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재미있는데+이런 제목인데 카이스트 강의 모임인가 하는 궁금증이 더해져서 읽어봤다. 산 건 아니고, 학교 도서관에서 빌렸다.
'정보'를 키워드로 세 개의 강의가 모여있다. 각 강의당 세 번의 강의가 이루어져있으니 총 아홉 시간의 강의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첫 번째 강의는 '복잡계 네트워크와 데이터 과학', 두 번째는 '생물 정보학의 최전선', 세 번째는 '양자 암호와 양자 정보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우선 책의 장점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카이스트 명강' 자체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서술이 존댓말+대화체로 되어 있다. 내용은 어렵지만 일단 읽는데 부담은 조금이나마 덜하다. 두 번째로 각 주제당 세 번의 강의가 끝나면 마지막에 실제 강의에서 나왔던 것으로 보이는 질문들과 그에 대한 대답들이 실려있는데, 한 주제의 강의를 다 읽고 질문과 대답을 읽어보면 좋다. 마지막으로 책 맨 마지막에 보면 각 강의의 주석들이 나와있는데, 이와 함께 더 읽을거리를 소개해주고 있다. 논문들은 일반인이 읽기에는 무리가 있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읽기 때문인지 특별한 설명은 없는데, 단행본의 경우에는 일반인을 위한 책들을 추천하고 짤막하게 소개해주기도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주제에 관심이 생겼다면 강의를 진행한 교수님들의 추천 도서를 더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솔직히, 내용면에서는 좀 어려웠다. 특히 두 번째인 '생물 정보학의 최전선'과 세 번째 '양자 암호와 양자 정보학'은 문외한인 내가 읽기엔 너무 어려웠다. '생물 정보학의 최전선'에서는 내가 모르는 생물학 기호들이 막 튀어나와서 어지러웠다. 개념들도 너무 생소하고. '양자 암호와 양자 정보학'에서는 암호에 대해 설명할 때 까지만 해도 재미있었는데 양자가 튀어나오자마자 급격히 어려워졌다. 책에 보면 닐스 보어라는 학자가 양자 역학을 처음 접했는데 놀라지 않는 사람은 양자 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는 말을 인용하는데, 이런 주제를 일반인에게 강의하려고 했으니 아무리 쉽게 말해도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실제로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넘어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너무 어려웠다. 뒤의 세 교수님과 편집위원의 대담에서 정하웅 교수는 학생들이 물리학의 로망이라는 입자물리학 하러 왔다가 배워보니 이건 사람이 할 게 아니다, 싶어서 제갈길을 간다고 하던데, 일반인인 내가 일반인 대상의 강의 듣고도 눈이 돌아가는데 이걸 전공으로 삼으려고 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어려웠을까 싶다.
첫 번째 강의는 네트워크를 다룬다. 이건 아무래도 정보와 네트워크가 키워드라 그런지, 교수님이 설명을 쉽게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재미있다. 강의에서 교수님도 계속 말하지만, 네트워크라는게 실제 우리가 어디를 둘러봐도, 바로 내 주위의 사람들만 봐도 찾을 수 있는 것이라 더 쉽게 느껴졌던 것 같다. 자연상의 네트워크는 거의 대부분 허브를 갖는다는 것, 하지만 허브 뿐만 아니라 매개자와 중심자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난 인문학도라 네트워크 하면 아무래도 인간이 중심이 되는 것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에 인간관계나 조직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뿐만 아니라 정리해보면 많은 것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카이스트 명강 시리즈 두 번째는 뇌에 대한 것이라는데, 동물 행동과 인간 행동, 신경에 관한 강의라고 한다. 이건 또 얼마나 어려울런지 모르겠지만 뇌에 관한 것이라니 또 흥미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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