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유혈낭자한 공포영화가 보고싶어서 개봉 당시에 극장에서 보았는데, 나올 때는 박장대소 하며 나왔던 영화. 재미있어서 다시 보고 싶었는데 예스24에서 지원을 받아 블루레이가 제작되었다. 난 이제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있는 몸이니 바로 구매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 사고 처음으로 본 타이틀.
영화는 전형적인 공포영화인 것 처럼 시작되는데 이야기가 이상해지더니만 어떤 공포영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이야기로 흘러가면서 갈데까지 간 결말로 끝난다. 이것이 너무 좋았다. 공포영화 매니아던 아니던 대충 공포영화에서 큰 줄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이고 누가 제일 먼저 살인마에게 죽을지 어느정도는 예상 가능하다. 그리고 그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가 이 영화에서는 지하에 잠들어있는 고대신을 위한 제사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런 설정에서부터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그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영화는 점점 정형화된 이야기를 벗어나 겉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향하고, 제사는 실패하여 결국 고대신이 깨어나 인류는 멸망한다(멸망하는 것까지는 나오지 않지만). 틀에 박힌 공포영화를 깨부수고 이전의 공포영화 장르를 부숴버리는 것이다.
이런 재미있는 설정 말고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아마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마지막의 크리쳐 대축제 장면도 매우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다. 아는 크리쳐도 나오지만 모르는 크리쳐도 많이 나오는데, 이 엄청난 수의 괴물들이 살육의 난장판을 만든다. 크리쳐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크다.
부가영상은 아직 다 안 봤는데 시간내서 또 봐야겠다. 크리쳐 장면은 생각날 때 가끔 꺼내보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