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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9.23 근황. 동물원.
2012. 9. 23. 00:26
여자친구와 동물원에 다녀왔다. 도시락을 싸 줬는데, 정말 맛있었다. 메뉴는 유부초밥과 치킨이었다.
날씨는 생각보다 더웠고, 기린은 생각보다 작았고, 사람은 생각보다 많았다.
뱀을 목에 감았다. 태어나서 처음 만져보는 뱀은 미끈하고 차갑고 말캉하면서 딱딱했다.
홍학의 빛깔은 정말 고왔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붉은 빛이 진한 것 부터 흰색에 가까운 것 까지 그라데이션처럼 쭉 늘어놓고 싶은 정도.
물개는 쇼맨십이 없었고 바다사자는 쇼맨십이 좋았고 해달은 중간정도였다.
사막여우는 예상했던 것 보다도 훨씬 이뻐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사슴은 눈이 너무 좋다. 코도 좋고. 목도 좋다. 뿔은 정말 멋있다.
이구아나를 보았다. 키우다 죽은 아이가 잠깐 생각 났다. 이름도 없는 아이었는데.
왜 육식동물들은 전체적으로 다 힘이 없는지. 아니, 물론 동물원에 같혀 있으니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마는.
동물원은 참 좋았다. 얼마만에 가본 동물원이었는지.
+ 오늘 동물원 갔다 오고 집에 앉아 컴퓨터를 켰는데, 아이들의 권선생님에 서울 동물원이 나왔다. 생생하군. 작가님은 언제 동물원을 갔다 온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