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3. 23:18



괴짜 이야기

저자
니시오 이신 지음
출판사
파우스트박스(faustbox) | 2013-04-0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변하지 않는 것 따윈 없다면 운명도 변화시키기로 하자.”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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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빌린 책이라 빨리 읽어야 하는데...이 책도 그렇고 지금 <귀신 이야기>도 읽어야 하는데... 그런데 찾아보다 알게 된건데, 이 두 권 사이에 <꽃 이야기>와 <미끼 이야기>도 있는데 그걸 왜 안 빌렸지.


여튼. 이야기 시리즈는 뭐 항상 똑같다. 잡담이 많다. 캐릭터도 다들 특이하지만 그것도 계속 보다보니 그냥 무덤덤해지고. 잡담 부분은 보다보면 그냥 보던 관성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재미를 결정하는 부분은 결국 이야기인데, <괴짜 이야기>는 스케일이 커서 괜찮았다. 시간이동에 타임 패러독스에 세계 멸망에 여러 가지 키워드가 등장하니까.


그래도 그냥 그정도랄까. 하치쿠지 마요이가 표지에도 등장하지만 역시나 작품 내에서의 등장 빈도는 매우 적다. 아라라기와 오시노 시노부의 투탑 소설.


그나저나, 이야기 시리즈는 시리즈가 길어지지다보니 점점 지루해지는 느낌이다. 별로인 부분은 변하지 않고, 재미를 주는 부분은 점점 익숙해지기만 하는 것 같고. 지금 <귀신 이야기>를 읽고 있는데, 이것도 재미는 있는데 딱히 막 그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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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7. 13. 23:11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2014)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7.4
감독
맷 리브스
출연
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만, 제이슨 클라크, 주디 그리어, 케리 러셀
정보
SF, 액션, 드라마, 스릴러 | 미국 | 130 분 | 2014-07-10


<스포일러 주의>







역시나 전편과 마찬가지로 블록버스터이지만 인물 사이의 갈등에 더 눈이 간다. 인간 집단에서도 유인원을 믿는 쪽과 믿지 않는 쪽으로 나뉘고, 유인원 집단에서도 인간을 믿는 쪽과 믿지 않는 쪽으로 나뉜다. 다들 나름대로의 당위성도 가지고 있고. 하지만 결국 자신이 경험한 일부만으로 전체를 파악하려 했기 때문에 비극이 일어난 것 같다.


집단도 그렇지만, 개인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비슷한 실수를 자주 범한다. 사람을 길게 보고 사귀어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이, 길게 보고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해보아야 그 사람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모르던 그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경우에는 그게 배신이 아니라 그냥 그런 사람일 뿐이었던 적도 있다. 뭐 그런 기억들이 났다.


하여튼, 영화는 믿음을 가지고 관계를 가지려 노력했지만 그것이 결국 완전한 결별로 이어지는 비극적인 이야기다. 마지막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말콤과 그를 복잡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시저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Posted by 곰고옴
2014. 7. 13. 22:56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2011)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8.5
감독
루퍼트 와이어트
출연
제임스 프랭코, 프리다 핀토, 앤디 서키스, 브라이언 콕스, 톰 펠톤
정보
SF, 액션, 드라마 | 미국 | 106 분 | 2011-08-17


극장에서 예전에 보고 1주일 전 쯤인가,  2편인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이 개봉하길래 또 보았다. 때맞춰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


주인공이 사람이 아니라 침팬지인 시저인데, 사람이 아닌 유인원을 가지고 이런 감정묘사를 해낸다는 점이 놀랍다. 미세한 표정 묘사는 오히려 사람보다 더 낫다는 느낌. 더해서, 블록버스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시저가 느끼는 감정들, 기쁨과 애정, 절망과 재기의 흐름이 대규모 전투 장면보다 더 부각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볼거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볼거리의 초점이 그런 대규모 장면이 아닌 시저의 표정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는 시저로 시작해서 시저로 끝나는 그런 영화다. 사람도 아니고, 실제 침팬지도 아니지만.

Posted by 곰고옴
2014. 6. 21. 22:13



더 레슬러 (2009)

The Wrestler 
8.4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미키 루크, 마리사 토메이, 에반 레이첼 우드, 마크 마골리스, 지오반니 로셀리
정보
액션, 드라마 | 미국, 프랑스 | 109 분 | 200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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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루크의 인생 스토리는 알지 못한다. 그의 전성기 시절을 직접 보지도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미키 루크가 정상에서 추락해 암흑같은 세월을 보내다 이 영화로 재기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어도 그랬구나, 정도에 그쳤다.


미키 루크의 전성기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미키 루크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처럼 그 시절을 모르더라도 이 영화는 감동적인 영화다.


이 영화는 몸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다. 정상에서 추락한 나이든 남자의 얼굴엔 지나간 세월의 상처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그의 일상은 보잘 것 없는, 집세도 제때 내지 못하는 그런 것일 뿐이지만 절정기였던 시절을 잊지 못해 추억거리가 되어버린 소규모 프로레슬링 경기에 꾸준히 나간다.


한때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다시 일상으로, 평범하고 건실한 삶으로 복귀하려고도 해보지만, 일상은 그에겐 상처일 뿐이다. 그는 어쩌면 필연적으로 다시 마약같은 링 안으로 들어선다.


마지막 경기에서 미키 루크는 일상에서 도망쳤다. 도망쳤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은 미키 루크의 신음과 한숨과 거친 숨소리로 채워진 곳이다. 미키 루크는 오로지 링 안에서만 신음을 흘리지도, 아픈 숨을 내뱉지도 않는다. 그런 그에게 링으로의 귀환은 도망이 아니라 어쩌면 목숨을 건 선택이었을 것이다.


미키 루크의 젊은 시절 사진을 찾아보았다. 깜짝 놀랄 정도로 미남이었다. 이 영화에서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의 얼굴이 분장이라고 말해도 믿을 것 같다. '얼굴에 새겨진 세월'이라고 말한다면 정확할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래서 미키 루크에게 랜디의 역할은 그냥 본인인 것 같았을 정도.


랜디가 습관처럼 내뱉던 신음소리가 얼마나 가슴아프던지. 그리고 마지막에 경기를 위해 링으로 걸어나가기 전에 했던 말도.


너무나 멋진 영화였다.


+플레인 아카이브에서 만든 스틸북, 책자 포함 한정판이었는데, 디자인이 참 좋다. 부가영상에서 오른쪽 끝까지 넘어가니 숨어있던 영상이 있었는데, 다음 작품은 <제로 다크 서티>인 듯. 이거 말고 <올드보이>도 낸다는데 완전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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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3. 11. 5. 21:36



저녁매미 일기

저자
하무로 린 지음
출판사
비채 | 2013-03-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처절한 각오로 삶의 신념을 지키는 무사의 이야기!제146회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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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슈코쿠는 과거 죄를 짓고 10년 뒤 할복을 명 받았으며 그동안 전부터 작성하고 있던 가보를 작성해야 한다. 슈코쿠의 할복이 3년 남은 시점에서, 쇼자부로는 실수로 인해 큰 벌을 받게 되었으나 슈코쿠를 도와 가보 작성을 도우며 그의 근황을 파악하고 혹시나 도망가려 하면 막으라는 명을 받고 슈코쿠의 집에서 그와 그의 가족들과 함께 머무르게 된다. 쇼자부로가 본 슈코쿠는 죄를 짓거나 하지 않을 것 같은 충직하고 청렴결백한 무사였다. 쇼자부로는 슈코쿠의 가보 편찬을 도우면서 과거 슈코쿠의 죄를 벗기려 노력한다.


죽을 날, 그것도 자결해야 할 날이 3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며 살아서의 신념을 꿋꿋하게 지켜나가는 슈코쿠의 모습이 인상깊다. 당시 무사에게 요구되는 도덕과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여겨지는 도덕이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리지 않고 그 신념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하다. 마지막에 자신의 목숨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만을 기준으로 삼고, 그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되는 모습은 감동을 준다. 그러한 모습은 쇼자부로 뿐만아니라 독자들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간결한 문장은 그런 슈코쿠의 모습을 더 잘 나타내는 것 같다. 


시대극인데다 일본 소설이라 성급하게 읽다가는 인명이 헷갈린다. 특히 과거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는데, 그와 연관된 인물들의 이름들이 계속 나오는데다 그 이름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앞면에 인물관계도라도 첨부되어있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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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3. 11. 4. 00:27



디자인의 디자인

저자
하라 켄야 지음
출판사
안그라픽스 | 2007-02-27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폭넓은 영역에서 활약해 온 디자이너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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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고 처음 잡은 책. 얇고 작은데다 사진도 많은 책인데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책을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가, 아니면 시험 끝나고 지친 와중에 소설책을 집지 않아서 그런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


나처럼 예술 쪽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 디자인은 아마 '이쁘게, 세련되게 만드는 것' 정도의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적어도 나에게 있어 디자인이란 그런 의미였다. 아니, 사실은 디자인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냥 뭔가 세련되고 이쁘게 생겼으면 '디자인 이쁘다' 정도? <디자인의 디자인>은 디자인이라는 행위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다시 디자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 해보면, 디자인이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환경 사이의 대화의 결과물'이라고 어설프게나마 정의내리게 된다.


1장에서 간략하게 디자인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 후, 2장에서 하라 켄야가 진행했던 리디자인 전시회의 전시품 몇 개를 보여준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작품을 봤을 때 '와 특이하다' 혹은 '와 이쁘다' 정도가 아니라 작가가 이 작품을 만들 때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3장과 4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냥 이쁘다 정도가 아니라 작가의 의도가 뭔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 문제의식을 얼마나 미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느냐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후에도 다양한 문제의식과 거기에서 출발한 다양한 작품들, 프로젝트들이 소개된다.


글을 읽을 때 작가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가가 그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았다. 전시회에서, 혹은 단순히 쇼핑할 때 그냥 이쁘다 정도에서 끝났던 것이 이젠 새롭게,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게 될 것 같다. 특히 생활용품 디자인들의 경우에는 더욱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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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3. 10. 28. 02:11



그래비티 (2013)

Gravity 
8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2013-10-17

<스포일러 주의>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3D로 안 본게 너무나 후회된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우주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위성의 잔해가 습격해서 우주선은 파괴되고 어떻게든 지구로 돌아가는 이야기. 등장인물도 둘 밖에 없다.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 그나마 조지 클루니의 등장은 많지도 않다.


이런 이야기인데. 단순한 이야기일 뿐인데, 보다가 몇 번이나 눈물이 날 뻔 해서 혼났다. 여자친구와 같이 봤는데도. 나와서 이야기하는데도 막 울컥울컥하고. 지금은 많이 진정돼서 생각해보면 대체 왜 이렇게 감정이 움직였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그냥 지구는 너무 아름답고 우주는 너무 적막하고, 끈을 놓고 싶은데, 아무것도 날 잡아 당기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데 중력이 날 잡아 끄는 그 곳으로 돌아가야만 하고.


영화 중반인가,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산드라 블록이 결국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지만 실패하고 우연히 잡힌 지구의 전파 너머로 들려오는 자장가를 배경삼아 자살하려고 한다. 그런데, 죽은 줄만 알았던 조지 클루니가 갑자기 살아서 돌아온다. 그리고 같이 우주선에 앉아서, 이런 말을 한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다 안다고, 하지만 가기로 했으면 가는 거라고. 그냥 조지 클루니가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정말, 뭐라 말로 하기가 힘든데, 얼마냐 힘들겠냐고 하는 말이 정말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래도 가기로 했으면 가는 거라고, 그 말이 정말 쿡 박혔다.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는 뭔가 베테랑이지만 약간 방정맞은 캐릭터로 나오는데, 그렇게 밝은 캐릭터가 산드라 블록과 둘 다 죽을 위험에 처하자 정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기 자신을 놓아버린다. 그렇게 혼자 떨어저 우주 미아가 되면서도 우주 유영 최장시간 기록을 깰 수 있겠다고 말한다. 그 장면도 너무 눈물이 났고...


재난영화같지 않은 재난영화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건 글쎄...재난영화라고 해야 하나. 재난은 재난이지. 격렬한 장면도 있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그래도 이건 재난영화라기보다는 그냥 약간 뭐랄까, 나한테는 재활 드라마??랄까 ㅋㅋㅋ 그런 느낌이었다. 정말 정말로 멋진 영화다. 이렇게까지 마음이 함께 움직였던 영화는 드물었다. 정말 멋진 영화다.


+그리고, 이거 정말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하다. 설마 진짜 우주에서 찍지는 않았을테고. 블루레이를 사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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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3. 9. 19. 22:26



어스시의 마법사

저자
어슐러 르 귄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6-07-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 스튜디오 지브리 2006 신작 애니메이션 「게드 전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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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예전에 한창 판타지 많이 빌려보고 그럴 때 '3대 판타지 소설'하면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꼭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게 <어스시 시리즈>였다. <반지의 제왕>은 초등학교 6학년땐가 이동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고, <나니아 연대기>는 기독교적 세계관이라는 평이 있길래 괜히 반감이 생겨 보지 않았다. <어스시 시리즈>는 기회가 닿지 않아 계속 못 보고 있었는데, 중고서점에서 1권을 구하게 되었다.


<어스시의 마법사>는 주인공인 마법사 게드가 자신의 자만으로 인한 과오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강력한 마법적 재능을 지닌 게드는 마법학교에서 자신의 자존심과 경쟁심을 못 이기고 금지된 소환마법을 사용해 어둠의 그림자를 소환해버리고 만다. 그 그림자가 자신의 몸을 빼앗고 강력한 힘을 얻으려고 해 게드는 마법학교를 졸업한 후 그림자를 없애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사실 대여점에서 우리나라 판타지를 많이 읽은 나에게 이 책은 뭐랄까, 할머니가 해주는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조미료를 뺀 음식을 먹는 느낌이랄까. 러브라인도 없고 강력한 경쟁자도, 긴장감있는 전투장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역시 막 빠져서 읽고 그러진 못했다. '3대 판타지 소설'이라길래 기대했지만 기대만큼의 재미를 못 느낀 것은 내가 아직 문학적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인가...뭐 하여튼.


기대보단 실망이었지만 그래도 다음 권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 권을 읽을 지는 잘 모르겠다. 긴박한 이야기가 취향인지라. 감질나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정도라 고민중이다.

Posted by 곰고옴
2013. 9. 10. 00:25



안녕 인공존재

저자
배명훈 지음
출판사
북하우스 | 2010-06-0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우주에서 온 무한대의 상상력, 배명훈의 첫 소설집제1회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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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배명훈 작가의 책은 <타워>밖에 안 읽어봤는데, 거대한 빌딩(?)으로 된 국가의 이야기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래서 <백만 광년의 고독>에 배명훈의 단편이 실려있다고 하여 구매하여 읽어봤는데 재미있는 아이디어였지만 이야기가 재미있지는 않았다. 지금 책장을 살펴보니 <신의 궤도>, <은닉>, <총통 각하>에 이르기까지 배명훈 혼자 쓴 책은 다 있다. 고 생각했는데 고새 <청혼>이라는 책을 또 냈구나. 


뭐 하여튼. 이 책엔 총 8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순서대로 두서없는 짤막한 감상을.


<크레인 크레인> 뜬금없다는 생각도 드는데, 불륜은 역시 파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님께서 개입해서야 해결이 날 정도고, 그래도 그들은 궁핍한 삶을 이어간다. 그래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끼리 살았으니 행복하려나.


<누군가를 만났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앞 뒤 떼어내고 가운데 이야기만 있으면 공룡이 살았던 시대에 지구 밖에서 지구를 탐사하러 왔던 존재가 있었다는 이야기였을텐데 앞에서 상대에게 하는 말이 헷갈린다.


<안녕, 인공존재!> 철학적인 개념이 나와서 신기했던 단편. 데카르트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유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는 건데, 주인공은 죽은 신우정의 유작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러다가 신우정의 빈 자리가 역설적으로 그녀가 존재했다는 증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인공존재가 소멸하면서 그 존재를 보이는 것처럼. 요는 그거다. 있을때 잘 하자. 


<매뉴얼> 뒤에 서평을 보면 이 단편 중간에 핸드폰 매뉴얼의 비밀(?)이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없었다면 더 괜찮았을 거라고 하는데, 동의한다. 그 장면을 뺐다면 더 아리송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다. 아니면 아예 핸드폰 매뉴얼의 비밀을 찾는 연구팀의 이야기와 아이의 이야기가 비슷한 비중으로 교차적으로 다뤄졌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


<얼굴이 커졌다> '프로'들은 얼굴이 크다. 하지만 프로 자리에서 내려온 주인공의 얼굴은 다시 작아진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행복을 찾는다. 프로의 압박에서 벗어났기 때문일까. 근데 왜 하필 얼굴일까? 남들에게 보이는 부분이라서? 얼굴이 커진다는건 뭐랄까, 프로로써 자신감과 허세같은걸까.


<엄마의 설명력> 이런 이야기 좋아한다. 터무니 없어보이는데 듣다보면 왠지 그럴 것도 같은 이야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거대한 음모론처럼 거창하지도 않고. 


<변신합체 리바이어던> 역사책 같은 것을 읽다 보면 뭔가 하나에 매몰되어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움직이는 것의 무서움이 많이 나온다.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잃고 움직이던 방향으로 그저 계속 가속해나갈 뿐일 때의 공포는 대단하다. 합체로봇 리바이어던은 로봇이 많이 합체할 수록 그 힘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가 되어버린다. 그 힘을 제어하는 것은 합체 로봇 조종사의 일부만이고 결국 그 힘을 제어하지 못한 채 자신들을 도우러 온 아군 외계생명체를 피떡으로 만들어버린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힘이 모여 큰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 그들을 비판하는 정화작용의 중요성은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정치 관련된 화두에서도 그렇고 아이돌 팬덤이나 핸드폰 팬덤(?)에서도 내부적인 정화작용이 이뤄지지 않아 욕 먹는 경우를 자주 봤다.


<마리오의 침대> 동화같은 이야기. 개인적으로 우주에 만든 그 침대는 진짜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굴러도 침대 위라니 이런 꿈 같은 침대가!!


단편집은 항상 좋은 단편과 별로인 단편이 섞여있는데, 좋은 단편만 뽑아다 놔두고 별로인 단편은 팔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맘에 드는 단편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맘에 드는지에 따라 다시 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안녕, 인공존재!>는 일단은 보류.

Posted by 곰고옴
2013. 9. 7. 23:34



6시간후 너는 죽는다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9-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에도가와 란포 상 초유의 히트작 『13계단』의 작가, 다카노 가...
가격비교

<스포일러 주의>







그다지 쓸 말이 없을 정도로 그냥저냥...이었던 책. <13계단>과는 달랐다. 지루했던건 아닌데, 딱히 기억에 남질 않는다. 그냥 한 번 슥 보고 말 책. 첫 수록 단편인 <6시간 후 너는 죽는다>같은 경우엔 읽다 보면 바로 범인을 눈치채게 되기 때문에 아쉽다. <시간의 마법사>는 좀 더 길게 해서 타임 패러독스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펼쳐지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날>은 반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역시 단편이라 주인공의 마음의 변화 같은 과정이 너무 비중 없게 다뤄진다는 게 아쉽다. <돌하우스 댄서>역시 그렇게 원하던 꿈을 포기하는 과정이 짧다. <3시간 후 나는 죽는다>는 이중에 그나마 가장 긴장감있었던 이야기였다. <미래의 일기장>은 뭐 에필로그라 딱히 할 말은 없다.

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