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4. 20:26



노바미디어에서 발매하는 어벤져스 풀슬립 스틸북 B를 예약했다. 8분인 현재 노바미디어 홈페이지에는 스틸북 모음만 품절이고 예스24는 렌티큘러 스틸북만 품절. 예상보다 매진속도가 느리다. 자전거 가지고 오면서 아슬아슬하게 집에 도착해 급하게 구매했는데 좀 억울하기도 하다.


구성은 위 사진의 책자와 아트카드, 렌티큘러 포스트카드 외에 3D와 2D 합본에 2D 디스크에는 약 40분가량의 부가영상이 한글자막과 함께 수록되어있다고 한다. 부가영상 분량이 만족스럽지 않은데, 기존에 나왔던 2D 블루레이와 같은 것으로 보인다. 지극히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나중에 어벤져스 3까지 나오고 나면 페이즈별 합동팩 형식과 함께 부가영상이 추가된 개별 영화들이 재발매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때쯤 되면 금전적으로 여유도 있다면 페이즈별로 나오는 한정판을 구매하고싶다. 그러면 이건 처분하게 되겠지.


디자인은 총 4종으로, 어벤져스 전체 멤버가 함께 나온 아웃케이스의 렌티큘러판, 아이언맨과 헐크가 앞뒤를 차지한 풀슬립 A,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가 앞뒤를 차지한 풀슬립 B, 토르와 호크아이가 앞뒤를 차지한 풀슬립C이다. 모두가 함께 나온 렌티큘러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한정판은 전부 풀슬립으로 구매하고 있어서 다른 블루레이와의 통일성을 위해 풀슬립으로 구매했다. 렌티큘러판은 풀슬립이 아니라 오링케이스인 것으로 보인다. 덧붙여 DVD프라임 게시판을 눈팅해보니 렌티큘러판이 제일 인기가 많을 것 같아 경쟁을 좀 피해보고자 한 것도 있다.


풀슬립은 멤버가 전부 있는게 아니라 뭘로 할까 고민했는데, 여자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캡틴 아메리카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블랙 위도우(흐흐)가 앞뒤에 배치된 풀슬립B로 골랐다.


글을 다 쓴 지금 24분에 다시 보니 노바미디어에는 하나도 품절이 안 됐고(스틸북 모음은 누가 다시 반품했는지), 예스24는 렌티큘러와 풀슬립B만 품절된 상태. 예상보다 품절이 안 되는구나.


5월 12일 배송예정이라 한다. 그때쯤이면 어벤져스2도 봤을테디 다시 감상해야지.

Posted by 곰고옴
2015. 4. 14. 22:41

볼 시간도 없으면서 블루레이를 사재끼고 있다. <인터스텔라> 스틸북과 <동감> 한정판이 오늘 도착했고, 꽤 돼긴 했지만 <러스트 앤 본> 한정판도 도착했다. 알라딘에서는 <파프리카>와 <마더>, <세븐>, <드라이브> 풀슬립 스틱북 한정판도 샀고 며칠전 예스24 단독특가에서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와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데어 윌 비 블러드>를 샀다. 오늘은 <미스트>를 구매하려 했는데 지금 고민중이다.


하나씩 이야기 해보자면,


<인터스텔라>는 사실 디지북을 사고 싶었는데, 재고가 스틸북밖에 없었다. 스틸북은 벗겨질까봐 너무 불안한데. 표지도 디지북이 더 낫다.


<동감>은 정말 예전에 TV로 봤던 영화인데, 잘은 기억 안 나지만 되게 묘한 느낌으로 재미있었다는 기억이 있다. 하지원이 나왔었다는 것은 몰랐지만 유지태와 김하늘이 되게 기억에 남았다. 부가영상이 많은 것도, 화질이 좋은 것도 아니지만 그 기억 때문에 구매.


<파프리카>와 <마더>는 원래 보고싶었던 영화고, <세븐>은 업그레이드용으로 구매하고 DVD는 팔았다.


<드라이브>는 예전에 개봉당시부터 보고싶었는데 못 본 영화. 한정판 프리오더 할 때 알긴 했는데, 부가영상이 많지 않아 포기했다가 알라딘 중고장터에 나와 싸게 샀다.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대부>, <좋은 친구들>과 함께 갱스터 영화 하면 손에 꼽는 영화라길래 구매. 영화가 겁나 길다. 언제 보게 될까.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는 줄거리만 봤는데 되게 끌렸다. <복수는 나의 것>같은 느낌일까.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마스터>를 너무 인상깊게 봐서.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지만 관련이 없는 영화는 아닌 것 같아 구매했다. <인히어런트 바이스>도 구매하고 싶은데, 가격이 너무 쎈데도 부가영상은 엄청 부실해서 사지 않았다.


최근에는 집에서 <인셉션>과 <블랙 스완>, <마스터>를 봤다. <인셉션>과 <블랙 스완>은 재감상인데, 역시나 재미있다. <인셉션>은 슬슬 블루레이로 업그레이드해야겠다. <마스터>는 뭐라 딱 정리되지는 않는데, 몇 번 더 보게 될 것 같고 더 봐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Posted by 곰고옴
2015. 3. 19. 16:14



위플래쉬 (2015)

Whiplash 
8.4
감독
데미언 차젤
출연
마일스 텔러, J.K. 시몬스, 폴 라이저, 멜리사 비노이스트, 오스틴 스토웰
정보
드라마 | 미국 | 106 분 | 2015-03-12







*내 왓차 평점 ★★☆

원하는 것을 이뤄내기 위해 악마와 손을 잡는 이들이 있다. 악마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채찍질을 한다. 살이 터지고 짓무른 살을 악마가 휘두르는 채찍이 계속 휘감는다. 그들은 자신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도 상관 없다는 듯이 눈만을 번쩍인다. 어찌보면 그들 자신이 악마일지도 모른다.


<위플래쉬>는 악마와 거래한 드러머의 이야기다. 주인공 앤드류의 주변은 삭막하다. 친구도 없고 사회적 지위도 낮다. 벗어나고 싶은데, 주변엔 온통 현실에 안주하는 이들 뿐. 그가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은 드럼밖에 없다. 그런 그에가 다가오는 악마는 최고의 실력자인 플렛처 교수. 앤드류는 플렛처 교수의 채찍질에 고통받으며 이를 악문다.


<블랙 스완>을 처음 봤을 때, 머릿속으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가슴은 쿵쾅거렸다. <위플래쉬>를 보고 나와서도 마찬가지다. 플렛처의 교수법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는 그런 경지도 있다는 것을 알 것 같았다. <블랙 스완>과 <위플래쉬>는 비슷한 느낌의 영화다. 경지에 도달하기 위한 광기에 가까운 집착. 다만 <블랙 스완>의 니나는 그 광기를 자기 내면에 가지고 있고, <위플래쉬>의 앤드류는 나약하지만 플렛처 교수의 광기에 이끌린다는 점이 다를 뿐.


개인적으로는 <블랙 스완>의 공포스러운 느낌을 좋아하지만, <위플래쉬>는 음악영화로서 사람을 이끄는 무언가가 있다. 특히 마지막의 연주는 보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고 만다.


플렛처의 교수법은 호불호가 나뉠 것이다. 실제로 여자친구는 예고편만 봐도 플렛처의 캐릭터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결국 나 혼자 봐야 했으니까. 극중 앤드류는 짧은 시간만 살더라도 이름이 평생에 걸쳐 남을 수 있다면 그것이 성공한 삶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플렛처는 가장 나쁜 말 중에 하나가 '그만하면 잘 했어'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 말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틀린 것도 아니다.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여서 이뤄낸 성과일지라도 자기 자신이 망가져버려서는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끝의 끝까지 자신을 몰아붙여 이뤄낸 것 그 자체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블랙 스완>을 봤을 때도 느꼈지만, <위플래쉬>를 보고 나서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나는 나약하다. 나는 내 자신을 저렇게까지 몰아붙일 수는 없다. 그래도 저렇게까지 자신을 다그쳐야만 얻어낼 수 있는 그 결과를 맛보고 싶기도 하다. 내가 저렇게까지 못 해서 그런 건지, 니나와 앤드류는 더할나위없이 빛나보인다. 니나가 공연 마지막에 지었던 그 표정, 앤드류와 플렛처가 마지막에 주고받던 눈빛. 그것이 기억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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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2015)

Fifty Shades of Grey 
6.5
감독
샘 테일러-존슨
출연
제이미 도넌, 다코타 존슨, 제니퍼 엘, 일로이즈 멈포드, 빅터 라수크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25 분 | 2015-02-25







원작인 책은 꽤 유명했던 것으로 안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SM에 관한 내용도 들어가고 꽤 야한 내용이라는 말은 들었다.


책을 읽어보지 않은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원작 소설까지 평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영화는 돈 내고 볼 가치는 없다.


대학 영문학과 학생인 아나스타샤는 친구 대신 간 인터뷰를 통해 크리스찬 그레이를 처음 만나게 된다. 서로에게 이끌린 둘은 좀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되고, 아나스타샤는 그레이의 특이한 성벽을 알게 된 뒤 갈등과 화해가 반복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감정선이 자꾸 끊어진다는 점이다. 소설에서는 어떻게 묘사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아나스타샤는 이중인격처럼 보일 정도로 갑자기 화를 냈다가 또 갑자기 풀어지곤 한다. 그레이는 과거 어머니의 친구(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로 인해 SM에 발을 들였고 서브미시브(SM에서 종의 역할)로서 길들여졌다. 또한 영화에서 그레이는 입양된 자식으로 나오는데, 이러한 과거가 그레이가 일반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이러한 그레이를 포용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내치려 들지도 않는다. 특히 그레이에게 받는 물질적인 부분들은 모두 받아들이는 모습은 보기 좋진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야기에 몰입도 안 되고 맥은 걸핏하면 툭툭 끊긴다.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딱히 기억나는 부분이 없을 정도.


심지어 SM 장면도 그다지 야하지 않고 의미도 없다. SM은 그레이가 여성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데, 그렇기 때문에 그레이라는 캐릭터를 설명하고 둘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SM 장면은 크게 의미가 없다. 특히 마지막에 아나스타샤가 엉덩이를 맞는 장면은 너무나 뜬금없고 이후 아나스타샤의 행동 역시 웃음만 나오게 한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너무나 어이없는 전개에 웃는 관객들도 몇몇 있었을 정도.


2편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봤는데, 마지막이 너무 급작스럽게 끝나는 걸 보니 2편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돈 주고 보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무료로 보여준다고 해도 시간이 아까워 보고싶지 않다.


+그래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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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모든 것 (2014)

The Theory of Everything 
7.7
감독
제임스 마쉬
출연
에디 레드메인, 펠리시티 존스, 찰리 콕스, 해리 로이드, 데이빗 튤리스
정보
로맨스/멜로 | 영국 | 123 분 | 2014-12-10

<스포일러 주의>






길가다 포스터는 많이 봤는데, 관심도 없고 뭐에 대한 영화인지도 모르겠고 하다가 사다놓은 영화표 할인 쿠폰 마감이 다 돼서 볼거 없나 찾다가 보게 된 영화. 진짜 아무런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좋았다.


스티븐 호킹에 관한 실화. 첫 번째 부인인 제인이 쓴 책을 원작으로 한다. 호킹의 대학시절, 제인을 만나고 자신의 학문적 연구 방향을 발견하게 되고, 루게릭 병을 앓게 되면서 제인의 도움으로 연구를 진척시키던, 하지만 개인 생활은 점점 힘들어지던 그런 시기의 이야기다.


호킹은 천재이고 대외적인 연구 성과는 대단해서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자기 혼자서는 거동조차 불가능했던 호킹은 제인의 보살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제인 역시 사랑이라는 감정을 원동력으로 헌신적으로 호킹을 보살피지만, 그것도 결국은 한계가 있다. 


원작이 제인이 쓴 책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균형잡힌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호킹은 제인이 바람피우고 자신을 버렸다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원작을 보지 못했고 원작이나 이 영화에 대해 호킹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실화로써의 이 영화에 대해서는 사실 뭐라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랑의 뜨거웠던 시절뿐만 아니라 뜨거움이 식고 난 뒤에 닥쳐오는 비극적이고도 현실적인 시기에 대해서도 눈 돌리지 않고 바라본다는 점에서 좋다. 얼마나 실화에 기반했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그리고 그 현실적인 시기가 비극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까지 보여줘서 좋다. 영화 마지막에 호킹과 제인이 함께 보냈던 시간이 거꾸로 흘러간다. 그 되감기의 끝은 호킹과 제인의 첫 만남이었다. 둘의 사랑이 뜨겁게 시작되어 힘들었던 시기를 거치고 결국은 결별로 끝을 맺고 말았지만, 그래도 호킹의 시작은 제인과의 첫 만남이었다. 우주의 시작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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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 
6.8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맥스 레코드, 캐서린 키너, 마크 러팔로, 로렌 암브로스, 크리스 쿠퍼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 101 분 | -


꼬마인 맥스는 외롭다. 아빠는 없고 누나도 엄마도 맥스와 놀아주지 않는다. 맥스는 자신을 혼내는 엄마의 어깨를 물고 집을 뛰쳐나온다.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도착했다. 맥스는 괴물들 사이에서 자신을 왕이라 속이며 녹아든다.


원작도 동화이고 영화의 주인공도 어린아이지만,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아니, 어른이 봐야 더 느끼는 것이 많을 지도. 맥스와 괴물들의 모습이 일견 유치해보일수도 있지만 어느샌가 어른인 우리 주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맥스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가장 먼저 친해진 괴물이 맥스와 가장 비슷한 성격인 괴물이고, 결국 맥스가 직접 겪으면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애정이 부족하고 사랑받고 싶은 아이들이, 남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모르고 떼쓰고 괴롭히는 것으로만 표현할 줄 알다가 괴물들과의 생활을 통해 남을 이해할 줄 알게 되는 성장담이기도 하다. 하지만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있는 여러 괴물들은 한 가지 측면이 강조되긴 했지만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일면이다. 아이들처럼은 아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땡깡부리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의견을 잘 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회의적이고 시비만 거는 사람도 있고 다른 친구와 논다고 삐지는 사람도 있다. 어른들은 항상 이성적이고 냉정하고 뭐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알고보면 차라리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내뱉어 알기 쉬운 아이들이 훨씬 상대하기 쉬운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영화는 동화라기보단 우화처럼 느껴진다. 괴물들이 서로 다투는 것도 남일 같지가 않고.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매력적인 영화다. 괴물들은 전부 CG가 아니라 실제 인형옷을 입은 배우들로 촬영됐다(표정 변화는 CG일 것 같다). 풍경도 너무 아름답고 괴물들의 모습도 기괴하면서 어딘가 그립다. 음악 역시 정말 좋은데, 어린이들이 부른 노래가 많은데 굉장히 좋다. 영상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맥스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때는 나도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느낄 정도로 그 분위기에 푹 빠져들었다.


블루레이에는 메이킹필름을 비롯한 다양한 부가영상이 있다. 내용이 겹치는 부가영상도 있긴 하지만 흥미롭기도 하다. 특히 동화가 원작인 만큼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촬영 현장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제작진과 감독이 주인공을 비롯한 어린이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즐기면서 촬영해왔는지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단편영화도 하나 있긴 한데, 크게 재미있진 않았다. 기묘한 동화같은 내용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코멘터리가 없다는 점, 그리고 인형탈에 관한 부가영상이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괴물들의 표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인형옷과 탈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는지와 같은 것들이 참 궁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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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신들과 왕들 (2014)

Exodus: Gods and Kings 
5.5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크리스찬 베일, 조엘 에저튼, 시고니 위버, 존 터투로, 벤 킹슬리
정보
드라마 | 영국, 미국 | 154 분 | 2014-12-03

<스포일러 주의>





널리 알려진 모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아는 모세의 이야기는 '지팡이를 꽂자 바다가 갈라졌더라'정도라 그냥 모르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영화는 모세가 이집트 왕의 절친한 친구이자 명망있는 장군이었던 시기부터 시작된다. 모세가 히브리인이라는 소문이 돌자 모세를 내심 질투하던 람세스는 모세를 쫒아낸다. 쫒겨난 모세는 동쪽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지만 신의 계시를 받고 자신이 이집트에서 고통받는 히브리인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사명을 느낀다.


성경을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일테고, 모르는 사람도 대충은 알지 않을까 싶은 줄거리다. 영화가 흥미로운 부분은 다들 아는 이야기를 색다른 관점으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신은 그 모습처럼 하는 행동도 신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이 짧고 치기어리다. 모세는 신의 계시를 받아 행동하는 대리인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신과 대립하기도 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또한 탈출한 히브리인들이 나중에 서로 반목하고 갈등을 만들 것을 염려하는 등 현실적인 모습도 보였다.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신이 한 일은 모세에게 동기부여를 해준 정도인 것 같다. 이후 일어났던 일들은 어찌보면 신이 도움이 되긴 했던건가 싶기도 하고. 신이라면, 전지전능한 존재라면 왜 애초에 히브리인들을 들어다 가나안 땅에 옮겨주지 못했을까. 아니, 애초에 왜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인들의 핍박과 박해 속에서 살게 놔뒀나.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처음부터 인간을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 어떠한 갈등도 없는 낙원으로 만들 수는 없던걸까. 처음부터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지 않도록 만들 수는 없었던걸까. 신이라는 존재가 만약에 있다면, 인간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뭐, 이야기가 잠깐 새긴 했는데, 하여튼 신과 모세의 관계 설정에서 조금 예상 외였던 것은 있지만 큰 줄거리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규모가 큰 장면들이 주는 압도감이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좀 늘어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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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0000)

Psycho 
9.4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출연
안소니 퍼킨스, 자넷 리, 베라 마일스, 존 개빈, 마틴 발삼
정보
스릴러, 공포 | 미국 | 109 분 | 00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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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싸이코>의 블루레이를 구매하게 된 건 이런 것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고전 소설을 읽는 수험생의 마음이라던지, 명작동화를 읽게 하는 부모님의 마음이라던지, 재미 없지만 앞으로의 공부를 위해 꼭 들어야 하는 지루한 개론 수업을 듣는 대학생의 마음이라던지. 알프레드 히치콕이라는 이름은 이미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고, 영화 <싸이코> 역시 스릴러의 고전같은 느낌이 든다.


'어차피 중고로 사는 거니 재미 없으면 다시 팔면 되고 유명한 고전 영화니 한 번쯤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게다가 1960년에 만들어진 흑백영화를 내가 내 의지로 또 언제 보겠어.' 이런 마음으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집어왔던 것이다.


부동산 경리인 마리온은 돈 때문에 애인과의 결혼이 힘들다. 어느날 부동산에서 거래름인 4만달러를 훔쳐온 마리온은 도주중에 낡은 모텔에 묵게 된다. 모텔은 괴팍한 병든 노모를 모시는 노먼 베이츠가 운영하고 있다. 마리온은 모텔에서 묵게 된 첫날 밤 노먼 베이츠의 노모에게 살해당한다. 마리온의 언니와 애인, 그리고 부동산에서 고용한 탐정이 마리온을 찾기 시작한다.


우선, 흑백영화임에도 상당히 깔끔해서 놀랐다. 대사나 연기는 요즘 영화와 비교하면 연극같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그 유명한 샤워실 살인 장면은 생각보다 되게 허술하다. 마지막 심리학자의 장황한 설명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결말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별개로 옛날 영화임에도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긴장감도 있었다. 은근 긴장하는 내 자신이 신기하기도 했고. 노먼 베이츠 역을 맡은 배우 안소니 퍼킨스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심리학자의 트릭 설명 이후 마지막에 홀로 감금된 노먼 베이츠는 오히려 샤워실 살해 장면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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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ball 
8.2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조나 힐, 로빈 라이트,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케리스 도시
정보
드라마 | 미국 | 133 분 | 2011-11-17



넥센 히어로즈의 단장인 이장석의 별명 중 하나가 '빌리장석'이다. 여기서 '빌리'가 이 영화의 주인공 빌리 빈 단장에서 따온 것이다. 빌리 빈 단장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으로, 당시 선수를 평가하는데 있어 불합리한 요소들이 반영되는 것을 반대하고 세이버메트릭스를 활용해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들을 영입하여 메이저리그에 새바람을 불러왔다. 영화는 이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인 책 <머니볼>은 경영학 서적으로 분류된다. 경영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알고 있는 '블루오션' 전략의 야구판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또는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도입한 이야기라던지. 뭐 하여튼, 경영학적 관점에서 관심있어할 사례인 것은 분명하다.


피터는 구단이 선수를 사오는 것이 아닌 승리를 사와야 한다고 말한다. 구단의 목적은 승리하는 것이고, 그 수단이 좋은 선수(=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다. 빌리 빈 단장은 그 말을 실행으로 옮긴다. 구단의 모든 스카우트들, 외부의 시선, 심지어 같은 팀 감독마저 반대하지만 자신의 믿음을 실천으로 옮긴다. 물론 빌리 빈도 그 과정에서 의문을 갖기도 하고 실패할까 초조해하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끝내 실천으로 옮기고 그의 실험은 (어느정도) 성공한다.


빌리 빈의 신념과 그를 지탱해주는 피터의 이야기가 극적이진 않지만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DVD의 모든 부가영상에는 한글자막이 들어있다. 브래드 피트의 NG장면, 삭제장면, 빌리 빈에 관한 인터뷰, 영화 제작 뒷이야기가 부가영상으로 수록되어있다.


브래드피트의 NG장면은 별거 없다. 그냥 한 씬에서 브래드 피트가 웃음을 참지 못해서 자꾸 NG가 났던 장면만 들어있다. 삭제장면은 '이 장면이 왜 빠졌을까' 생각하면서 본다면 어떤 영화던 삭제장면은 볼만하다. 가장 흥미있던 부분은 빌리 빈에 관한 인터뷰이다. 원작 작가와 감독, 각본가, 빌리 빈 본인도 나온다. 게다가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잠깐 나온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당시의 분위기와 이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가 실존인물의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다보니 이 인터뷰들도 흥미로웠다. 영화 제작 뒷이야기는 개인적으로 크게 흥미롭진 않았다. 2002년의 야구를 복원하기 위해 구장을 꾸미고 락커룸을 만들고 유니폼을 만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에서는 실제 당시 경기의 자료화면과 이를 바탕으로 다시 찍은 장면들이 함께 나오는데, 자료화면과 다시 찍은 장면간의 느낌이 너무 달라 개인적으로 불만이었다. 특히 선수에 집중시키려고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경기에서 구장을 어둡게 처리하고 선수쪽에만 조명을 비춰 찍은 장면들이 있었는데, 실제 야구 볼 때와 느낌이 달라 오히려 집중이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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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1. 9. 21:24



인터스텔라 (2014)

Interstellar 
8.4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매튜 매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케이시 애플렉
정보
SF | 미국 | 169 분 | 2014-11-06

<스포일러 주의>






아이맥스로 보고싶었는데 그냥 일반스크린으로 봤다. 영화 소개도 안 보고 꽤 하드한 SF라는 말만 듣고 갔다.


아마 이 영화는 SF를 좋아하는 사람, 특히 과학 지식들로 세계관이 튼튼하게 만들어진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대로 SF를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글쎄. 크게 재미있다고 느낄지는 모르겠다.


어떤 이유로 지구는 점차 인간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아마 다음 세대가 지구의 마지막 인류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그런 세계. 나사는 비밀리에 인류를 다른 행성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과거 우주비행사였던 주인공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이 계획에 참여하게 되고, 먼저 떠나있던 연구원들이 보내는 신호를 따라 사람이 살 수 있을 행성을 확인하러 떠난다. 그리고 지구에서는 인류를 이주시키거나,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수정란을 우주로 보내 인류의 맥을 잇기 위한 계획이 진행중이다.


영화에서는 웜홀, 4차원 이상의 세계, 블랙홀, 상대성이론 등의 과학 이론이 등장한다. 분명히 어려운 내용이지만, 적어도 영화를 보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는 설명이 된다. 어려운 내용일텐데 영화를 보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설명해서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설명들을 바탕으로 우주 여행 장면들을 보다보면 감탄을 내뱉게 된다. 영상도 아름답고, 웜홀을 통과한다던지 블랙홀 안으로 들어가 시간과 공간이 배열된 장소를 떠다니는 장면은 아름답다. 또한 주인공이 자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늙어버린 자식들의 영상편지를 받고 눈물 흘리는 장면은 상대성이론을 머리로 이해시키기보다 그 현상을 가슴으로 느끼게 만들어주는 장면이었다.


나는 문과생이지만, 개인적으로 '우주'나 '심해', '블랙홀'과 같은 단어들이 주는 미지의 세계라는 느낌을 좋아해서 관련 기사들이 뜨면 가끔 읽어보곤 한다. 그래서 얼마 안 되지만 SF소설도 재미있게 읽었고. 그래서 <인터스텔라>는 더욱더 내 취향에 맞았다.


그에 비해, 스토리는 가족의 사랑을 중심으로 한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다.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이지만(몇몇 장면에서는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맷데이먼과의 갈등이나 마이클 케인이 죽기 전에 숨겨왔던 비밀을 이야기해주는 부분은 살짝 고개가 갸웃거려졌고, 마지막에 진화한 인류(=외계인)의 안배로 주인공이 다시 딸을 만나게 되는 장면도 너무 가족애를 강조한 결말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우주의 신비로움과 함께 가족의 따뜻함도 나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커다란 스크린에서 본다면 훨씬 더 멋진 체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주인공이 어떤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인류 구원을 위한 우주 여행을 시작->블랙홀로 들어감->진화한 인류가 만들어준 4차원 공간에서 딸에게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공식을 알려줌->인류 구원->이 인류가 진화하여 5차원의 존재가 됨. 이런 순서로 시간이 흐르는 것 같은데, 그러면 시간축 상 모순이 생기는 거 아닌가? 인류가 지구에서 아직 살고 있을 때(주인공이 우주여행을 하기 전)에는 5차원의 존재가 같은 시간상에 존재할 수가 없는 것 같은데. 왜냐하면 5차원의 존재가 진화한 인류라고 나오기 때문이다. ...아니면 내가 설명을 잘못 들은건가. 5차원의 존재가 인류의 진화형이 아니라 그냥 5차원에 사는 어떤 존재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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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