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1. 19:35

0. 2년 약정이 끝남과 동시에 아이폰6로 갈아탔다. 인터넷에 차고 넘치는게 사진이니 나는 찍지 않겠다!


1. 약정 종료는 5월 30일이었다. 딱 2년이 끝나는 순간. 사실은 10월까지 버텨서 아이폰 6S가 나오면 그때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발목을 잡음.


우선 핸드폰이 맛이 가고 있었다. 배터리 빨리 닳는 거야 보조배터리도 있으니 큰 문제는 없었지만, 핸드폰이 자꾸만 꺼졌다. 하루도 안 꺼지는 날도 있었는데, 하루에 서너번씩 꺼지는 날도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백그라운드 어플이 자꾸 재시작됐다. 나는 폰으로 인터넷 검색도 하면서 음악도 듣고 카톡도 하고 뭐 이런 식인데, 인터넷으로 뭐 좀 보고 있으면 지니에서 노래 재생되던게 자꾸 멈췄다. 인터넷 하다가 카톡 답장 하고 돌아오면 인터넷 창을 다시 로드하고. 그래서 최근에는 인터넷을 하면 지니를 못 쓰고, 지니를 쓰면 인터넷을 못 하고 그랬다. 이게 생각보다 되게 빡침.


그리고 뭐, 아이폰으로 갈아타고 싶었기도 하다. 안드로이드는 디자이어HD-넥서스S-갤럭시S4까지 쓰고 있는데, 디자이어HD를 쓸 때부터 그놈의 아이콘이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어떤 건 네모나고 어떤건 세모고 어떤건 동그랗고 통일성이 없어서. 물론 아이폰도 거지같은 아이콘 디자인도 있긴 한데, 적어도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안드로이드보다 iOS가 더 통일성이 있는 것 같아서 아이폰이 사고 싶었다. 예전에 iOS가 업그레이드되면서 디자인이 싹 다 바뀌었을 때, 생각보다 너무 반대가 많아서 놀란 적이 있다. 내가 봤을 때는 바뀐 디자인이 훨씬 더 이뻤는데, 너무 블링블링? 파스텔톤? 스티커같다고 뭐 이런 말이 많았던 것 같다.

기기 디자인도 아이폰이 더 이뻤는데, 아이폰6가 나오면서 그건 좀 미묘해졌다. 


2. 29일에 바꿨다. 통신사는 KT를 그대로 유지. 29일엔 약정이 아직 끝난 게 아니라, 요금할인 20%로 가격이나 알아보려고 했다. 처음엔 동네 대리점에 갔는데, 그거는 뭐 이러이러한 제한이 있어서 아이폰6는 보조금만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114에서 알아보니 그건 구라였음. 114쪽에 항의라도 할까 했는데, 그냥 냅두고 대신 올레스퀘어로 갔다. 마침 그 날 약속이 근처라. 올레스퀘어에선 당연히 요금할인 20%로 개통 가능하다고 말해줬고, 번호이동이 아니라 기기변경일 경우에는 LTE스폰서로 개통하면 남은 할인반환금도 면제된다는 식으로 알려줬다(이건 동네 대리점에서 들었던 내용). 그래서 아이폰6 골드로 바꿨음. 하지만 그 날 마침 올레스퀘어 전산점검?뭐 그런게 있어서 개통은 월요일인 6월 1일에 되고, 기기만 먼저 받아왔다. 덕분에 개통 전까지 이것저것 만져보면서 익숙해질 수 있었고, 어플도 다 받아서 나한테 최적화시켜놨다.


색상은 지금까지 너무 검정 핸드폰만 써서 흰색으로 바꾸고 싶었는데, 실버와 골드 중 왠지 골드가 더 고급져보여서(그리고 실버는 뭔가 익숙하다) 골드로 선택.


3. 장점 : 빠릿빠릿하고 뭐 그런 것은 사실 최신 안드로이드폰도 마찬가지일테니 아이폰만의 장점이라 할 순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쁜 디자인의 어플들이 많고, iOS도 이쁘다는 점이 좋다.


4. 단점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은 점 : 

위젯이 없다는 점이 되게 불편할 줄 알았는데, 아이폰은 상태바를 내리면 위젯이 나온다. 나는 위젯을 많이 쓰는 편이 아니라(D-day, 캘린더, Todoist, 에버노트, 날씨 위젯만 있으면 충분) 이것 만으로도 차고도 넘쳐서 위젯이 없다는 점은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떤 화면에서도 상태바를 내려 위젯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더 편한 것 같기도 하다.


뒤로가기 버튼이 없다는 점도 많이 불편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금방 적응된다, 특히 화면 왼쪽 끝에서 오른쪽으로 쓸어넘기면 뒤로 가는 기능이 적용된 어플이 많아 오히려 뒤로가기를 누르는 것보다 더 편리할 때도 있다. 특히 사파리로 인터넷 검색할 때 이게 은근히 편함.


어플 배치가 마음대로 안 되는 점도 생각보다 불편하진 않다. 자주 쓰는 전화/인터넷/카톡/카메라는 맨 아래 독에 배치해놓고, 그밖에 자주 쓰는 어플은 1페이지에, 그다지 자주 쓰지 않는 어플은 2페이지에 폴더별로 분류해놓으니 끝. 특히 나는 안드로이드에서도 Aviate를 써서 불편하지 않았다. Aviate도 첫 화면에 둘 수 있는 아이콘이 제한되어 있고, 다른 화면에서 종류별로 분류해놓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5. 단점 :

배터리 탈착 불가는 분명 불편한 부분이다. 커버칠 수가 없음. 다행히 보조배터리가 있어서 괜찮을 것 같긴 한데, 들고다닐 충전케이블도 하나 사야겠다. 안드로이드용인 굴러다니는 충전케이블 써도 됐는데.


AS가 불편하다는 점도 걱정된다. 아직 보험은 들지 않았는데, 하나 들으려고 알아보는 중. 그래서 화면에 가상 홈버튼을 띄워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불편하긴 하다. 귀찮기도 하고. 물리버튼을 쓰고 싶은데, 자꾸 누르다가 망가지면 어쩌나 하는 소심한 마음에.


신용카드로만 유료 어플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단점. 사실 이게 제일 불편하다. 나는 아직 신용카드가 없어서. 기프트카드를 쓰자니 미국 계정만 되고.(20150619 수정 및 추가)VISA, MasterCard, 또 뭐더라...하여튼 세 종류 중에 하나만 카드에 써져있으면 체크카드도 상관 없다. 외환은행 윙고 체크카드를 쓰는데 MasterCard 마크가 그려져있길래 등록하니 정상적으로 등록 되고 결제도 정상적으로 된다.


갤럭시S4는 와이파이 아이콘을 꾹 누르고 있으면 와이파이 설정 창으로 넘어가서 어떤 와이파이에 연결할지 선택할 수 있었는데, 아이폰은 그게 안 된다. 와이파이 누르면 자동으로 연결되고, 다른 와이파이에 연결하려면 홈으로 나가 설정에 들어가야 한다.


(20150619 추가) Lastpass가 겁나 불편하다. 안드로이드에서는 크롬으로 로그인한다던지 다른 어플 로그인 할 때 Lastpass에서 팝업창을 띄워줘서 아이디와 비번 입력이 엄청 편리했는데, 아이폰에서는 그게 안 된다. 그냥 무조건 Lastpass 어플 들어가서 아이디 복사해서 사파리나 어플 로그인창에 붙여넣기 하고 다시 Lastpass에서 비번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고 이 짓을 반복해야 한다. 왜 안드로이드처럼은 안 되는가... 아이폰 및 맥용 비번 관리 어플로 1password가 유명한 것 같던데 이건 팝업창이 뜨려나.사파리에서는 Lastpass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파리로 특정 사이트에 로그인할 때, 사파리 맨 아래의 가운데 버튼(네모 박스에 위로 향하는 화살표 있는 거)를 누르면 아랫줄에 책갈피 추가, 읽기 목록에 추가 등등 있는데, 오른쪽으로 쭉 넘겨 기타를 누르면 Lastpass 활성화가 가능하다. 물론 순서도 옮길 수 있고. Lastpass를 활성화시키고 로그인창에서 Lastpass 아이콘을 눌러주면 자동으로 아이디와 비번이 입력된다. 이건 오히려 안드로이드보다 편하다. 어플 로그인은 안드로이드보다 불편하긴 하지만 어플은 한 번만 로그인 해두면 자동 로그인이 되는 게 훨씬 더 많으니.


6. 정리 :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타면 불편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진 않다.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고, 극렬 애플빠와 안드로이드빠도 있지만 사실 이 둘은 적응하고 쓰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편한 점도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고(배터리 빼고), 좋은 점도 엄청 좋지는 않다. 역시, 폰은 단지 폰일 뿐이다. 물론, 이쁘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만 이건 개인적인 부분이니.

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