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전에도 썼지만, 내일로를 가야지 하고 마음먹은지는 꽤 오래 됐지만, 이전에는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생각만큼 나질 않아 가지 못했다. 올해 여름이 마지막 기회이기에 꼭 가야 했다.
2. 계획을 세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예전에 일본에 혼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는 거의 교토 위주로만 돌아다녀서 코스 짜기도 쉬웠고 여행책을 사서 참고하며 금방금방 짰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7일간의 여행이고 여러 군데를 들르기 때문에 일정 짜기가 어려웠다. 무엇보다 일본에 다녀올 때는 먹을 것을 포기하고 갔기 때문에 구경할 것만 고려하면 됐지만, 이번에는 먹을 것도 맛있게 먹고 싶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던 것 같다.
3. 의욕이 없는데다 어떤 도시가 뭘로 유명한지 몰랐던 것도 계획 짜는데 큰 어려움이었다. 전국 기차 노선도를 펼쳤다. 우선 항상 가고싶었던 경주를 넣고 만날 사람이 있어 꼭 들러야 하는 대구를 넣었다. 경주 근처에 있던 안동도 넣었고, 왠지 안 들르면 섭섭할 것 같은 부산까지 넣었다. 내일로 하는 사람들이 꼭 들른다는 순천도 넣고 먹거리가 많다는 전주까지 넣으니 일정이 대충 채워졌다. 하지만 세부 일정을 짜면서 보니 안동은 생각보다 넓어 하루동안 만족스럽게 보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아예 빼버리고 경주를 더 오래 구경하기로 했다.
4. 그렇게 짜여진 일정이 경주(2박)-대구(1박)-부산(1박)-순천(1박)-전주(1박)으로 이어지는 6박 7일 일정이다. 세세한 일정은 앞으로 쓸 각 도시별 후기로.
5. 내가 가는 날짜가 내일로와 휴가가 겹친 극성수기라 하길래 숙소는 미리 예약했다. 떠나기 며칠 전에 예약을 했는데도 자리가 없는 숙소도 있었다. 좀 더 안정적인 여행을 원한다면 숙소는 미리 예약해두는 것이 편하지만, 다녀와서 보니 여행이라는게 꼭 생각대로만 되지 않는지라 숙소를 하나도 안 잡고 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극성수기라도 찜질방과 모텔도 있고, 성수기가 아니라면 게스트하우스도 여유가 있을 것 같다.
6. 준비물. 모자라는 것은 남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했다.
속옷 6벌, 잠옷 1벌-빨래를 할 시간이 있을지 몰라 여유있게 챙겼다. 결과적으로 7일동안 빨래를 한 번 밖에 하지 못했고, 속옷을 6벌이나 챙긴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
반바지 3벌, 티 4벌, 가디건 1벌(+긴바지 1벌)-역시 빨래를 할 시간이 있을지 몰라서. 여름이라 땀도 많이 흘릴 것을 예상해 많이 챙겼다. 이것도 결과적으로 잘 한 결정. 하지만 비가 많이 와서 날씨가 생각보다 추운 날이 많았다. 그래서 대구에서 긴 바지도 하나 샀다.
칫솔, 치약, 비누, 폼클렌징(+여행용 샴푸, 린스)-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세면도구를 주는 곳도 있고 주지 않는 곳도 있다. 어쨌건 공용이기 때문에 찜찜하다면 개인용 세면도구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샴푸와 린스는 쓰던 것이 좋은 것 같아 편의점에서 집에서 쓰던 것 여행용을 하나 샀다.
수간 3장-게스트하우스에서는 대부분 1박에 수건 1장을 준다. 하지만 혹시 몰라 3장을 챙겨갔는데, 결과적으로 쓸 일은 없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여유분을 챙겨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스킨, 로션-대부분 게스트하우스에서 여기까지 챙겨주지는 않는 것 같다. 챙겨주더라도 역시나 쓰던 것이 좋긴 하다.
옷걸이 3개-빨래를 하면 말려야 해서 옷걸이가 필요하다. 게스트하우스에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출발 전에 준비하면서 찾아본 글에서는 빨래를 못 말릴 경우 기차타고 이동하면서 배낭에 걸어두면 좋다고 하여 3개를 챙겼는데, 요긴하게 썼다.
슬리퍼-운동화가 편하지만,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 슬리퍼나 쪼리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나는 여행하는 동안 비를 너무 많이 맞아 오히려 쪼리를 훨씬 더 많이 신었다. 운동화가 다 젖어버리는 경우 다음날 일정이 매우 난감하다.
비닐봉지-빨지 못한 옷들을 넣고 다니는 용도. 더러워지거나 냄새나는 옷들은 격리해두어야 한다.
우산-역시 비 올 때를 대비. 일기예보에 비가 안 온다고 되어있더라도 혹시 모르니 챙기도록 하자.
작은 가방-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인 전과 체크아웃 후에도 짐을 맡져주기 때문에, 짐을 맡겨둔 후 작은 가방에 지갑 등을 넣어 들고다니는 것이 관광할 때 편리하다.
수첩, 책-수첩은 간단한 일기를 쓸 때 좋다. 핸드폰에 적어도 되지만 배터리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나는 수첩을 주로 사용했다. 책은 기차 이동 시간이 길 때 시간 때우기로 읽으려고 가져왔는데, 생각보다 읽지 않았다. 이동시간이 길거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두 권 챙겨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깔개-카페칸 바닥에 앉아서 이동해야 할 경우에 유용하다. 하나 챙겨갔는데, 돌아오는 길에 오랫동안 바닥에 앉아있어야 해서 유용했다.
(+담요)-담요 안 챙겨가서 혼났다. 이 더위에 무슨 담요냐, 할 지 모르지만, 기차 에어컨이 은근히 세다. 청량리에서 경주 가는 시간동안 얼어 죽을 뻔 했다.
(+비상약)-나는 아픈 일이 없어서 약을 안 먹었지만, 비상약은 혹시 모르니 챙기도록 하자.
7. 기타 팁.
7-1. 숙소 예약을 하는 경우 체크인 전과 체크아웃 후에 짐을 맡아주는지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보통 체크인이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고 체크아웃이 오전 11시까지이다. 나는 일정 대부분이 오후 3시 전에 도착하는지라 체크인을 먼저 할 수가 없었다. 짐을 맡아주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무거운 짐을 다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 짐을 맡아두는 곳으로 숙소를 정하자. 체크아웃 후에도 바로 다음 도시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상관 없지만, 체크아웃 후에 더 돌아다니다가 오후에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짐을 들고다니면 힘들기 때문에 체크아웃 후에도 짐을 맡아두는 곳이 편하다.
7-2. 혹은, 짐은 역에서 맡아주기도 하고 역 사물함이나 근처 대형마트의 사물함도 이용할 수 있다. 이동경로를 잘 생각해서 편한 곳에 맡기면 된다.
7-3. 온자 여행을 떠나는 경우 밥 먹기가 걱정인 경우가 많다. 2인 이상만 주문 가능한 메뉴도 많기 때문인데, 네이버 카페 바이트레인을 이용하면 동행을 구하기 쉽다. 당장만나 게시판을 이용해서 전날이나 당일 글을 올리면 일정이 겹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밥만 먹고 헤어져도 좋고, 마음이 맞으면 동행하는 경우도 있다. 밤에는 술 마실 사람 구해도 잘 구해진다. 물론 인기 없는 도시의 경우에는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내가 갔던 도시는 전부 다 인기 있는 도시라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바이트레인 카페 말고도 역이나 관광지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사람에게 말 걸어서 같이 다니거나 해도 좋고,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룸메이트들과 이야기해봐서 같이 돌아다녀도 좋다. 내 경우에는 보통 12시에서 1시 사이에 도착해 짐을 맡기고 돌아다니다가 저녁시간 이후에 들어와서 룸메이트들을 미리 만나 동행하거나 할 수 있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7-4. 빨래는 보통 숙소마다 세탁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날마다 하는 것보다 날 잡아서 한번에 해버리는 것이 좋다. 세탁기 돌아가는 시간동안 기다려야 하고, 또 그걸 말려야 하기 때문이다. 체크인 시간대에 도착하면 체크인을 하고 빨래를 먼저 돌려서 널어놓고 나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관광하는 동안 빨래가 다 마르고 다음날 뽀송뽀송한 옷을 입을 수 있을테니까.
7-5. 게스트하우스는 큰 규모인 곳도 있고 작은 규모인 곳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작은 규모인 경우에 막걸리파티 같은 것도 해서 사람과 친해지기 좋다고 하는데, 케바케다. 나는 큰 규모인 곳에서도 방 사람들과 술을 마셨고, 오히려 작은 규모의 숙소에서는 다함께 술을 마셨지만 약간 별로였다. 내 생각에는 숙소의 규모보다는 함께 묵는 사람들의 성향이 더 중요하다. 재미있고 술 잘 마시고 잘 노는 사람들이 있다면 규모와 상관 없이 재미있게 놀 수 있다.
7-6. 계획은 빡빡하게 세우지 않는 편이 좋다. 어떤 일이 일어나 일정이 틀어질지도 모르고, 내 몸이 버텨줄지도 알 수 없다. 생각보다 관광지가 별로라 금방 나올 수도 있고, 기대 이상으로 멋진 곳이라 더 있고 싶을 수도 있다. 관광 일정은 관광지의 위치와 가는 법, 관람 시간 정도만 알아두면 된다. 그 도시의 볼만한 곳들을 리스트로 뽑아놓고, 위치와 끌리는 정도를 살펴보고 보고싶은 대로 보면 된다. 여행은 여유를 찾으러 가는 것이지, 의무적으로 관광지를 순회하려고 가는 것은 아니니까.
7-7. 내일로 티켓은 발권 역마다 혜택이 다르다. 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돌아보는 경우 혜택을 많이 받을 수도 있는데, 나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서 그냥 혜택 따지지 않고 청량리에서 발권했다. 사실은 혜택 따져보기 귀찮았던 것도 있고...
7-8. 기차 좌석은 확인하고 타는 것이 좋다. 코레일톡 어플로 내가 탈 기차의 좌석 판매 현황을 알 수 있는데, 입석 발매중이거나 그러면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카페칸 위치를 알아두었다가 타기 전에 카페간 타는 곳 맨 앞에 서있으면 카페칸의 자리 차지하기가 쉽다.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빈 좌석에 앉아도 되는데, 예매한 사람이 오면 비켜주어야 한다.
8. 일단 이정도면 되려나... 준비물과 팁에서는 빠진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빠진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 추가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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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나를 반겼으나...
2. 피곤하고 비 때문에 취소된 일정도 너무 많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내일로였다.
3. 혼자 떠날 때, 귀찮고 걱정도 많이 됐지만 막상 가보니 괜찮더라. 일단 부딫혀 보는 것도 좋다.
4. 하지만 후기는 나중에 나중에... 내일도 약속있고 모레는 제천가고 하다 보면 아마 다음주 쯤 쓰게 되려나.
5. 일단은 잡시다. 굳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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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월 생일이라 이번 내일로가 내 처음이자 마지막 내일로가 될 것 같다. 전부터 내일로 가고싶은 생각은 늘 있었는데, 행동으로 옮기질 못했다. 귀찮기도 하고, 돈도 없고, 뭐 기타 등등. 이번에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귀찮음을 이겨내고 행동으로 옮겼다.
2. 외국은 나라 이름을 대면 딱 생각나는 이미지나 관광지가 있어서 계획 짜기가 편한데, 우리나라는 잘 알지 못해서 계획 짜기가 어려웠다. 어렵다기보다는 의욕이 안 생겼다. 가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어딜 가서 뭘 볼지 느낌이 안 왔다. 그래도 가겠다고 여기저기 말을 많이 해놔서 무를 수도 없고. 꾸역꾸역 계획을 세웠던 것 같다.
3. 일정은 8월 7일부터 13일까지 6박7일 일정. 들르는 곳은 경주-대구-부산-순천-전주.
7일과 8일은 경주에 머무른다. 경주는 늘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고, 볼 것도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7일에는 안동을 가고 8일에만 경주에 머무를까도 생각했는데, 안동에도 볼 것이 많아 너무 무리하게 될 것 같았다. 아쉽지만 안동은 다음 기회에 날을 잡아서 가는 것으로. 7일에는 무열왕릉과 서악리 고분군, 포석정지를 보고 월성지구의 야경을 볼 예정이다. 8일에는 대릉원-분황사-황룡사지-불국사, 석굴암-경주타워 야경으로 마무리.
9일에는 대구로 이동한다. 대구의 근대골목 투어 코스가 매력적인 것 같다. 낮에는 이 코스를 돌아보고, 시간이 남으면 숙소에서 좀 쉬다가 저녁에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자원봉사로 알게된 동생 둘을 만난다. 비가 올 것 같은데 걱정이다. 사실은 동생들과 시간이 되면 낮에 같이 돌아다녔으면 했는데, 비도 오고 날도 더운데 대구 살아서 심심하면 가봤을 근대골목을 또 나와 돌아다녀주길 바라는 것은 민폐일 것 같아서 포기.
10일에는 부산으로. 감천 문화마을-국제시장-자갈치시장-태종대-광안대교 야경으로 마무리 할 예정이다. 사실 부산락페 마지막날이라 부산락페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태풍으로 락페 자체가 연기됐다. 아쉬워...진짜 아쉽다.
11일에는 순천이다. 순천만 정원과 생태공원, 갈대숲과 일몰을 보고 숙소에서 운영하는 야간투어를 돌아볼 생각이다. 11일 일정부터는 사실 꼼꼼하게 짜두지 않았다.
12일과 13일에는 전주. 전주 한옥마을과 벽화마을, 청년몰 정도 생각하고 있고, 마지막날에 서울 올라가기 전에는 전주 국제 영화제 관련된 곳을 좀 구경해볼까도 생각하고 있다.
9. 어쩌다보니 남부지방 투어처럼 되어버렸다. 시골 내려가는 것 말고는 거의 수도권을 벗어나본 적이 없다. 거의 서울-부천-인천쪽만 왔다리갔다리. 사실 인천도 거의 안 간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귀찮음을 무릅쓰고 계획을 짜려던 것이 이제는 기대감도 슬슬 생기고 있다.
10. 이미 숙소는 예약을 다 끝내놓았다. 전부 게스트하우스인데, 게스트하우스는 처음이라 어떨지 모르겠다. 건물 하나를 다 쓰는 커다란 게스트하우스도 있고, 가정집 느낌이 나는 게스트하우스도 있다. 분위기가 어떨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1. 혼자 가는데, 사실 구경은 별 걱정이 안 되는데 밥 먹는게 걱정이다. 혼자 먹기 뻘쭘한 것도 있고, 2인분 이상만 시킬 수 있는 요리는 놓칠 수밖에 없잖아... 사실 맛집 찾고 이런 것을 즐겨하질 않아서 일본 여행 갔을 때도 먹을 것을 거의 사먹지 않았다. 그래도 이번에는 국내 여행인데 맛있는 것도 좀 먹고 그러고 싶은데. 동행이 있다면 좋겠지만 없고. 일단 내일로 카페에 부분동행을 구하는 글을 올려놓았는데, 여기서 동행을 구할 수 있다면 좋겠다.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동행을 구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문제는 내가 체크인 전에 짐을 맡겨놓고 나가서 밤에 들어와 잠을 자고 다음날 일찍 출발할 예정이라는거. 동행을 구하기는 커녕 사람들을 볼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2박을 머무르는 경주나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에도 구경하는 전주라면 좀 희망을 가져볼 수도...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전주에서는 동행 구해서 맛있는 것좀 먹고 그랬으면 좋겠다.
12. 태풍이 올라온다. 태풍과 함께하는 내일로가 될 것 같다... 망ㅋ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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