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해당되는 글 54건

  1. 2014.12.21 사랑에 대한 모든 것
  2. 2014.12.21 괴물들이 사는 나라(블루레이)
  3. 2014.12.10 엑소더스 : 신들과 왕들
  4. 2014.11.24 싸이코
  5. 2014.11.16 머니볼(DVD)
  6. 2014.11.09 인터스텔라
  7. 2014.11.07 밀크
  8. 2014.11.03 보이후드
  9. 2014.10.28 제보자
  10. 2014.1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재감상.
2014. 12. 21. 01:38



사랑에 대한 모든 것 (2014)

The Theory of Everything 
7.7
감독
제임스 마쉬
출연
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 찰리 콕스, 해리 로이드, 데이빗 튤리스
정보
로맨스/멜로 | 영국 | 123 분 | 2014-12-10

<스포일러 주의>






길가다 포스터는 많이 봤는데, 관심도 없고 뭐에 대한 영화인지도 모르겠고 하다가 사다놓은 영화표 할인 쿠폰 마감이 다 돼서 볼거 없나 찾다가 보게 된 영화. 진짜 아무런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좋았다.


스티븐 호킹에 관한 실화. 첫 번째 부인인 제인이 쓴 책을 원작으로 한다. 호킹의 대학시절, 제인을 만나고 자신의 학문적 연구 방향을 발견하게 되고, 루게릭 병을 앓게 되면서 제인의 도움으로 연구를 진척시키던, 하지만 개인 생활은 점점 힘들어지던 그런 시기의 이야기다.


호킹은 천재이고 대외적인 연구 성과는 대단해서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자기 혼자서는 거동조차 불가능했던 호킹은 제인의 보살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제인 역시 사랑이라는 감정을 원동력으로 헌신적으로 호킹을 보살피지만, 그것도 결국은 한계가 있다. 


원작이 제인이 쓴 책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균형잡힌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호킹은 제인이 바람피우고 자신을 버렸다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원작을 보지 못했고 원작이나 이 영화에 대해 호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실화로써의 이 영화에 대해서는 사실 뭐라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랑의 뜨거웠던 시절뿐만 아니라 뜨거움이 식고 난 뒤에 닥쳐오는 비극적이고도 현실적인 시기에 대해서도 눈 돌리지 않고 바라본다는 점에서 좋다. 얼마나 실화에 기반했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그리고 그 현실적인 시기가 비극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까지 보여줘서 좋다. 영화 마지막에 호킹과 제인이 함께 보냈던 시간이 거꾸로 흘러간다. 그 되감기의 끝은 호킹과 제인의 첫 만남이었다. 둘의 사랑이 뜨겁게 시작되어 힘들었던 시기를 거치고 결국은 결별로 끝을 맺고 말았지만, 그래도 호킹의 시작은 제인과의 첫 만남이었다. 우주의 시작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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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2. 21. 00:33



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 
6.8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맥스 레코드, 캐서린 키너, 마크 러팔로, 로렌 암브로스, 크리스 쿠퍼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 101 분 | -


꼬마인 맥스는 외롭다. 아빠는 없고 누나도 엄마도 맥스와 놀아주지 않는다. 맥스는 자신을 혼내는 엄마의 어깨를 물고 집을 뛰쳐나온다.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도착했다. 맥스는 괴물들 사이에서 자신을 왕이라 속이며 녹아든다.


원작도 동화이고 영화의 주인공도 어린아이지만,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아니, 어른이 봐야 더 느끼는 것이 많을 지도. 맥스와 괴물들의 모습이 일견 유치해보일수도 있지만 어느샌가 어른인 우리 주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맥스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가장 먼저 친해진 괴물이 맥스와 가장 비슷한 성격인 괴물이고, 결국 맥스가 직접 겪으면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애정이 부족하고 사랑받고 싶은 아이들이, 남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모르고 떼쓰고 괴롭히는 것으로만 표현할 줄 알다가 괴물들과의 생활을 통해 남을 이해할 줄 알게 되는 성장담이기도 하다. 하지만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있는 여러 괴물들은 한 가지 측면이 강조되긴 했지만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일면이다. 아이들처럼은 아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땡깡부리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의견을 잘 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회의적이고 시비만 거는 사람도 있고 다른 친구와 논다고 삐지는 사람도 있다. 어른들은 항상 이성적이고 냉정하고 뭐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알고보면 차라리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내뱉어 알기 쉬운 아이들이 훨씬 상대하기 쉬운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영화는 동화라기보단 우화처럼 느껴진다. 괴물들이 서로 다투는 것도 남일 같지가 않고.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매력적인 영화다. 괴물들은 전부 CG가 아니라 실제 인형옷을 입은 배우들로 촬영됐다(표정 변화는 CG일 것 같다). 풍경도 너무 아름답고 괴물들의 모습도 기괴하면서 어딘가 그립다. 음악 역시 정말 좋은데, 어린이들이 부른 노래가 많은데 굉장히 좋다. 영상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맥스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때는 나도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느낄 정도로 그 분위기에 푹 빠져들었다.


블루레이에는 메이킹필름을 비롯한 다양한 부가영상이 있다. 내용이 겹치는 부가영상도 있긴 하지만 흥미롭기도 하다. 특히 동화가 원작인 만큼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촬영 현장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제작진과 감독이 주인공을 비롯한 어린이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즐기면서 촬영해왔는지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단편영화도 하나 있긴 한데, 크게 재미있진 않았다. 기묘한 동화같은 내용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코멘터리가 없다는 점, 그리고 인형탈에 관한 부가영상이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괴물들의 표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인형옷과 탈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는지와 같은 것들이 참 궁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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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2014)

Exodus: Gods and Kings 
5.5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크리스찬 베일, 조엘 에저튼, 시고니 위버, 존 터투로, 벤 킹슬리
정보
드라마 | 영국, 미국 | 154 분 | 2014-12-03

<스포일러 주의>





널리 알려진 모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아는 모세의 이야기는 '지팡이를 꽂자 바다가 갈라졌더라'정도라 그냥 모르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영화는 모세가 이집트 왕의 절친한 친구이자 명망있는 장군이었던 시기부터 시작된다. 모세가 히브리인이라는 소문이 돌자 모세를 내심 질투하던 람세스는 모세를 쫒아낸다. 쫒겨난 모세는 동쪽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지만 신의 계시를 받고 자신이 이집트에서 고통받는 히브리인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사명을 느낀다.


성경을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일테고, 모르는 사람도 대충은 알지 않을까 싶은 줄거리다. 영화가 흥미로운 부분은 다들 아는 이야기를 색다른 관점으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신은 그 모습처럼 하는 행동도 신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이 짧고 치기어리다. 모세는 신의 계시를 받아 행동하는 대리인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신과 대립하기도 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또한 탈출한 히브리인들이 나중에 서로 반목하고 갈등을 만들 것을 염려하는 등 현실적인 모습도 보였다.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신이 한 일은 모세에게 동기부여를 해준 정도인 것 같다. 이후 일어났던 일들은 어찌보면 신이 도움이 되긴 했던건가 싶기도 하고. 신이라면, 전지전능한 존재라면 왜 애초에 히브리인들을 들어다 가나안 땅에 옮겨주지 못했을까. 아니, 애초에 왜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인들의 핍박과 박해 속에서 살게 놔뒀나.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처음부터 인간을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 어떠한 갈등도 없는 낙원으로 만들 수는 없던걸까. 처음부터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지 않도록 만들 수는 없었던걸까. 신이라는 존재가 만약에 있다면, 인간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뭐, 이야기가 잠깐 새긴 했는데, 하여튼 신과 모세의 관계 설정에서 조금 예상 외였던 것은 있지만 큰 줄거리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규모가 큰 장면들이 주는 압도감이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좀 늘어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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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0000)

Psycho 
9.4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출연
안소니 퍼킨스, 자넷 리, 베라 마일스, 존 개빈, 마틴 발삼
정보
스릴러, 공포 | 미국 | 109 분 | 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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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싸이코>의 블루레이를 구매하게 된 건 이런 것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고전 소설을 읽는 수험생의 마음이라던지, 명작동화를 읽게 하는 부모님의 마음이라던지, 재미 없지만 앞으로의 공부를 위해 꼭 들어야 하는 지루한 개론 수업을 듣는 대학생의 마음이라던지.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이름은 이미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고, 영화 <싸이코> 역시 스릴러의 고전같은 느낌이 든다.


'어차피 중고로 사는 거니 재미 없으면 다시 팔면 되고 유명한 고전 영화니 한 번쯤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게다가 1960년에 만들어진 흑백영화를 내가 내 의지로 또 언제 보겠어.' 이런 마음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집어왔던 것이다.


부동산 경리인 마리온은 돈 때문에 애인과의 결혼이 힘들다. 어느날 부동산에서 거래름인 4만달러를 훔쳐온 마리온은 도주중에 낡은 모텔에 묵게 된다. 모텔은 괴팍한 병든 노모를 모시는 노먼 베이츠가 운영하고 있다. 마리온은 모텔에서 묵게 된 첫날 밤 노먼 베이츠의 노모에게 살해당한다. 마리온의 언니와 애인, 그리고 부동산에서 고용한 탐정이 마리온을 찾기 시작한다.


우선, 흑백영화임에도 상당히 깔끔해서 놀랐다. 대사나 연기는 요즘 영화와 비교하면 연극같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그 유명한 샤워실 살인 장면은 생각보다 되게 허술하다. 마지막 심리학자의 장황한 설명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결말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별개로 옛날 영화임에도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긴장감도 있었다. 은근 긴장하는 내 자신이 신기하기도 했고. 노먼 베이츠 역을 맡은 배우 안소니 퍼킨스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심리학자의 트릭 설명 이후 마지막에 홀로 감금된 노먼 베이츠는 오히려 샤워실 살해 장면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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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1. 16. 17:40



머니볼 (2011)

Moneyball 
8.2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조나 힐, 로빈 라이트,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케리스 도시
정보
드라마 | 미국 | 133 분 | 2011-11-17



넥센 히어로즈의 단장인 이장석의 별명 중 하나가 '빌리장석'이다. 여기서 '빌리'가 이 영화의 주인공 빌리 빈 단장에서 따온 것이다. 빌리 빈 단장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으로, 당시 선수를 평가하는데 있어 불합리한 요소들이 반영되는 것을 반대하고 세이버메트릭스를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들을 영입하여 메이저리그에 새바람을 불러왔다. 영화는 이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인 책 <머니볼>은 경영학 서적으로 분류된다. 경영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알고 있는 '블루오션' 전략의 야구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또는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도입한 이야기라던지. 뭐 하여튼, 경영학적 관점에서 관심있어할 사례인 것은 분명하다.


피터는 구단이 선수를 사오는 것이 아닌 승리를 사와야 한다고 말한다. 구단의 목적은 승리하는 것이고, 그 수단이 좋은 선수(=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다. 빌리 빈 단장은 그 말을 실행으로 옮긴다. 구단의 모든 스카우트들, 외부의 시선, 심지어 같은 팀 감독마저 반대하지만 자신의 믿음을 실천으로 옮긴다. 물론 빌리 빈도 그 과정에서 의문을 갖기도 하고 실패할까 초조해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끝내 실천으로 옮기고 그의 실험은 (어느정도) 성공한다.


빌리 빈의 신념과 그를 지탱해주는 피터의 이야기가 극적이진 않지만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DVD의 모든 부가영상에는 한글자막이 들어있다. 브래드 피트의 NG장면, 삭제장면, 빌리 빈에 관한 인터뷰, 영화 제작 뒷이야기가 부가영상으로 수록되어있다.


브래드피트의 NG장면은 별거 없다. 그냥 한 씬에서 브래드 피트가 웃음을 참지 못해서 자꾸 NG가 났던 장면만 들어있다. 삭제장면은 '이 장면이 왜 빠졌을까' 생각하면서 본다면 어떤 영화던 삭제장면은 볼만하다. 가장 흥미있던 부분은 빌리 빈에 관한 인터뷰이다. 원작 작가와 감독, 각본가, 빌리 빈 본인도 나온다. 게다가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잠깐 나온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당시의 분위기와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가 실존인물의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다보니 이 인터뷰들도 흥미로웠다. 영화 제작 뒷이야기는 개인적으로 크게 흥미롭진 않았다. 2002년의 야구를 복원하기 위해 구장을 꾸미고 락커룸을 만들고 유니폼을 만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는 실제 당시 경기의 자료화면과 이를 바탕으로 다시 찍은 장면들이 함께 나오는데, 자료화면과 다시 찍은 장면간의 느낌이 너무 달라 개인적으로 불만이었다. 특히 선수에 집중시키려고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경기에서 구장을 어둡게 처리하고 선수쪽에만 조명을 비춰 찍은 장면들이 있었는데, 실제 야구 볼 때와 느낌이 달라 오히려 집중이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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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1. 9. 21:24



인터스텔라 (2014)

Interstellar 
8.4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매튜 매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케이시 애플렉
정보
SF | 미국 | 169 분 | 2014-11-06

<스포일러 주의>






아이맥스로 보고싶었는데 그냥 일반스크린으로 봤다. 영화 소개도 안 보고 꽤 하드한 SF라는 말만 듣고 갔다.


아마 이 영화는 SF를 좋아하는 사람, 특히 과학 지식들로 세계관이 튼튼하게 만들어진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대로 SF를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글쎄. 크게 재미있다고 느낄지는 모르겠다.


어떤 이유로 지구는 점차 인간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아마 다음 세대가 지구의 마지막 인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그런 세계. 나사는 비밀리에 인류를 다른 행성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과거 우주비행사였던 주인공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이 계획에 참여하게 되고, 먼저 떠나있던 연구원들이 보내는 신호를 따라 사람이 살 수 있을 행성을 확인하러 떠난다. 그리고 지구에서는 인류를 이주시키거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수정란을 우주로 보내 인류의 맥을 잇기 위한 계획이 진행중이다.


영화에서는 웜홀, 4차원 이상의 세계, 블랙홀, 상대성이론 등의 과학 이론이 등장한다. 분명히 어려운 내용이지만, 적어도 영화를 보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는 설명이 된다. 어려운 내용일텐데 영화를 보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설명해서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설명들을 바탕으로 우주 여행 장면들을 보다보면 감탄을 내뱉게 된다. 영상도 아름답고, 웜홀을 통과한다던지 블랙홀 안으로 들어가 시간과 공간이 배열된 장소를 떠다니는 장면은 아름답다. 또한 주인공이 자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늙어버린 자식들의 영상편지를 받고 눈물 흘리는 장면은 상대성이론을 머리로 이해시키기보다 그 현상을 가슴으로 느끼게 만들어주는 장면이었다.


나는 문과생이지만, 개인적으로 '우주'나 '심해', '블랙홀'과 같은 단어들이 주는 미지의 세계라는 느낌을 좋아해서 관련 기사들이 뜨면 가끔 읽어보곤 한다. 그래서 얼마 안 되지만 SF소설도 재미있게 읽었고. 그래서 <인터스텔라>는 더욱더 내 취향에 맞았다.


그에 비해, 스토리는 가족의 사랑을 중심으로 한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다.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이지만(몇몇 장면에서는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맷데이먼과의 갈등이나 마이클 케인이 죽기 전에 숨겨왔던 비밀을 이야기해주는 부분은 살짝 고개가 갸웃거려졌고, 마지막에 진화한 인류(=외계인)의 안배로 주인공이 다시 딸을 만나게 되는 장면도 너무 가족애를 강조한 결말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우주의 신비로움과 함께 가족의 따뜻함도 나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커다란 스크린에서 본다면 훨씬 더 멋진 체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주인공이 어떤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인류 구원을 위한 우주 여행을 시작->블랙홀로 들어감->진화한 인류가 만들어준 4차원 공간에서 딸에게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공식을 알려줌->인류 구원->이 인류가 진화하여 5차원의 존재가 됨. 이런 순서로 시간이 흐르는 것 같은데, 그러면 시간축 상 모순이 생기는 거 아닌가? 인류가 지구에서 아직 살고 있을 때(주인공이 우주여행을 하기 전)에는 5차원의 존재가 같은 시간상에 존재할 수가 없는 것 같은데. 왜냐하면 5차원의 존재가 진화한 인류라고 나오기 때문이다. ...아니면 내가 설명을 잘못 들은건가. 5차원의 존재가 인류의 진화형이 아니라 그냥 5차원에 사는 어떤 존재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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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1. 7. 23:50



밀크 (2010)

Milk 
9
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숀 펜, 에밀 허쉬, 조쉬 브롤린, 디에고 루나, 제임스 프랭코
정보
드라마 | 미국 | 128 분 | 201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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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 밀크는 게이다. 애인과 함께 시러운 삶을 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넘어온 밀크는 그곳에서 게이에 대한 차별을 경험하고, 게이들의 인권을 개선시키기 위히 정치권으로 나간다.


영화는 개인적으로 평균 이상이었다. 재미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전혀 어색함이 없고 특히 숀 펜은 (나는 실제로 게이를 모르지만)정말 게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이 영화가 정말 멋진 영화까진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하비 밀크의 이야기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밀크는 사실 영웅이 아니다. 그의 사상활은 혼란스러웠다. 정치 무대로 나아가던 도중 애인과 불화로 헤어졌고, 새로 사귄 애인은 지나치게 의존적이어서 그를 힘들게 했다. 그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해 다른 정치인과의 약속을 어기기도 했고 연출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하비 밀크의 평범함에서 오히려 이 영화의 메시지가 힘을 발한다. 밀크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소수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직접 움직였다. 게이뿐만 아니다. 세상의 많은 소수자들이 행동을 통해 정치적인 힘을 형성했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쟁취해왔고 세상을 변화시켰다.


하비 밀크는 게이지만, 영화는 꼭 게이만을 입장에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차별과 부당한 억압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부가영상을 보면 영화에 참여한 배우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그중 한 사람은 젊은 사람들이 꼭 투표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표도 행동이다. 밀크는 세 번의 낙선을 경험했지만 그를 또다시 선거에 도전하게 만든 것은 점점 늘어나는 지지자들이었다. 그리고 그 지지를 나타내주는 것이 바로 득표수였다. 누구는 당선자에게 향한 표가 아니면 가치가 없다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탈락한 후보에게 향한 표 역시 그를 얼마나 지지하는지 나타내준다.


나는 이 영화를 게이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소수자에 대한 영화로 읽어서 게이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많지 않다. 다만 영화에서 밀크는 게이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게이들이 용기있는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자신들을 드러내야 한다고. 우리나라는 아직 커밍아웃이 정말 커다란 이슈다. 커밍아웃을 한다는 것은 곧 혼자가 될 각오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도 밀크와 같이 행동하는 게이가 있다면 게이가 커다란 이슈가 되고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그래.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이 첫 걸음이다. 밀크는 영웅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밀크는 첫 걸음을 뗀 사람이고, 다른 사람이 따라갈 수 있도록 제일 앞서 걸었던 사람이다.


밀크가 정치권에서 활동한 시기는 70년대다. 오래 지나지 않은 만큼 당시 밀크의 곁에 있었던 사람들 중 아직도 살아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영화에 카메오로 등장하는데, 부가영상을 보면 더 의미있다. 그리고, 감독도 작가도 둘 다 게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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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1. 3. 22:01



보이후드 (2014)

Boyhood 
8.7
감독
리차드 링클레이터
출연
엘라 콜트레인, 에단 호크, 패트리샤 아케이트, 로렐라이 링클레이터, 엘리야 스미스
정보
드라마 | 미국 | 165 분 | 2014-10-23



처음엔 관객평과 평론가평이 모두 좋아서 궁금했다. 줄거리를 봤는데,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냥 성장영화인건가 싶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줄거리로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영화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말 그대로 '성장'에 관한 이야기였다. 같은 배우로 12년간 찍었다는 점이 더 그렇게 느낄 수 있게 만들었던 것 같다. 진짜 한 사람의 유년기를 들여다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은 의외로 아무렇지 않은 시간들의 연속일 수 있지만 또 그 아무렇지 않은 시간들 속에서 어떤 부분들이 나를 만들어간다. 그때는 그게 내 인생에 그런 영향을 끼칠지 몰랐지만, 후에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 순간이 나라는 인격체를 쌓아올리는 벽돌의 하나였음을 깨닫는다. 영화에서는 매 해마다 있었던 중요한 이야기들을 전부 다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정말 아무 의미 없을 것 같은 부분도 있다. 그런 순간들 순간들이 모여서 소년 시절을 형성한다.


주인공인 아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누나, 엄마, 아빠 역시 아들과 함께 12년의 시간을 함께 보낸다. 초점이 누구에게 맞춰지느냐에 따라 또 느껴지는 바가 달라진다. 나중에 아들이 독립할 때 엄마의 외침이 기억에 남는다. 이제 인생에 남은 것은 장례식밖에 없다는...


영화는 어찌보면 진짜 별거 아닌 이야기들이지만 또 그게 의외로 되게 재미있다. 다 보고 나왔을 때 생각보다 영화가 길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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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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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2014)

8
감독
임순례
출연
박해일, 이경영, 유연석, 박원상, 류현경
정보
드라마 | 한국 | 113 분 | 2014-10-02

<스포일러 주의>







황우석의 논문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그땐 공부하고 노느라 논문조작 사건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워낙 큰 일이었어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제보자>가 실제 사건과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무언가에 대한 지지와 호응이 집단을 이루게 되면 그 집단 내부에서 정화의 기능이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지지와 호응의 대상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이 수용되지 않게 되면 그것은 맹목적인 믿음으로 흐르게 되고 폐쇄되어 내부에서부터 썩어가게 된다. 우린 우리가 믿는 것들을 한 번쯤 의심할 수 있어야 하고 상대방의 비판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믿음은 우리의 두 눈을 가리고 두 귀를 막는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적인 토론이 필요하다.


영화에서 이 믿음을 키운 것은 언론이다. 언론은 연일 자극적이고 지나치게 희망적인 보도를 통해 이장환 박사의 연구를 홍보했다. 의문과 의혹이 받아들여질 수 없는 환경을 만든 것은 언론이다. 일반인이 전문적인 연구분야를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기 때문에 언론의 부풀려진 보도는 그대로 수용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영화에서 언론의 호응은 이장환 박사가 의도한 것이다. 이장환 박사는 연구인력만큼이나 많은 홍보인력을 통해 보도자료를 뿌려댔다. 하지만 언론이 홍보자료를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장환 박사는 영화 후반부에 멈출 때를 놓쳐버렸다고 말한다. 하나를 만들면 둘을 원하고, 둘을 원하면 넷을 원한다고. 지나친 성과주의는 결국 비윤리적인 과정을 용인하게 된다. 정당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결과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극적이다. 조금 오글거리는 부분도 있다. 실제 사건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거고, 아닌데 각색하면서 들어간 장면이라면 빼는게 나았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아예 이 내용을 다큐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그쪽이 더 흥미로웠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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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8)

The Good, The Bad, The Weird 
7.9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류승수, 윤제문
정보
서부 | 한국 | 133 분 | 20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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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연달아 극장에서 봤던 영화만 다시 보고 있다. <놈놈놈> 다음에 <추격자>도 다시 봤다. <추격자>는 <황해>까지 보고 나서 글을 남겨야지.


사실 별로 쓸 말은 없고. <놈놈놈>은 극장에서 봤을 때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집에서 다시 보니 생각보다 너무 별로였다. 내용을 알아서 재미가 없다고 말하기엔 역시나 다시 본 <퍼시픽 림>, <프로메테우스>, <추격자>는 다 너무 재미있었고. 스토리보다 영상으로 즐기는 영화라 그렇다기에는 <퍼시픽 림>의 스토리가 더 빈약한데도 다시 봐도 재미있었고.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뭐, 정우성도 이병헌도 송강호도 여전히 멋있긴 하다. 그런데 이 영화가 벌써 6년이나 된 영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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