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자전거를 산지 세 달이 다 되어간다. 7월 초에 샀으니. 한동안 부모님 편의점만 몇 번 왔다갔다 했는데, 이것저것 하느라 7월 중순 부터 8월 중순까지는 아예 타지 못했다. 그러다가 8월 말부터 좀 타기 시작한 것 같다.
자전거는 ANM 레비떼 빨강 색. 처음엔 드롭바와 전립선안장이 매우 불편했는데, 타다보니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전립선안장은 여전히 엉덩이가 아프지만 오래 탈 때만 그렇고, 드롭바도 적응이 되어 나름 편하다.
1. 140831. 자전거를 사고 처음으로 긴 거리를 달려봤다. 역곡역~신중동역 근처의 친구집~굴포천~아라뱃길 자전거길~아라 인천갑문을 찍고 다시 거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자전거 어플 상으로 대략 50km 정도 되는 거리.
우선 역곡역에서 신중동역 가는 길은 반 이상이 차도다. 인도로 다니기에는 너무 울퉁불퉁해서 불편하고, 알아서 인도와 차도를 잘 선택해서 달려야 한다. 하지만 부천소방서부터는 자전거도로가 있어 안전하다.
친구네 집에서 친구를 만나 굴포천으로 간다. 굴포천 가는 길도 대부분 자전거도로가 있다. 굴포천은 길이 별로 좋지 않다. 자잘한 자갈들도 있고, 길이 아스팔트가 아니라 시멘트를 부어놓은 것 같은 길이다. 여름엔 냄새도 난다는 것 같고.
굴포천을 따라 쭉 가다보면 아라뱃길이 나온다. 중간중간에 편의점도 있고 카페도 있고 텐트장도 있다. 편의점 부근에서 조금만 가다 빠져나오면 계양역이 있고. 아라뱃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아라인천갑문이 보인다. 그곳이 자전거길의 끝인데, 빠져나와 차도를 약간만 가다보면 갑문에 도착한다. 영종대교도 바로 근처에 있다.
이런 코스로 다녀왔다. 달리는 것이 힘들긴 한데, 차라리 스쿼트를 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무엇보다 체력은 후달리는데, 다음날 알이 배기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했다. 달리는 동안에는 허벅지가 땡기는데 조금만 쉬면 또 금방 괜찮아지고.
다만 내가 오른쪽 발목과 무릎, 손목이 좀 약해서 피곤하면 이쪽이 아픈데, 아라뱃길을 다녀온 다음날이 되니 이쪽이 아팠다.
2. 140921. 부천소방서 근처에 사는 친구도 합세해 셋이 아라뱃길을 다녀온 날. 편의상 신중동역 근처 사는 친구는 A, 부천소방서 근처 사는 친구는 B라고 하자.
B는 A와 내가 꼬셔서 자전거를 타러 가게 되었다. 원래는 자전거를 사서 오려고 했다가 일단 집에 있는 철티비를 타보고 새 자전거를 살지 결정하겠다는 말에 그러려무나 했다.
하지만 막상 타고온 자전거를 보니 문제가 있었다. 군데군데 녹도 슬어있는데다 안장은 흔들리고 최고로 높여봐도 높이가 너무 낮았다. 역시나 타다보니 무릎이 아픈 것 같았다. 거기에 더해 A의 자전거 페달 축이 흔들리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이전에도 그런 문제가 있어 AS를 맡기고 난 후였는데, 이 날 출발할 때는 괜찮더니만 아라뱃길 도착하니 또 축이 흔들렸다.
이 날은 원래 저번에 갔던 길이 아닌 반대쪽 길로 가보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아라한강갑문 근처로 가게 되었다. 아라 한강갑문에 도착해서 B의 자전거로 아라뱃길을 도는 것은 무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천갑문쪽으로 가다 보면 있는 자전거 대여소에 들러 B의 자전거를 빌리기로 하였다. B의 자전거를 빌리고, 계양역으로 빠져나가 A의 자전거 페달 축을 고쳤다. B의 자전거를 빌리다가 A와 내 자전거가 부딫혀 A의 헬멧이 부서졌는데, 헬멧도 함께 샀다.
그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리를 건너 반대쪽 길을 다녀왔다. B가 빌린 자전거는 앞기어가 고정되어있어 속도가 나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아라뱃길을 다 돌고 집에 도착했다. 이날은 한강갑문도 찍고 길을 좀 돌아서 60km 내외를 달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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