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8. 00:59

2014년의 NC 야구는 끝이 났다. 준플레이오프 결과는 1승 3패. 승리는 아슬아슬했고 패배는 허무했다. 하지만 첫 가을야구에서 1승이라도 거둔 것으로 만족한다. 아니, 사실은 많이 아쉽다.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NC를 욕하고 싶지는 않다. 1군 진입 2년차에 이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도 충분히 잘 했다고 생각한다. 올 한해 NC의 경기를 보면서 즐거웠다.


프런트, 김경문 감독님 이하 선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생각나는 대로 선수들 이야기. 모든 경기를 챙겨본 것도 아니고 드문드문 봐서 실제 성적과는 많이 다를 수 있는 인상들. 드문드문 야구를 본지 2년밖에 안 된 사람의 짧은 소견입니다.


찰리 : 재계약 할 것으로 보인다. 노히트노런도 달성했고. 하지만 욕설 파문도 있었고, 후반기 들어서는 안정감이 없었다. 체력 때문일까. 인상도 좋고, 머리가 많이 까진 것이 아쉽지만 선한 인상이다. 참 좋아하는 선수. 내년에는 1선발로써 더욱 안정감있는 모습을 기대한다.


에릭 : 초반에는 빠르게 승수를 쌓아가더니만 후반에는 작년과 같은 지독한 승수 불운을 겪은 안타까운 선수. 하지만 에릭과 웨버를 놓고 고르라면 에릭을 고를 것 같다. 오히려 찰리에 비해 기복은 더 적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꼭 10승을 찍길.


웨버 :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던 것 같다. 초반에는 타선 지원을 많이 받아 승수를 쌓았지만 타선 지원이 없었다면 패는 훨씬 많아졌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웨버와 재계약하지 않더라도 다른 팀에서 데려갈 것이라고 하던데, 만약 재계약하지 않는다면 꼭 다른팀으로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재학 : 작년에는 토종에이스의 위엄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많이 부족했다. 역시 제3구종의 장착이 필요할 것 같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도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기 위해 많은 연습을 했다고 들었는데, 내년에는 꼭 새로운 구종으로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이닝도 좀 많이 먹어주고.


노성호 : 구속이 조금 줄었다고 하지만 대신 제구가 잡힌 것 같다. 막판에 보여준 모습은 희망을 갖게 했다. 내년 외국인투수가 한 명 줄어들면 그 자리를 대신할 선수가 필요한데, 노성호가 1번 후보이지 않을까. 찰리, 에릭, 웨버, 이재학까지 우완인 상황인데, 좌완 선발이 필요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상으로 아깝게 엔트리에 들지 못했는데, 잘 회복하고 훈련 열심히 해서 내년에는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이민호 : 작년에 비해 성적은 떨어지긴 했는데, 왠지 더 나아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노성호가 4선발을 맡아준다면 이민호가 5선발이 될까. 아니면 이태양이나 이성민이 5선발이 될까. 셋이서 5선발과 롱릴리프로 뛰게 될 것 같다. 항상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 볼끝이 좋다고 하는데(나는 볼끝이 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역시 내년에 좋은 모습 보여주길.


이태양, 이성민 : 이태양은 멘탈좀 다잡고. 이성민은 왠지 잘 던질 것 같은 느낌이 항상 든다. 결과와는 별개로... 


고창성 : 후반기에 살아나는 모습이었는데, 카스포인트에 올라온 글을 보니 KT에서 특별지명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나이가 있으니 풀리는걸까.


김진성 : 황제마무리. 마무리 수난시대에 개인적으로는 9개 구단 중 가장 좋은 마무리였다고 생각한다. 세이브 상황에서, 특히 타이트한 상황일수록 귀신같이 막아내지만 그외의 상황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줘 팬들의 칭찬과 욕을 동시에 들었지만 올해의 경험을 통해 내년에는 더욱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손민한 : 해설은 손민한이 올라오면 항상 믿을만한 투수가 올라왔다고 하는데, 나는 손민한이 올라오면 항상 불안하다. 안좋았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아서 그런지. 불안불안해...


손정욱 : 어떤 기사에서 내년 선발 후보라고 하던데. 작년에는 짧게짧게 던졌던 것 같은데 올해는 조금 길게 던졌던 것 같다. 그래도 선발로 돌리면 무리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성적과는 별개로 올라오면 왠지 믿음이 갔던 투수.


원종현 : 준플레이오프에서 150이 넘는 강속구를 연거푸 던져대서 화제가 됐었다. 스토리도 있고. 올해 심심하면 올라왔는데, 몸은 괜찮을지 걱정이다. 임창민이 작년에 많이 던지고 올해 전반기 부진했던 것처럼 원종현도 올해의 무리가 내년까지 이어질까 걱정이다. 잘 던지지만 갑자기 사구 나오고 그래서 불안했던 기억이 있다.


윤형배 : 1군에 드디어 올라왔나 했더니만 갑자기 수술로 내년 전반기에도 볼 수 없게됐다. 이러다 한기주처럼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다. 넥센전 직관에서 첫 1군 등판 모습을 봤는데, 홈런을 많이 맞았지만 그래도 괜찮아보였다. 수술 잘 받고 내년 후반기에라도 볼 수 있었으면.


이혜천 : 이핵천이 우리팀 왔을 때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판 좋은 모습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흔들렸지만. 불펜에 좌완이 별로 없는데, 노성호 손정욱 중 한명이 선발로 뛰게 된다면 나머지 한 명과 이혜천, 홍성용정도밖에 없다. 이혜천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임창민 : 작년에 심심하면 올라온 여파인지 올해 초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후반기 살아나는 듯하더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해설이 NC 불펜 중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라고 하더라. 그 모습 내년까지 가져가주길.


홍성용 : 혜성같이 등장해서 특이한 투구폼으로 좋은 성적을 내던 홍성용. 갑자기 2군으로 내려가더니 그 후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체력 문제였는지, 잘 모르겠지만. 홍성용도 올라오면 왠지 믿음이 갔던 투수다. 내년에는 풀타임을 목표로!


모창민 : 내가 볼때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초구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타고투저라고 하지만 올해 성적은 타고투저가 아니라고 해도 좋지 않은 성적. 뜬금포를 터트릴 때도 있긴 한데, 그만큼 병살도 많았던 것 같다. 내년에는 일단 공좀 오래 보기를.


박민우 : 일단 신인왕은 거의 확정적이다. 하지만 3할 달성에 실패했고, 수비에서도 약점을 여러번 노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결정적인 수비 실책을 저질렀다. 타격은 체력 문제인 것 같아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 같다. 캠프에서 수비 연습좀 빡시게 해야겠다.


손시헌 : FA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투수 멘토가 손민한이고 야수 멘토가 이호준이라면 외야 멘토는 이종욱이었고 내야 멘토는 손시헌이었다. 특히 수비에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이상호 : 내야에서 멀티플레이어로 소금같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대주자로 주로 나서지만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해주었고. 비록 선발로 나선 적은 거의 없지만 꼭 필요한 선수였다.


이현곤 : 1군에서 자주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1000경기 출장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는 조금 가슴이 찡했다. 코치 이현곤으로 후배들을 잘 챙겨주었으면 한다.


이호준 :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 타순도 5번으로 내려갔지만 그래도 이호준은 없으면 안 된다.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주장으로서 역할을 100% 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호준 은퇴하기 전에 NC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영훈 : 테임즈 때문에 주전 자리를 빼앗겼지만 테임즈가 자리를 비울 때 제역할을 다 해줬다. 조금 더 성적이 올랐으면 좋겠지만.


지석훈 : 박민우가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일 때 지석훈이 그 자리를 메웠다. 역시 박민우 때문에 경기 출장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선수.


테임즈 :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타자. 정말 깔 부분이 없다. 타율, 타점, 홈런, 득타율 모두 기대이상이었고 불안했던 수비 역시 최고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시즌 전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팀에 잘 녹아들고 노력하는 모습, 이 악물고 뛰는 모습 모두 멋졌다. 내년에도 꼭 우리 팀에서 볼 수 있기를.


권희동 : 김종호와 함께 외야 한 자리를 번갈아 나섰던 권희동. 작년에 비해 홈런은 줄었지만 타율은 눈에 띄게 올랐다. 응원가도 좋아하고 NC 영상에서 개그를 담당하는 권희동. 이제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돌아와서는 더욱더 좋아진 모습을 기대한다. 정말 좋아하는 선수.


김성욱 : 넥센전에서 홈런을 쳤던 모습을 기억한다. 아직 어린 선수이고 앞으로 NC의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선수. 권희동이 입대하고 나면 권희동의 자리에 들어오게 될까.


김종호 : 작년에 김종호의 스토리가 되게 기억에 남았다. 무명의 설움을 극복하고 도루왕을 차지한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올해는 조금 주춤하기도 했지만 점차 좋은 모습도 보여줬고 홈런도 쳤다. 내년에도 열심히 치고 달리길 기대한다.


나성범 : 어이없는 부정배트 논란으로 많은 상처를 받은 나성범. 하지만 괴물같은 성장을 하면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올랐고 주춤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나무랄 데 없는 성적을 올렸다. 내년에도 이 기세를 이어가길 바란다. 우익수 수비 연습도 많이 해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길.


박정준 : 주로 대타로 나오는데 안 좋았던 것 같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오정복 : 잘생겼다. 많은 경기에 출장하진 못했지만 내년엔 더 많이 볼 수 있기를.


이종욱 : 시즌 초엔 고생했지만 수비에서 여러차례 좋은 모습도 보여줬고 결승타도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왠지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을 품게 했다. 세레모니도 멋있었고. 내년엔 중견수로 뛰게 될텐데, 익숙한 수비위치니만큼 내년엔 더 멋진 모습일 거라고 기대한다.


김태군 : 안방마님. 빈자리가 컸다. 투수 리드는 실체가 없다고도 하지만 김태군이 자리를 비웠을 때의 성적을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방망이를 휘두를 때 자세가 특이한 것 같다. 엉덩이가 빠지고 한 손을 놓는 모습이 기억난다. 앞으로도 투수들과 좋은 호흡 맞춰주길. 아, 김태군 미필이던데 김태군 군대 가기 전에 주전을 맡아줄 포수를 찾아야 할텐데...


이승재 : 고양원더스에서 온 이승재 선수. 올해 안타가 딱 하나던데, 그 하나의 안타를 중계로 봤다.


이태원 : 군필인 이태원 선수. 김태군의 백업포수로 활약했다. 시즌 안타는 8개뿐이라 기대하지 않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의외의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김태군이 입대하고 나면 이태원이 주전을 맡게 될까.




올해는 초반부터 무섭게 쌓은 승수로 주춤할 때를 버틸 수 있었다. 내년엔 외국인선수가 한 명 줄기 때문에 성적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5위정도면 선전한 편이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도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경기 수도 많아지고 3일 휴식기가 사라져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더욱더 중요하겠지. NC는 어린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그부분에서 다른 팀들보다 더 불리할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응원한다. 올해보다 좋은 성적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올해만큼 좋은 분위기 유지하면서 즐겁게 야구한다면 조만간 다시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게 될 거라고 기대한다.

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