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30. 00:54



불안

저자
알랭 드 보통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 2012-01-0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의 원인과 해법을 파헤친다!여행의 기술, 무...
가격비교







<카이스트 명강 01-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를 다 읽고 나서 그동안 끄트머리만 안 읽고 남겨놨던 책들을 읽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근데 생각해보니 도서관에서 빌린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라는 책이 반납 기일이 얼마 안 남았다...<2013년 이상문학상 작품집>과 <TV피플>은 좀 나중에 읽던지 해야지.


여튼 <불안>이다.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마침 요새 자꾸 우울해지고 자기비하만 하게 되는 것 같은 차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있던 이 책을 발견했다. 연애를 색다르게 풀어낸 것처럼 불안도 색다르고 재미있게, 그리고 납득할 수 있게 해석해줄까, 싶어서.


읽은 지 오래 됐는데 일단은 인상깊었던 부분에 대해서만 써놓고 나중에 다시 읽게 되면 제대로 써보자.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불안의 원인과 해결 방법이다. 알랭 드 보통은 불안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계급이 사라지고 신분상 모두가 평등해짐으로 인해 경제적 격차를 더욱더 크게 느끼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신기했다. 보통 학교에서 노예제 철폐라던지 선거권 확대 등은 '좋은 거'라고 배우는데, 이로 인해 과거에는 아예 비교 대상조차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비교 대상이 되고 그에 따라서 나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원인이라면 해결책은 경제적 성취를 평등하게 만들거나 격차를 납득할 만하게 만들어야 해결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신분이라는 것은 과거에 몇몇 사람들이 잉여 생산물을 축적하면서 부유해지고 그것이 대를 이으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과거 신분제가 있었던 시대에 낮은 신분의 사람들이 높은 신분의 사람들을 '감히' 질투하지 못했던 것은 신분제가 경제적 차이와 그로 인한 질투와 불안을, 그리고 그 불안이 커져 혁명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회의 근본 체제 속에서, 또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인식 속에서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도덕적 가치에 집중하는 것은 지금은 사라진 신분제를 대신해 부유층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질투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결은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안 다섯 파트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결국 각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겉으로 드러나는 부나 사회적 지위가 아닌 본질에 가치를 두라는 것이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그 본질을 보고 평가한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너무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린다는게 문제. 뭔가 실질적으로 팍 해결될 수 있는 것을 바랐는데 그게 아니라 조금 실망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닐텐데 즉효성 있는 해결책이 있었다면 진즉에 퍼졌겠지.


+이제는 책을 읽을 때 꼭 메모를 하면서 읽어야 겠다. 이번 처럼 오랜 텀을 두고 읽게 되더라도 내용을 기억하고 감상글을 쓰기 쉽도록.

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