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1. 22:13



더 레슬러 (2009)

The Wrestler 
8.4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미키 루크, 마리사 토메이, 에반 레이첼 우드, 마크 마골리스, 지오반니 로셀리
정보
액션, 드라마 | 미국, 프랑스 | 109 분 | 200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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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루크의 인생 스토리는 알지 못한다. 그의 전성기 시절을 직접 보지도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미키 루크가 정상에서 추락해 암흑같은 세월을 보내다 이 영화로 재기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어도 그랬구나, 정도에 그쳤다.


미키 루크의 전성기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미키 루크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처럼 그 시절을 모르더라도 이 영화는 감동적인 영화다.


이 영화는 몸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다. 정상에서 추락한 나이든 남자의 얼굴엔 지나간 세월의 상처들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그의 일상은 보잘 것 없는, 집세도 제때 내지 못하는 그런 것일 뿐이지만 절정기였던 시절을 잊지 못해 추억거리가 되어버린 소규모 프로레슬링 경기에 꾸준히 나간다.


한때 자신의 현실을 깨닫고 다시 일상으로, 평범하고 건실한 삶으로 복귀하려고도 해보지만, 일상은 그에겐 상처일 뿐이다. 그는 어쩌면 필연적으로 다시 마약같은 링 안으로 들어선다.


마지막 경기에서 미키 루크는 일상에서 도망쳤다. 도망쳤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은 미키 루크의 신음과 한숨과 거친 숨소리로 채워진 곳이다. 미키 루크는 오로지 링 안에서만 신음을 흘리지도, 아픈 숨을 내뱉지도 않는다. 그런 그에게 링으로의 귀환은 도망이 아니라 어쩌면 목숨을 건 선택이었을 것이다.


미키 루크의 젊은 시절 사진을 찾아보았다. 깜짝 놀랄 정도로 미남이었다. 이 영화에서의 모습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의 얼굴이 분장이라고 말해도 믿을 것 같다. '얼굴에 새겨진 세월'이라고 말한다면 정확할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래서 미키 루크에게 랜디의 역할은 그냥 본인인 것 같았을 정도.


랜디가 습관처럼 내뱉던 신음소리가 얼마나 가슴아프던지. 그리고 마지막에 경기를 위해 링으로 걸어나가기 전에 했던 말도.


너무나 멋진 영화였다.


+플레인 아카이브에서 만든 스틸북, 책자 포함 한정판이었는데, 디자인이 참 좋다. 부가영상에서 오른쪽 끝까지 넘어가니 숨어있던 영상이 있었는데, 다음 작품은 <제로 다크 서티>인 듯. 이거 말고 <올드보이>도 낸다는데 완전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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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6. 21. 00:33

1. 시험이 끝났다. 이번 학기도 이렇게 끝나는군. 정규학기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풀렸는지 많이 놀았다. 반성합니다.


2. 당장 내일 할 일 : 옷장 정리, 책상 서랍 정리, 책장 위 정리, 방 구석에 상자 속의 수업자료들 정리, 컴퓨터 내부 청소. 항상 방학의 시작과 개강은 청소로 시작하는데, 방학과 학기가 끝날 때 쯤엔 원상복귀다. 뭐 치우면 어질러지는 건 당연한 순서니까.


3. 오랜만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 이번 학기 교재좀 팔으려고. 그 돈으로 <장미의 이름> 열린책들 세계문학판과 <랜트> 원서, <장화, 홍련> dvd를 구입했다. <봄날은 간다> 오마쥬 한정판 블루레이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안 샀다. 넘버링은 500번대였다.


<장미의 이름>은 같이 간 여자친구가 읽어보고 싶다고 했고, 나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서 구매. 근데 고등학교때 문학선생님이 이거 어렵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첫 장을 펼쳐봤는데 각주가 페이지의 반이 넘어. 소설인지 논문인지.


<랜트>는 집에 번역본이 있는데, 책 상태가 좋고+가격도 싸고(3천얼만가 4천얼만가)+표지도 취향이라 가볍게 사봤다. 어려울 것 같아서 내용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비닐로 랩핑이 되어있어 볼 수가 없었다. 원서는 대부분 책 표지가 안 이쁜데, 가끔 이쁜건 되게 이쁘다.


<장화, 홍련>도 3천 얼만가 4천 얼마였는데, 필름컷 포함된 한정판인 것 같아서 샀다. 근데 사서 뜯어보니 안에 필름컷도, 엽서도 없어...망했다. 뭐, 싼 값에 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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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6. 18. 17:38

1. 1회 초 보고 접어야겠다 했는데 1회 말에 역전이라니.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구나. 


최근 전체적으로 선발이 주춤하다. 어제 에릭은 롯데전 5이닝 5실점 102구, 이재학 한화전 6이닝 2실점 101구, 찰리 한화전 5이닝 3실점 104구, 웨버는 두산전 허리통증으로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갔고, 에릭 두산전에서 6과 1/3이닝 4실점 106구, 이재학 넥센전 5이닝 4실점(3자책) 93구. 최근 7이닝 이상 던진 적이 별로 없고, 대체로 100구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던지는데도 5이닝 가까스로 막는 경우도 많다.


특히 에릭은 초반 실점이 많다. 두산전에서 3회까지 4실점, 어제 1회 4실점이었다. 그러다보니 초반에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난다. 다행히 최근 불펜과 타선이 좋아져 승수는 계속 쌓고 있긴 하지만 시즌초와 비교해 선발들이 전체적으로 조금 주춤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어제같은 경우도 이겼지만 불펜 투수 다섯이 소진됐다. NC 불펜 가운데 믿음을 주는 투수라면 고창성, 손정욱, 홍성용, 원종현 정도? 원종현은 좋지만 은근 작가기질이 조금 있고, 임창민은 작년만한 모습은 아니다. 손민한도 은근 불안하단말이지. 김진성이야 뭐. 블론만 없다 뿐이지 마무리로서의 안정감은 약하다. 이렇다보니 자꾸 불펜 투수들이 많이 올라오면 불안하다.


올해가 타고투저이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NC의 선발진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나는 작년의 불펜불쇼가 자꾸 생각이 나다보니 선발이 더 잘 해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작년의 불펜불쇼와 올해의 기대를 훌쩍 넘긴 호성적 때문에 2년차 팬 하나가 되도 않는 욕심 부린다고 생각해주시길.


최근 선발들을 보면 한화전 선발 등판한 이성민이 6이닝 1실점 75구로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몸관리차 6회 마치고 내려간 것 같은데, 저대로 90~100구 정도 던진다면 7이닝 이상도 던질 수 있었을 것 같다. 5선발 이민호보다 더 낫지 않나 싶다. 하지만 한 경기 가지고 판단은 무리니까. 웨버가 경미한 부상임에도 우선 2군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올라오기 전까지 이성민의 등판이 한 번은 더 있을텐데, 그때도 잘 던져준다면 좋겠다. 엔트리도 하나 더 있겠다, 타고투저 시대에 6선발을 돌리는 위엄도 가능하려나.


2. 어제 경기는 수비로 웃고(NC) 수비로 운(롯데) 경기였다. 1회 말 정훈의 수비실책은 정말이지... 김종호와 모창민, 박민우의 호수비도 빼놓을 수 없다. 김종호와 모창민은 병살도 하나씩 있었지만 호수비로 만회한 듯. 모창민은 3할도 넘고 하는데 은근 병살이 많단말이지.


3. 이호준 1000타점. 최근에 부진했는데 인터뷰에서 의식하느라 더 부진했다고 말했다. 이제 1000타점도 찍었으니 다시 펄펄 나는 모습 보여주시길. 축하드립니다.


4. 오늘(18일) 경기는 어떻게 풀릴까. NC 구단에서 올려주는 프리뷰를 자주 보는데, 야구 지식이 별로 없는 나는 이런 영상 보면서 오늘은 어떠려나 생각한다.


5. 아, 비더레전드 리셋됐다. 13일 기아 롯데의 경기에서 안치홍이 송승준 상대로 3타수 무안타로 그치는 바람에. 현재는 나성범-손아섭-서건창으로 3콤보를 찍고 오늘 경기에서 나성범을 찍었다. 나에게 리셋을 안겨준 송승준, 오늘은 부탁합니다. 기왕이면 NC의 승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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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