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출간됐을 때 재미있다고 소문이 자자했다.주변에서는 읽어봤다는 사람은 없었지만.
7년 전 자신의 엄마와 다른 가족의 가장, 딸을 죽이고 댐의 수문을 열어 마을을 통채로 수장시킨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둔 주인공은 정착할 만하면 자신의 주변으로 날아오는 아버지의 사건 기사 때문에 작가 지망생인 아저씨와 함께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딱지가 붙은 채 떠돈다. 그러던 어느날 아저씨가 사라지고, 아저씨가 쓰고 있던 7년 전 그 사건에 대한 소설이 배달된다.
라는 식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아저씨라는 사람이 쓴 소설은 당시 사건 관계자들 중 만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소설로, 작중에 '소설 속의 소설' 식으로 삽입되고 이 소설을 통해 7년 전의 그 사건을 읽게 된다.
결론적으로 세간에는 미치광이 살인마인 아버지가 가족도 죽이고 다른 집 가족도 죽이고 마을까지 수몰시킨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는 신문과 잡지의 기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있다. 아버지의 뒤에는 아버지의 아버지에 관한 트라우마가 있고, 어머니 역시 어머니의 어머니에 의한 트라우마가 있다.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여자아이 역시 그 아이의 아버지로 인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모두가 이야기를 갖고 있고, 그 것들은 기껏해야 한두 페이지 짜리 기사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것이다. 작가는 뒤의 후기에서 '사실과 진실 사이에는 바로 이 '그러나'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러나'가 바로 인물이 갖고 있는 이야기, 이야기를 가진 인물들이 만남으로써 만들어지는 또 다른 이야기, 그리고 객관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우연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사실 간단하게 만들면 간단할 수도 있는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물들의 사연, 즉 과거나 트라우마 같은 것들을 세심하게 짚고 넘어가는데, 이떄문인지 굉장히 집중하고 몰입하게 된다. 모든 인물들이 이해가 된다. 주인공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주인공 자신도. 감정의 흐름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을 세심하게 잘 설명해주는데 그렇다고 문장이 길거나 이야기가 지루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집중은 끝내주게 잘 된다.
*책 정보가 왜 삽입이 안 되는거지. 결국은 교보문고 개점 30주년 도서 판으로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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