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 해당되는 글 73건
- 2014.12.12 자본주의(EBS)
- 2014.11.28 K N의 비극(다카노 가즈아키)
- 2014.11.24 좌우파 사전
- 2014.11.09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허지웅)
- 2014.11.08 도쿄섬(기리노 나쓰오)
- 2014.11.06 십이국기 1부 도착.
- 2014.11.06 제노사이드(다카노 가즈아키)
- 2014.11.03 그레이브 디거(다카노 가즈아키)
- 2014.10.28 빛의 제국(온다 리쿠)
- 2014.07.16 귀신 이야기(니시오 이신)
자본주의
- 저자
-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출판사
- 가나출판사 | 2013-09-27 출간
- 카테고리
- 경제/경영
- 책소개
- 세계 32명의 석학들이 밝히는 금융·소비·돈에 관한 33가지 비...
이 책은 EBS에서 만들어졌던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기초로 쓰여진 책이다. 책 표지에 쓰여있는 것처럼, '빚 지는 사람이 있어야 돌아가는' 자본주의의 구조를 밝히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책에 의하면, 자본주의라는 구조 내에는 이자가 존재할 수 없다. 이자는 상품 판매의 대가로 생기는 것이 아닌 돈을 빌려줌으로써 생기는 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전 지구상의 모든 화폐를 빌렸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그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현재 발행 된 전 세계의 돈을 다 빌렸기 때문에, 이자로 내야 하는 돈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자를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은 내가 이자를 내기 위한 화폐를 추가로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자를 위해 화폐는 계속 발행되고 인플레이션은 지속된다. 하지만 이 화폐 발행은 이자를 위한 것, 즉 인플레이션은 빚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신용에 근거한 대출은 지속되고, 결국 거품은 꺼지고 불황이 찾아온다. 불황의 시기에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낮은 신용에 기초해 대출을 받은 저소득층이다. 그들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가장 먼저 파산한다.
이처럼 자본주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모델이 없다. 과거 존재했던 다양한 경제 모델은 전부 다 실패했고, 구조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자본주의만이 아직 존재한다. 자본주의는 부를 생산하는데 최적화된 모델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본주의를 무작정 폐기할 수는 없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다. 아담 스미스로부터 자본주의가 시작됐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는 구조적인 문제로 결국 무너질 것이라 예상했다. 케인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정부의 개입으로 해결하고자 했고, 하이에크는 거대해진 정부를 축소시키는 방법으로 자본주의를 수정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복지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자본주의의 문제점으로 인한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가장 먼저 돌아오고 가장 큰 피해를 준다.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집필했던 이유는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마르크스도, 케인즈도, 하이에크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경제 이론은 인류가 함께 잘 사는 것에 기초하고 있었다. <자본주의>는 복지를 나눠주기가 아닌 공동구매로 정의한다. 개인이 구매하는 안전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공동으로 구매하는 사회 안전망을 복지라고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안전망은 사람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저소득층이 자본주의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면 그들의 소비가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고소득자보다 저소득자의 소득이 증가해야 그 증가분이 소비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또한 사회 안전망이 확실히 정착된 국가에서는 도전의 실패를 사회가 감당하기 때문에 창의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책에서 제시한 대한은 직관적으로 생각하기에도 타당한 방법이다. 실제로 월 천만원을 버는 사람에게 월 백만원을 더 쥐어준다고 해도 그 백만원을 무엇을 사는 데 사용되기보다는 저축에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반대로 월 백만원을 버는 사람이 백만원을 더 받는다면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에 맞추기 위한 소비가 더 많이 이루어질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 힘들다고 말한다. 부모님들은 항상 살기 힘들다고 말하고,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우리들도 행복하지 않다.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면 보완책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보완책은 얼마만큼 실현이 가능할 것인지 문외한인 내가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문외한인 내가 보기엔 좋은 방법이고 꼭 필요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다섯 챕터로 이루어져있다. 첫 번째 챕터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는 챕터이고, 네 번째 챕터는 자본주의와 관련된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간략하게 다루며 마지막 다섯 번째 챕터에서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두 번째 챕터는 금융상품이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채 판매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세 번째 챕터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소비에 사용하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들에 대해 설명한다. 내용의 통일성을 생각했을 때, 두 번째 챕터와 세 번째 챕터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이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책이라면, 두 번째 챕터와 세 번째 챕터는 너무 지엽적인 부분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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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의도했던 건 아닌데, 이 책으로 국내에 다카노 가즈아키의 이름만으로 나온 단행본은 한 권 빼고 다 읽었다. <유령 인명 구조대>라는 책도 있던데, 그 책만 보면 땡.
슈헤이는 작가이고 아내 가나미는 출판사 직원이다. 슈헤이는 자신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큰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가나미가 임신하게 된다. 금전적 사정으로 낙태를 권하지만 그때부터 가나미는 다른 영혼이 씌인 듯한 행동을 하게 된다. 슈헤이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인 이소가이에게 연락하지만 가나미의 행동은 점점 더 이해할 수 없어진다.
남자 입장에서 이 책은 여자보다 더 불편할 수 있다. 계획과 어긋난 임신은 남녀 모두의 부주의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임신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아기는 여성의 몸에 생기기 때문에 남성의 입장에서는 낙태라는 선택지가 의외로 쉽게 선택 가능한 방안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도 남자라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여성들은 임신하면 모성이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말하기도 하고, 수술 자체가 여성의 몸에 좋지 않기도 하고.
어찌보면 K N의 비극은 남자가 무책임하게 낙태라는 선택지를 선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에 슈헤이가 말하는 것처럼 피임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은 남녀 사이뿐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게 될 아기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른다.
<13계단>,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그레이브 디거>, <제노사이드>에 이어 <K N의 비극>까지 쭉 살펴보면,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은 어찌되었건 일단 해피엔딩이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사회적 메시지가 약했던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역시 결국은 해피엔딩이었다. 무거운 메시지를 던져 독자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으니 결말이라도 행복하게 만들어 조금이라고 기분 전환을 하라는 작가의 배려인걸까. 무책임한 해피엔딩은 끝맛을 안 좋게 하지만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들은 나름 합당한 수준의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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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관해서는 남들정도의 관심밖에 없는(=아주 뜨거운 화제가 아니면 알지 못하는) 나에게 좌파와 우파라는 구분은 항상 의문의 대상이었다. 좌우 구분의 본질적인 필요성부터 구체적인 각각의 주제에 관한 좌우의 주장과 근거에 이르기까지. 좌파와 우파는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는 용어이지만 그 역사에서부터 시작하여 엄밀한 정의에 대해 알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생각보단 많지 않은 것 같다(특히 나같은 사람들은 더욱더). 물론 엄밀히 정의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모르겠지만.
<좌우파 사전>은 좌파와 우파 사이에서 논쟁이 되었던 주제들을 광범위한 분야에서 끌고와 다룬다. 민주공화국-주권의 공존과 충돌-시장과 대안-공공성과 효율성-인권과 사회-지식과 권력 이라는 큰 주제들 속에서 세부적인 주제를 다시 나눠 논한다.
구성이 참 좋다고 느꼈다. 각 장 별로 주제에 대한 소개-우리나라의 현실-우파의 의견-좌파의 의견-정리-사전적 의미 순으로 장이 진행되는데, 각각의 주제에 대해 이해하고 정리하기 참 좋았다. 거기에 정리 부분에서는 각 주제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 추천되어있어서 각 주제를 좀 더 심도있게 파고들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가이드 역할도 해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 제목이 '좌우파' 사전이면서 전체적인 내용이 좌파에 치우쳤다는 점이다. 챕터에 따라 좌우파의 의견이 비교적 고루 반영되있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지만 좌파의 의견이 더 강조된 챕터가 더 많다. 우선 주제별 소개와 우리나라의 현실, 정리, 사전적 의미와 같은 중립적이어야 할 부분들에서도 좌파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고, 좌우파의 의견에서도 우파의 의견은 피상적으로만 다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순서에서도 우파의 의견이 먼저 나오고 좌파의 의견이 나오다보니 좌파가 우파의 의견을 반박하는 모양새였지만 우파는 그러한 좌파의 의견에 다시 반박하기 힘든 구조였다.
전체적으로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좌파의 의견에 비해 우파의 의견이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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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개포동에 사는 김갑수씨는 난잡한 연애를 한다. 허지웅은 그 이야기를 듣고 책으로 냈다. 는 소설책. 자전적인 이야기일까. 그건 모르겠다.
김갑수씨의 연애는 난잡하다. 여러 명과 사귀기도 하고 유부녀를 만나기도 한다. 헤어진 여자를 또 만나고 또 헤어진다. 여러 장소에서 여러 여자와 관계를 갖는다.
김갑수씨의 연애는 실패한다. 결혼은 현실이라고들 한다. 연애도 현실이다. 상대와 내가 맞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연애를 하면서 때때로 생각하게 된다. 싸우고 나면, 우리의 어떤 부분이 문제였을까 생각해보곤 한다. 어떤 이유로 싸우건 표면적인 이유들을 다 들어내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대체로 비슷한 것 같다. 그런 것을 느낄 때마다, 나와 여자친구는 어쨌거나 '다른'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김갑수씨는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나 괴로웠고 결국 헤어졌다. 김갑수씨와 헤어진 그 사람은 똑같아서는 안 되는 부분이 똑같았던 그런 경우였던 것 같다. 사람이 똑같아야 하는 부분도 있고 아예 정 반대여야 하는 부분도 있고. 사람이 요철이라면 그 요철이 전부 꼭 들어맞는 사람이 존재할까? 지퍼가 딱 맞게 잠기는 것처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연애가 어떤지 잘 모르겠다.
책 중간중간에 인터미션이 있다. 어찌 보면 인터미션이 더 인상깊기도 하고. 책 머리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데, 글쎄, 나는 책 내용과 관련해서는 크게 공감은 못 했다. 하지만 책 머리의 글만 따로 본다면 또 좋았다.
책은 후루룩 읽힌다. 짧기도 하고 읽히기도 잘 읽힌다.
나는 허지웅의 소설보단 에세이가 더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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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외딴 섬에 표류한 한 여성과 여러 남성들의 이야기. 문명과 떨어진 그 섬에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성비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명의 여성은 자신의 성을 이용해 권력을 쟁취하려 하고, 다른 사람들도 제각기 섬에 적응해간다. 자포자기 하고 미쳐가는 사람,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 본래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려 하는 사람, 섬에 적응해 나름대로 삶의 가치를 찾으려 하는 사람 등.
문명과 격리된 한정된 공간 속에서 한정된 사람들은 점차 솔직해진다. 그들의 권력관계가 변해가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여성이라는 점을 이용하기도 하고, 리더쉽을 발휘해 권력을 쟁취하기도 한다. 그들과 동떨어져 혼자 살아가기를 시도하기도 하고 권력자에게 아첨하는 자도 나타난다. 그렇게 신뢰 없는 무리를 이루며 살아간다.
마지막에 일부는 탈출에 성공하지만 대다수는 섬에 남는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다. 섬에 남은 사람들도,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도 과거의 이야기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미화된다.
공간에 격리된 소수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그로테스크하고 역겹다. <도쿄섬>은 블랙코미디 느낌이 살아있는데, 그래서 많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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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했던 십이국기 1부가 도착했다. 예전에 나왔던 책은 1부가 두 권으로 나뉘어있었는데, 이번에는 한 권으로 합쳐졌다.
예전에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기억하고 있었는데, 표지도 워낙 거지같은데다 번역도 마찬가지로 거지같아서 사지 않고 있었다. 이정도 인기 작품이라면 새롭게 번역되서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확신은 드디어! 결실을 맺어 새로운 번역과 표지로 출판되었다.
사진이 흐리다... 좌측 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속표지, 겉표지, 책갈피 두 장, 컵받침...인지 뭔지 잘 모르겠는 두꺼운 재질의 무언가 네 개, 그 네 개가 들어있던 박스, 띠지. 책갈피와 뭔가 모르겠는 네 개의 컵받침인지?? 이것들은 예약사은품인 것 같다.
책갈피 재질도 좋고, 뭔가 잘 모르겠는 네 개의 사은품도 되게 종이가 두껍다. 박스도 마찬가지로 튼튼한 재질이고. 겉표지가 때를 잘 탈 것 같은 재질인데, 자세히 보면 코팅이 되어있으 생각보다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아직 읽지는 않았는데, 표지를 넘기면 맨 처음에 십이국기의 지도와 함께 간략한 세계관 설명이 들어가있다.
겉표지 뒷날개에 보면 다음 권과 함께 <마성의 아이>가 0권으로 등장한다. <마성의 아이>가 십이국기 시리즈에 포함되어 나올까? 나온다면 언제 나올지 기대된다. 참고로 일본에서 새롭게 출간된 개정판에도 <마성의 아이>가 0권으로 들어가있다고 한다. 집에는 따로 출간된 버전으로 <마성의 아이>가 있는데 이건 얼른 팔아버려야겠다.
이걸 지금 읽을지 좀 기다렸다가 쌓이면 읽을지 고민중이다. 행복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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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이 책을 포함해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을 네 권 읽어봤는데, 그중 가장 취향에 맞았고 재미있었다.
아프리카 콩고에서 인류에서 진화한 신인류 한 명이 태어났다는 소식이 은밀히 미국 대통령에게 전해진다. 인간에 비해 모든 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신인류로 인해 결국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 미국은 결국 극비리에 신인류를 없애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한편, 일본에서는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의문의 연구를 계승하게 된 약학부 석사과정 대학생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제노사이드>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스케일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진다. 우선 지역으로만 따져도 미국과 일본,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이 등장한다. 거기에 <13계단>과 <그레이브 디거>에서는 사회적인 느낌이 강한 이슈를 중심으로 다뤘다면, <제노사이드>에서는 '신인류'라는 다소 SF적인 주제와 함께 인간이라는 종이 가지고있는 잔인한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케일도 커지고 다루는 주제도 달라졌지만, 그 재미만큼은 여전하다. 아니, 더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이처럼 현실에서 동떨어진, 뭔가 초현실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이런 스타일의 주제를 좋아해서 특히나 재미있었다. 어려운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과학 관련 이야기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는 없다.
<제노사이드>는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집단학살하는 어두운 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은 대체로 선의를 가진 인간이 승리하는데, 긴장감 끝에 결국 선의가 승리하는 결과를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면 어느샌가 긴장감은 사라지고 개운한 느낌이 들어 좋다.
+과거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저질렀던 잘못도 언급되는 등 일본 극우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있어 흥미롭다. 게다가 일본인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로 등장하는 사람이 한국인 유학생이라는 점도 인상깊다. 일본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대놓고 극우를 비판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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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1. 사후 어떠한 변화도 없이 발견된 '제3종 영구시체'가 발견되나 도난당한다. 2. 주인공인 야가미는 범죄자로 살아온 이전 생을 청산하고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한 계기로 골수이식의 기증자가 된다. 하지만 정체를 모르는 일당에게 쫒기게 된다. 3. 도쿄에서 과거 영국에서 이단심문관을 죽이던 방식으로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이 세 가지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되고 점차 얽혀가는 이야기. 전작 <13계단>에서 사형제도를 문제삼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경찰 내부에 존재하는 거대한 권력과 정계와의 유착을 이야기의 한 축으로 삼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맞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현실비판이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이야기의 힘이다. 교차로 진행되는 전개방식은 절묘한 시점에서 이루어지고 추격전의 긴장감도 탄탄하다. 저번에 읽은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작품이었는데, <그레이브 디거>는 재미있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아참, 책에서 나오는 '그레이브 디거' 전설은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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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이게 얼마만의 책인지. <젊은 도시, 오래된 성>도 읽었는데, 오래되다보니 감상을 남기기가 애매하다.
<빛의 제국>은 연작소설이다. '도코노'라는 일족이 있다. 이들은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빛의 제국>은 단편들인데, 각 단편들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얽혀있는 구조다.
역시나 온다 리쿠의 느낌이 강하다. 그 느낌이 뭐냐, 하면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읽어보면 그런 느낌이 있다. 그리고 그 느낌이 좋아 온다 리쿠의 책을 찾게 된다. 어떤 장르의 어떤 내용을 써도 온다 리쿠의 느낌이 깔려 있달까.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온다 리쿠의 책은 읽고 나서 생각해보게 된다기보다는 읽을 때 분위기에 빠지게 된다. 읽을 때의 경험이 강렬하달까. 자극적이진 않은데, 따뜻하기도 하고 서늘하기도 하고 그런게 있다.
<빛의 제국>은 표지처럼, 서늘하기보단 따뜻한 느낌이 강하다. 이후 도코노시리즈로 두 권이 더 있는데, 둘 다 <빛의 제국>에서의 단편과 연결되는 내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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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괴짜 이야기>와 <귀신 이야기> 사이에 두 권이 더 있는데(발행 순으로 따졌을 때) 이 두권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거기다 <괴짜 이야기>가 하치쿠지의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괴짜 이야기>에서 하치쿠지의 등장도 적고 해결도 제대로 안 되었는데, 그 해결이 <귀신 이야기>에서 이루어진다. <귀신 이야기>가 <괴짜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로 시작된다는 점에서 애초에 이렇게 상하권처럼 기획되었나보다.
<귀신 이야기>는 시노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시노부의 과거 이야기가 상당한 분량으로 등장하는데, 이야기상의 필요라기 보다는 시노부라는 캐릭터의 스토리를 좀 더 알려주기 위한 팬서비스 같은 느낌이다. '첫 번째 권속'의 이야기도 나오고.
그밖에는 쓸 말이 없네. 하치쿠지의 성불 장면은 조금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캐릭터 하나가 사라지고, <괴짜 이야기> 처음에 등장했던 오시노 오기는 단순히 언급된 엑스트라일 줄 알았는데, <귀신 이야기>의 마무리까지 이어서 등장하면서 이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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