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하권을 읽어봐야 할지도 모르지만, 우선 상권 내에서 하나의 이야기는 마무리 지은 것 같기 때문에 감상을 남겨본다.
'이야기 시리즈'에서 항상 엄청난 분량의, 이야기를 무시할 정도로, 말장난 그 자체가 이 소설의 목적이라는 듯이 말장난을 늘어놓는 니시오 이신이지만 그래도 그 말장난은 이야기 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신사납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하지만 <가짜 이야기(상)>에서는 책의 앞부분 반이 기존의 캐릭터들과의 말장난 에피소드에 할애되어 있는데, 본 스토리와는 그다지 크게 연관이 없다. 그야말로 기존 캐릭터들의 팬을 위한 팬서비스랄지, 작가가 단순히 기존 캐릭터들과의 말장난 에피소드를 쓰고싶었던 것 뿐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이다. 팬서비스라면 팬들에겐 만족일 것이고 작가의 취향이라면 작가에겐 만족이었겠지만 나에게는 불만족이다. 이야기 진행과정 속에서의 말장난 장면은 즐겁지만 이야기와 상관이 없으면 그냥 유머 모음집 같은 것처럼 느껴진다. 굳이 기존 캐릭터를 전부 언급하고 싶다면 그들을 이야기 속에 관계된 인물로 등장시키던지, 아니면 그냥 과감하게 생략해버리고 새 캐릭터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위한 소수의 캐릭터에 집중하는 편이 더 좋지 않을까.
라고 쓰지만, 그래도 '야이기 시리즈'는 말장난을 위한 소설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또 달리 생각하면 그렇게 아쉽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비중을 생각해본다면 말장난>캐릭터>이야기 순으로 비중을 두고 있는 시리즈 같다고나 할까.
참고로 나는, 이야기>캐릭터>말장난 순이다. '이야기 시리즈'로 생각해본다면 이야기+말장난>캐릭터>이야기와 상관 없는 말장난 순. 그래서 <가짜 이야기(상)>은 지루했다. 아무리 침대에 누워 읽었지만 읽다가 졸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