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단장인 이장석의 별명 중 하나가 '빌리장석'이다. 여기서 '빌리'가 이 영화의 주인공 빌리 빈 단장에서 따온 것이다. 빌리 빈 단장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으로, 당시 선수를 평가하는데 있어 불합리한 요소들이 반영되는 것을 반대하고 세이버메트릭스를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들을 영입하여 메이저리그에 새바람을 불러왔다. 영화는 이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인 책 <머니볼>은 경영학 서적으로 분류된다. 경영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알고 있는 '블루오션' 전략의 야구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또는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도입한 이야기라던지. 뭐 하여튼, 경영학적 관점에서 관심있어할 사례인 것은 분명하다.
피터는 구단이 선수를 사오는 것이 아닌 승리를 사와야 한다고 말한다. 구단의 목적은 승리하는 것이고, 그 수단이 좋은 선수(=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다. 빌리 빈 단장은 그 말을 실행으로 옮긴다. 구단의 모든 스카우트들, 외부의 시선, 심지어 같은 팀 감독마저 반대하지만 자신의 믿음을 실천으로 옮긴다. 물론 빌리 빈도 그 과정에서 의문을 갖기도 하고 실패할까 초조해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끝내 실천으로 옮기고 그의 실험은 (어느정도) 성공한다.
빌리 빈의 신념과 그를 지탱해주는 피터의 이야기가 극적이진 않지만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DVD의 모든 부가영상에는 한글자막이 들어있다. 브래드 피트의 NG장면, 삭제장면, 빌리 빈에 관한 인터뷰, 영화 제작 뒷이야기가 부가영상으로 수록되어있다.
브래드피트의 NG장면은 별거 없다. 그냥 한 씬에서 브래드 피트가 웃음을 참지 못해서 자꾸 NG가 났던 장면만 들어있다. 삭제장면은 '이 장면이 왜 빠졌을까' 생각하면서 본다면 어떤 영화던 삭제장면은 볼만하다. 가장 흥미있던 부분은 빌리 빈에 관한 인터뷰이다. 원작 작가와 감독, 각본가, 빌리 빈 본인도 나온다. 게다가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잠깐 나온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당시의 분위기와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가 실존인물의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다보니 이 인터뷰들도 흥미로웠다. 영화 제작 뒷이야기는 개인적으로 크게 흥미롭진 않았다. 2002년의 야구를 복원하기 위해 구장을 꾸미고 락커룸을 만들고 유니폼을 만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는 실제 당시 경기의 자료화면과 이를 바탕으로 다시 찍은 장면들이 함께 나오는데, 자료화면과 다시 찍은 장면간의 느낌이 너무 달라 개인적으로 불만이었다. 특히 선수에 집중시키려고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경기에서 구장을 어둡게 처리하고 선수쪽에만 조명을 비춰 찍은 장면들이 있었는데, 실제 야구 볼 때와 느낌이 달라 오히려 집중이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