 고든 레빗과 브루스 윌리스만 보고 예매했다. 포스터를 봤을 때는 브루스 윌리스만 알아봤는데, 출연진을 보니 조셉 고든 레빗이 있었다. 하지만 출연진을 보고도 '조셉 고든 레빗 정도면 포스터에 등장할 법도 한데 왜 안 보이지'라고 생각했다. 알고보니 포스터에서 브루스 윌리스랑 등을 맞대고 있는 남자가 분장한 조셉 고든 레빗이었다. 두 배우가 현재와 미래의 동일인물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닮아보이게 하려고 분장을 시킨 것 같은데, 그 덕분에 둘이 은근히 비슷해보인다. 솔직히 풍채나 얼굴형은 별로 안 닮은 것 같은데, 둘의 눈이 완전 똑같다. 그래서 동일 인물의 느낌이 슬쩍 난다.


영화는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지는데, 다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브루스 윌리스와 조셉 고든 레빗에게 초점이 맞춰지는 전반부는 타임머신, 내가 나를 죽여야 한다는 설정과 같은 것들이 중심이 되는데, 후반부로 가면 미래에 레인 메이커가 될 아이와 그 엄마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그러다보니 후반부에서는 브루스 윌리스의 비중이 매우 작아져버린다. 영화가 통일성이 없어서 좀 아쉽다.


후반부는 꽤 흥미로웠다. 특히 관객들에게 레인 메이커가 될 아이의 힘을 알려주지 않았고, 엄마는 아이를 자식이라고 부르는데 자식은 엄마를 사실 엄마가 아니라고 말하는 관계, 그러면서 엄마는 화가 난 아이를 두려워하는 것 같은 것들. 분위기를 조금 더 어둡게 처리했다면 사탕수수밭 가운데에 외따로이 떨어져있는 집을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가 나올 것 같았다. 


어떤 이유로(비를 피한다던지, 길을 잃었다던지 뭐 하여튼) 집에서 잠시 신세를 지게 된 남자. 남편 없이 엄마와 아들 둘이만 사는 집. 사탕수수밭 한 가운데 있는 낡은 집에서 엄마는 날마다 커다란 나무 그루터기를 향해 도끼를 휘두른다. 엄마는 이상하게 화를 내는 아이를 두려워하고, 아이를 피하기 위해 장롱 속에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커다란 금고를 숨겨두었다. 그와중에 아이는 사실 친엄마는 죽었고 저 여자는 엄마가 아니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고, 계단 밑에 숨겨져있는 비밀 탈출로를 보여준다. 두 모녀 사이의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뭐 이런거. 진짜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여하튼 앞 뒤가 다른 느낌이라 통일성이 없는 것 같다.


안 좋은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설정에 관한 설명도 어색하지 않게 삽입해두었고, 앞부분에서 결말이 이상해보이지 않게 모든 설정들을 다 언급해두었다(사실 그 설정들 때문에 이야기가 짐작이 되긴 한다). 특히 과거의 내가 변하면 미래의 나도 함께 변한다는 설정을 보여주는 장면은 조금 소름도 끼쳤다. 미래의 내가 도망치는데, 갑자기 손가락이 하나씩 사라지고 코가 함몰된다. 손목에는 문신으로 '어디어디로 오라'고 써져있고, 나중에는 손이 사라지고 다리가 사라지고. 겨우 그 장소인 창고에 도착했더니 과거의 나는 이미 수술대에 누워서 피범벅. 피범벅인 모습을 문틈새로만 잠깐 보여주는데 그 내용들이 소름끼쳤다. 타임머신이 존재하는 세상에선 이런 식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협박하는구나.


두 주연 배우의 연기는 (당연하지만)좋고. 무법도시처럼 변해버린 도시의 광경도 괜찮았고. 미래가 배경인데도 완전 미래 느낌이 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면 허름한 문인데 터치스크린으로 인터폰이 되어있다던지 해서 미래의 느낌을 내기 위해 제작비가 많이 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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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