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7. 00:40



요노스케 이야기

저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09-09-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도쿄로 상경한 무사태평 낙천가 규슈 청년 요노스케!요시다 슈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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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오 이신의 이야기 시리즈 신간인 <요노스케 이야기>


는 뻥이고.


<괴물 이야기>와 <상처 이야기>에 이어 같은 친구에게 빌린 <요노스케 이야기>를 읽었다. 본격 청춘 성장소설은 별로 읽어본 적이 없다. 지금 와서 딱히 기억나는 청춘소설?성장소설? 이라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정도일까. 3년인가 4년 전에 읽은 것 같은데.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읽고 나서 많은 위로가 됐는데, <요노스케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그다지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느긋하고 빈틈 많은 주인공 요노스케는 대학 신입생이다. 상경 후 1년간의 이야기를 12개월로 나눠서 하고 있는데, 그 중간중간에 요노스케 지인들의 20년 후 이야기가 삽입되어있다. 책은 쉽게 쉽게 넘어간다. 이야기가 재미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남는게 없다.


일단, 빈틈 많은, 흐릿한 성격의 주인공 처럼 이야기도 뭔가 흐릿하다. 기승전결을 잘 모르겠다고 해야할까. 말 그대로 일상이 이어진다. 그리고 그 일상 속에서 요노스케는 성장한 듯 하면서도 성장하지 않은 것도 같다. 1년만에 정신적으로 성숙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될지 모르지만, 제자리에 서있는 듯한 요노스케의 모습은 조금 답답하기도 하다. 마지막에서 요노스케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자국을 떼는 듯한 모습도 보여주고, 성취한 요노스케의 모습도 언급은 된다. 그래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요노스케의 성격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성격인데, 묘하게 몰입이 안 된다. 지극히 일반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요노스케가 1년간 겪은 이야기들은 그다지 기억에 남는 일상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오히려 비일상에 가깝다고나 할까. 내가 지나치게 심심하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에피소드들이 그다지 공감되지 않는다.


중간중간에 언급되는 요노스케 지인들의 20년 후의 이야기도 생뚱맞게 느껴졌다. 20년 후의 지인들에게 요노스케는 그냥 기억 한켠에 남아있는 친구의 이름이다. 그냥 이름도 잊혀지고 두리뭉실한 느낌으로만 요노스케를 기억하는 지인도 있다. 이 이야기들이 왜 삽입되어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청춘소설, 성장소설에 대해서 뭔가 편견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같다. 띠지에 '걸작 청춘소설'이라고 쓰여져있는데, 읽기 전에 이 문구 때문에 선입견이랄까, 기대가 있었다. 어느 나이대나 마찬가지지만, 내가 지금 겪어가고 있는 20대는 고민이 많다. 20대만의 고민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고민과 갈등에 대해 이야기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가 여러가지로 복잡하기 때문에 더 그런걸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20대를 이야기하는 소설들은 나중에 20대가 지났을 때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대체로 20대 이야기를 하는 작가는 20대를 넘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대가 지나서 20대를 기억하며 쓴 이야기는, 20대를 살아가는 독자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내가 20대이기에 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들도 많을 것이고. 아직 많이 서투르기도 하고. 그래서 20대가 지나서 다시 읽어보면, 그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작가가 무엇을 생각하고 이야기를 한 것인지 그때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또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이 책, <요노스케 이야기>도 그런 책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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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