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났다. 7월 한 달을 영화제에 바쳤다. 바빴지만 보람있었고, 즐거웠다.
이 영화제가 나의 첫 대외활동이었다. 겁이 많이 났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걱정과 기대를 동반하지만, 내 경우엔 걱정이 더 컸다. 하지만 다행히도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나는 발이 넓은 편도 아니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편도 아니었다. 깊게는 사귈 수 있어도 넓게 사귀지는 못했다. 그래서 내 인간관계는 몇 년째 정체되어 있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익숙해지면서 긴장감이 사라졌던 것도 사실이다. 인간관계에서 나태해졌다고 해야 할까. 내 인간관계 풀에서 나가는 사람은 있었지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동생같아 아껴주고 싶은 사람도 있었고, 어리지만 정말 배우고 싶은 사람도 있었다. 내가 겪지 못했던 20대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어 나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영화제 일도 좋았고, 여러가지로 많은 추억도 만들었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은, 지쳐있던 나에게 새로운 동력이 되었다는 점일 것 같다. 이 경험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대외활동을 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이번만큼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추억이로 남을 것 같다.
해단식까지 모두 마쳤다. 영화 상영 시간표를 체크하지 않으니 무언가 어색하다. 영화제 기간동안에는 가족보다 훨씬 많이 붙어있던 사람들인데. 기분이 묘하다. 시원섭섭하다.
연락을 먼저 하지 못해서 사람들이 금방 떠나가곤 한다. 고쳐야지 하고 항상 생각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이번에 만난 인연들은 오래 갔으면 좋겠는데, 내 이런 성격 때문에 오래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 번은 보겠지 싶은데.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고 싫어하는 건 절대 아니다. 사실은 그냥 연락을 먼저 기다리고 있을 뿐...ㅠ
이 글을 누가 보겠냐 싶다만...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앞으로 자주는 아니더라도, 종종 연락하고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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