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8. 02:11



그래비티 (2013)

Gravity 
8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2013-10-17

<스포일러 주의>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3D로 안 본게 너무나 후회된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우주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위성의 잔해가 습격해서 우주선은 파괴되고 어떻게든 지구로 돌아가는 이야기. 등장인물도 둘 밖에 없다.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 그나마 조지 클루니의 등장은 많지도 않다.


이런 이야기인데. 단순한 이야기일 뿐인데, 보다가 몇 번이나 눈물이 날 뻔 해서 혼났다. 여자친구와 같이 봤는데도. 나와서 이야기하는데도 막 울컥울컥하고. 지금은 많이 진정돼서 생각해보면 대체 왜 이렇게 감정이 움직였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그냥 지구는 너무 아름답고 우주는 너무 적막하고, 끈을 놓고 싶은데, 아무것도 날 잡아 당기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데 중력이 날 잡아 끄는 그 곳으로 돌아가야만 하고.


영화 중반인가,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산드라 블록이 결국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지만 실패하고 우연히 잡힌 지구의 전파 너머로 들려오는 자장가를 배경삼아 자살하려고 한다. 그런데, 죽은 줄만 알았던 조지 클루니가 갑자기 살아서 돌아온다. 그리고 같이 우주선에 앉아서, 이런 말을 한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다 안다고, 하지만 가기로 했으면 가는 거라고. 그냥 조지 클루니가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정말, 뭐라 말로 하기가 힘든데, 얼마냐 힘들겠냐고 하는 말이 정말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래도 가기로 했으면 가는 거라고, 그 말이 정말 쿡 박혔다.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는 뭔가 베테랑이지만 약간 방정맞은 캐릭터로 나오는데, 그렇게 밝은 캐릭터가 산드라 블록과 둘 다 죽을 위험에 처하자 정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기 자신을 놓아버린다. 그렇게 혼자 떨어저 우주 미아가 되면서도 우주 유영 최장시간 기록을 깰 수 있겠다고 말한다. 그 장면도 너무 눈물이 났고...


재난영화같지 않은 재난영화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건 글쎄...재난영화라고 해야 하나. 재난은 재난이지. 격렬한 장면도 있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그래도 이건 재난영화라기보다는 그냥 약간 뭐랄까, 나한테는 재활 드라마??랄까 ㅋㅋㅋ 그런 느낌이었다. 정말 정말로 멋진 영화다. 이렇게까지 마음이 함께 움직였던 영화는 드물었다. 정말 멋진 영화다.


+그리고, 이거 정말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하다. 설마 진짜 우주에서 찍지는 않았을테고. 블루레이를 사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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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