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8. 18:20



K N의 비극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13-06-1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2년, [제노사이드]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야마다후타로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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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의도했던 건 아닌데, 이 책으로 국내에 다카노 가즈아키의 이름만으로 나온 단행본은 한 권 빼고 다 읽었다. <유령 인명 구조대>라는 책도 있던데, 그 책만 보면 땡.


슈헤이는 작가이고 아내 가나미는 출판사 직원이다. 슈헤이는 자신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큰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가나미가 임신하게 된다. 금전적 사정으로 낙태를 권하지만 그때부터 가나미는 다른 영혼이 씌인 듯한 행동을 하게 된다. 슈헤이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인 이소가이에게 연락하지만 가나미의 행동은 점점 더 이해할 수 없어진다.


남자 입장에서 이 책은 여자보다 더 불편할 수 있다. 계획과 어긋난 임신은 남녀 모두의 부주의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임신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아기는 여성의 몸에 생기기 때문에 남성의 입장에서는 낙태라는 선택지가 의외로 쉽게 선택 가능한 방안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도 남자라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여성들은 임신하면 모성이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말하기도 하고, 수술 자체가 여성의 몸에 좋지 않기도 하고.


어찌보면 K N의 비극은 남자가 무책임하게 낙태라는 선택지를 선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에 슈헤이가 말하는 것처럼 피임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은 남녀 사이뿐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게 될 아기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른다.


<13계단>,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그레이브 디거>, <제노사이드>에 이어 <K N의 비극>까지 쭉 살펴보면,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은 어찌되었건 일단 해피엔딩이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사회적 메시지가 약했던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역시 결국은 해피엔딩이었다. 무거운 메시지를 던져 독자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으니 결말이라도 행복하게 만들어 조금이라고 기분 전환을 하라는 작가의 배려인걸까. 무책임한 해피엔딩은 끝맛을 안 좋게 하지만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들은 나름 합당한 수준의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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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1. 6. 18:37



제노사이드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12-06-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일본 서점 대상 2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주간문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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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이 책을 포함해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을 네 권 읽어봤는데, 그중 가장 취향에 맞았고 재미있었다.


아프리카 콩고에서 인류에서 진화한 신인류 한 명이 태어났다는 소식이 은밀히 미국 대통령에게 전해진다. 인간에 비해 모든 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신인류로 인해 결국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 미국은 결국 극비리에 신인류를 없애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한편, 일본에서는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의문의 연구를 계승하게 된 약학부 석사과정 대학생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제노사이드>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스케일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진다. 우선 지역으로만 따져도 미국과 일본,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이 등장한다. 거기에 <13계단>과 <그레이브 디거>에서는 사회적인 느낌이 강한 이슈를 중심으로 다뤘다면, <제노사이드>에서는 '신인류'라는 다소 SF적인 주제와 함께 인간이라는 종이 가지고있는 잔인한 본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케일도 커지고 다루는 주제도 달라졌지만, 그 재미만큼은 여전하다. 아니, 더 뛰어나다.


개인적으로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이처럼 현실에서 동떨어진, 뭔가 초현실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 이런 스타일의 주제를 좋아해서 특히나 재미있었다. 어려운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과학 관련 이야기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는 없다. 


<제노사이드>는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집단학살하는 어두운 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은 대체로 선의를 가진 인간이 승리하는데, 긴장감 끝에 결국 선의가 승리하는 결과를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면 어느샌가 긴장감은 사라지고 개운한 느낌이 들어 좋다.


+과거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저질렀던 잘못도 언급되는 등 일본 극우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있어 흥미롭다. 게다가 일본인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로 등장하는 사람이 한국인 유학생이라는 점도 인상깊다. 일본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대놓고 극우를 비판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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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1. 3. 22:10



그레이브 디거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7-06-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험악한 인상 때문에 평생 범죄의 그늘에서 살아온 야가미. 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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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후 어떠한 변화도 없이 발견된 '제3종 영구시체'가 발견되나 도난당한다. 2. 주인공인 야가미는 범죄자로 살아온 이전 생을 청산하고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한 계기로 골수이식의 기증자가 된다. 하지만 정체를 모르는 일당에게 쫒기게 된다. 3. 도쿄에서 과거 영국에서 이단심문관을 죽이던 방식으로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이 세 가지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되고 점차 얽혀가는 이야기. 전작 <13계단>에서 사형제도를 문제삼았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경찰 내부에 존재하는 거대한 권력과 정계와의 유착을 이야기의 한 축으로 삼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맞을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현실비판이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이야기의 힘이다. 교차로 진행되는 전개방식은 절묘한 시점에서 이루어지고 추격전의 긴장감도 탄탄하다. 저번에 읽은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작품이었는데, <그레이브 디거>는 재미있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다.


아참, 책에서 나오는 '그레이브 디거' 전설은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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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3. 9. 7. 23:34



6시간후 너는 죽는다

저자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9-03-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에도가와 란포 상 초유의 히트작 『13계단』의 작가, 다카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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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쓸 말이 없을 정도로 그냥저냥...이었던 책. <13계단>과는 달랐다. 지루했던건 아닌데, 딱히 기억에 남질 않는다. 그냥 한 번 슥 보고 말 책. 첫 수록 단편인 <6시간 후 너는 죽는다>같은 경우엔 읽다 보면 바로 범인을 눈치채게 되기 때문에 아쉽다. <시간의 마법사>는 좀 더 길게 해서 타임 패러독스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펼쳐지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날>은 반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역시 단편이라 주인공의 마음의 변화 같은 과정이 너무 비중 없게 다뤄진다는 게 아쉽다. <돌하우스 댄서>역시 그렇게 원하던 꿈을 포기하는 과정이 짧다. <3시간 후 나는 죽는다>는 이중에 그나마 가장 긴장감있었던 이야기였다. <미래의 일기장>은 뭐 에필로그라 딱히 할 말은 없다.

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