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것에 대해 사실은 별로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다. 찬성하지 않는다 해도 관련 법률을 찾아보거나 반대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댈 수 있을 정도로 관심있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서 <천사의 나이프>를 읽고 나서 소년범들에 대한 처분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가 보다는 범죄에 대해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어떤 식의 대응이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처벌은 범죄자가 죗값을 치름과 동시에 교화도 이루어져야 하고 이것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보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벌은 가해자에게 내려지는 것이지만 영향은 가해자에게만 끝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했다.
책에 나온 소년범의 처분에 대해서도, 미성년자의 교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처벌보다는 교정 위주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가해자는 당연히 보고싶지 않을 것이고,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역시 가해자를 만남으로써 트라우마가 더 심해질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의 입회 하에 정기적으로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가해자는 자신의 죄의 무거움을 더욱더 마음속 깊이 느낄 것이고 피해자 역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게 아니라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관련 없는 사람의 나이브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책은 재미있다. 빠르게 읽히고 무리한 설정도 없고 사회적인 주제를 다룰 때 나타나기 쉬운 지나친 설교도 거의 없다. 다만 주인공 주변 인물들 중에 소년범죄 관련자들의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결국 원한이라는 것이 돌고 돌아 자신과 주변사람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소설 내에서도, 주인공 주변에 소년범죄와 관련된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설명해주기 때문에 어색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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