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1. 00:35



The Curious Incident of the Dog in the Night-Time

저자
Haddon, Mark 지음
출판사
Vintage Books USA | 2004-04-01 출간
카테고리
문학/만화
책소개
Christopher John Francis Boone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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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처음으로 끝까지 읽은 영문 소설이다. 나에게 박수를, 짝짝짝.


자폐를 가진 15세의 주인공은, 어느날 옆집의 개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개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혼자 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과정들을 책으로 기록한다.


추리물일 것 같고 책을 쓴 주인공 역시(물론 주인공이 실존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주인공이 이 책을 썼다는 것 역시 소설일 뿐이다) 셜록홈즈를 좋아하고 추리물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이 책은 추리소설은 아니다. 개를 죽인 범인을 찾아나서기 시작하면서 주변과의 갈등을 겪고, 낮선 사람을 두려워하는 자폐아인 주인공이 한적한 마을에서 혼자 런던까지 가기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약간은 성장을 하는, 그런 이야기다.


전반부다 재미있었지만, 중반에서 개를 죽인 범인이 밝혀지고 엄마가 죽지 않았고 다른 남자와 살게 되어 런던으로 이사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장면부터 더 빠져들었다. 아빠가 주인공을 속이고 엄마를 죽었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 사과하고 설명하는 장면은 가슴이 많이 짠했다. 자폐증인 주인공의 시점으로 쓰여졌지만 주변 가족들의 고통에도 많은 관심이 갔다. 아이는 부모임에도 자신을 건드리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15년이나 함께 살았지만 부모는 자폐를 가진 아이를 아직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부부도 따로살게 되고.


책은  개를 죽인 범인을 찾는 것에 관한 이야기와 그밖의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나 자신의 생각, 지식, (선생님이 소설책에 필요하다고 한) 풍경의 묘사 등이 챕터마다 번갈아가면서 쓰여진다. 자폐증 아이의 시각으로 서술된 이야기라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느낌이다.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낮선 사람을 경계하고 자신을 건드리는 것을 특히 두려워하는 것들, 사람이 많은 곳을 두려워하여 귀를 막고 웅크린 채 외부를 차단하려고 하는 모습들이 자폐아의 시점에서 쓰여지니 신기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런 행동을 취하는구나, 싶다. 그리고 감정적인 능력이 거의 결여된 대신 논리적인 사고가 매우 발달되어있어서 그런지 책의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단어가 약한 나도 읽을 수 있었다. 어려운 단어나 의미가 모호한 경우는 주인공이 알아서 이런이런 의미라고 다 설명해준다. 전체적으로 책 자체가 15세 소년이 썼다는 설정이라 문장도 어렵지 않고 단어 수준 역시 많이 어렵지 않았다.


국내에는 <한밤 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어 있다. 표지는 원서가 훨씬, 훨씬 더 이쁘다. 사실 다른 책과 비교해도 이 책의 원서 표지는 정말 이쁜 편인 것 같긴 한데, 우리나라 번역본 표지는 다른 책과 비교해도 별로다.


우리나라 번역본은 청소년이나 어린이 대상으로 번역된 것 같은데, 어른이 읽어도 유치하다고 느끼지 않을 내용이다. 사실 원서를 읽으려고 할 때, 정신적인 나이에 비해 영어 나이는 많이 어리기 때문에 정신적인 나이에 맞춰 보자니 영어가 너무 어렵고, 또 영어 나이에 맞춰 보자니 너무 유치한 책을 고르기 쉽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영어도 많이 어렵지 않고 내용도 어른이 읽기에도 재미있어 좋은 것 같다. 몇주 전에 서울역에서 책을 싸게 팔길래 구경갔다가 유명한 책이라 그냥 구매했던 건데, 정말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원서를 한 권 끝까지 읽었다는 것이 뿌듯하고 용기도 생긴다. 영어 실력도 좋지 않으면서 괜히 욕심부려 원서를 많이 사놨는데, 이 책을 시작으로 조금씩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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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