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5. 23:02

1호선을 타고 지나다니다보면 구일역에 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좁고 개천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이 보인다. 이 개천 이름은 안양천인데, 안양천 양 옆으로는 자전거도로가 나있다. 주말에는 종종 구일역에서 자전거를 들고 내리는 사람들을 봤다.


오늘은 아침 일찍 아는 분 일을 조금 도와드리기로 되어있었는데, 마침 친구 A와 B가 안양천을 한 번 달려보기로 했다고 연락이 왔다. 아쉽지만 오늘은 참가 못 할 것 같았는데, 일이 의외로 일찍 끝나 나도 중간에 참여하게 되었다.


친구들은 자전거도로를 따라 쭉 가다가 군포역에서 기다려준다고 했고, 나는 자전거 끌고 군포역까지 전철 타고 가서 함께 구일역으로 가는 코스로 잡았다.


군포역에서 가는 초반은 길이 상당히 안 좋다. 포장도 군데군데 갈라져있고 울퉁불퉁하고 그래서 조금만 속도를 내려고 해도 곧바로 무리라는 느낌이 온다. 하지만 중간쯤부터던가, 도로 상황이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처럼 좋아지는 부분이 시작되고 이 부분부터 구일역 까지는 노면이 상당히 좋다.


오늘은 저번에 편의점 가면서 느꼈던 방식으로 페달을 밟아보았다. 페달을 아래로 누른다기보다는 무릎을 뒤로 당기면서 편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항상 자전거 타면 무릎이 조금 아픈 것 같아서 나름대로 느낌을 조금 바꿔보면서 실험해보고 있는 중이다. 그와 함께 뒷바퀴 기어를 6단까지만 사용하기로 했다. 군포역 부근의 노면이 안 좋은 자전거길에서는 4단과 5단을 왔다갔다 하면서 사용했고, 도로가 좋아지고 나서도 7단은 사용하지 않았다. 5단에서 6단으로 올리는 것 까지는 무릎에 크게 무리가 없는 것 같은데, 6단에서 7단 넘어갈 때는 무릎에 조금 무리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페달을 더 빨리 밟아 속도를 맞추려고 해봤다.


결과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노면이 좋아지기 전에는 굉장히 설렁설렁 탔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6단에 페달을 빨리 밟은 구간은 별로 길지 않다. 하지만 속도는 27~29km/h를 왔다갔다 할 수 있었다. 구일역 앞에서 잠깐 쉬었는데, 무릎은 별로 안 아팠는데 대신 숨이 많이 찼다. 그와 함께 왠지 무릎부근의 허벅지가 아니라 무릎보다 위쪽의 허벅지가 펌핑된 느낌도 들었다.


일단은 허벅지 근육이 당기는 부분은 단순한 기분탓일 가능성이 클 것 같긴 하다. 거기다 속도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짧은 구간이었기 때문에 긴 구간이면 유지가 될지도 모르겠고. 무릎이 아픈 것도 좀 더 긴 구간을 타면 어떨 지 알 수 없다.


이번 라이딩에서는 느낌만 가지고 가고, 아라뱃길을 한 번 다녀와야겠다.


+아참, 픽시를 한 번 타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기어비가 고정이다보니 무릎이 아프려나 싶기도. 아 근데 진짜 한 번 원없이 타보고 싶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함.

Posted by 곰고옴
2014. 10. 12. 20:21

1. 오늘도 역시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아라뱃길 인천갑문을 찍고 오는 루트.


어제 약속을 잡았는데, 바람이 좀 부족한 것 같아서 근처 자전거가게에 갔더니 문을 닫았다...일요일인 오늘 문을 연대서 출발하기 전에 들러서 바람 넣고 가야겠다 했더니만 아직도 안 열었더라...그래서 친구네 집 들러야 하니 그쪽 근처에서 바람을 넣고 가자 하였더니 알고 있던 자전거가게가 망해서 사라졌다. 허허허. 결국 계양역 근처 자전거가게에서 바람을 넣기로 하고 출발. 하지만 이렇게 바람을 넣지 못한 것이 오늘의 최대 실수가 될 줄이야.


오늘 간 길은 굴포천 내려와서 가장 처음 보이는 오르막길로 빠져나가 왼쪽으로 꺾어 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가는 길. 굴포천보다는 그쪽 노면이 좀 더 좋았던 것 같은데, 오늘 가보니 도로는 그냥그냥 굴포천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도로가 세로로 갈라져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쪽을 이리저리 피해다니다가 결국은 펑크가.


펑크가 나면 '뻥' 소리와 함께 바로 림이 바닥에 닿아 림 다 상하고 난리가 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구멍이 작아서 그랬는지. 대신 달리다보니 계속 앞바퀴에서 '쉬이이익' 하고 바람 새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멈춰보니 바람이 쭉쭉 빠지고 있었다.


같이 가고 있던 A와 B를 불러 근처에 자전거가게가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보내놓고 길가에 망연자실 앉아있다가 자전거가게를 찾아 터덜터덜 자전거를 끌고 걸어갔다.


튜브를 가는 데는 12000원. 앞바퀴를 분리하고 쓱싹쓱싹 타이어도 빼고 튜브를 보여주셨다. 뱀에게 물린 것마냥 양쪽에 작은 구멍이 나있었는데, 바람을 넣어보니 그 작은 구멍으로도 바람이 엄청 빠졌다. 이렇게 튜브를 새로 바꾸고 아라뱃길로.


A는 아라뱃길 도착했는데 약속이 꼬여 다른 친구 만나러 먼저 집에 갔고, B와 나만 아라뱃길을 탔다.


전에는 앞 기어의 가장 큰 기어와 뒷 기어의 가장 작은 기어로 달렸는데, 아라뱃길 다니다보니 나를 추월해서 쓩쓩 가는 사람들 뒷 기어가 중간쯤에 있고 대신 페달을 나보다 훨씬 빨리 밟는다는 것을 알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케이던스(분당 페달 회전수)를 90~110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무릎에 부담도 덜 가고 좋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목표는 뒷 기어를 가장 작은 것보다 하나 큰 기어로 평소와 비슷한 속도를 내는 것.


기어를 하나만 더 낮췄는데도,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허벅지가 덜 땡기는 것 같고 숨이 조금 더 찬 것 같았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 같은 느낌이. 자세가 이상했는지 엉덩이도 자꾸 불편하고. 페달을 빨리 밟으면서 체중을 무릎에 실었거나 펑크난 것 때문에 긴장을 했거나. 하여튼 장기적으로는 페달을 빨리 밟고 기어를 낮추는 쪽으로 노력해봐야겠다.


2. 인터넷을 찾아보니 런타스틱 로드바이크 프로 어플과 블루투스 연동이 되는 속도계&케이던스 센서가 있던데 사고싶다. 아무래도 GPS로 속도를 재면 가끔 희안한 수치가 나오기도 하고, 케이던스를 알아보고 싶다. 


그러기위해 필요한게,


블루투스 속도계 센서 : CycleOn SC-1(약 51000원), 세븐일렉의 SBM-BLE-SC(세븐일렉 공식홈페이지에서 44000원) 두 가지 모델이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기보다는 둘 말고는 저렴한 블루투스 속도계 센서가 없는 듯.


핸드폰 거치대 : 블루투스 속도계를 샀으면 달리면서 속도와 케이던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함. 약 10000원~20000원 정도면 살 수 있을 듯.


핸드폰 보조배터리 : 핸드폰 거치대에서 화면을 켜놓고 달리면 GPS+블루투스 콤보로 배터리 광탈 예정이기 때문에 필요. 약 30000원~70000원 등 다양한 가격대. 무인양품에서 나온 보조배터리가 이쁜 것 같은데, 찾아보면 비슷한 보조배터리도 많을 듯. 하여튼 가격은 천차만별.


이렇게 필요하다. 대략 10만원 전후 하는 가격. 핸드폰 거치대는 블루투스 속도계가 아니더라도 하나 있었으면 했다. 자전거에서 내릴 때마다 가방에서 폰 꺼내고 하는 것이 너무 번거로워서. 핸드폰거치대에 가방까지 달린 제품을 구매한다면 그 안에 지갑이나 자물쇠 열쇠나 여러가지를 넣어놓고, 핸드폰은 거치대에 넣어놓는다면 가방을 안 가지고 가도 된다는 계산이 서는데, 이게 참 매력적이란 말이지. 그리고 이정도를 위해서 만원에서 2만원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


보조배터리는 사실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폰은 오래 쓰면 배터리가 빨리 닳으니. 하지만 현재 갤럭시S4를 쓰는 상황에서는 배터리가 두 개라 보조배터리가 크게 필요는 없다. 아이폰5S로 바꾸고는 싶은데, 바꾸게되면 보조배터리가 필요하겠지만 바꿀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고.


속도와 케이던스 확인 및 기록을 위해서만 이정도 돈을 들인다는 것이 자꾸 망설여진다. 그 돈의 반을 차지할 핸드폰 보조배터리는 사놓으면 여러모로 쓰기도 하겠지만.

Posted by 곰고옴
2014. 10. 7. 00:05

직관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 가끔 '내가 직관을 가서 진 것 같다'는 식의 말을 접한다. 이제 그런 사람들의 리스트에 내가 낄 때가 됐다.


지난번 직관에서는 박병호가 4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넥센에게 5홈런을 맞고 졌다. 오늘 직관에서는 LG에게 팀 노히트노런 패배를 당했다.


내가 직관을 가면 대단한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것이 항상 상대팀이라는 것이 문제. 두 번 직관을 갔지만 두 번 다 이모양 이꼴이다.


후...


오늘 웨버는 잘 던진 것 같다. 한두 이닝 빼고는 매번 안타를 맞은 것 같은데, 실점 없이 투구수도 경제적으로 끌고 갔다. 다만 타자들이 노답... 오늘 타자는 안타는 하나도 못 치고 박민우 부상당하고 테임즈 복통으로 실려가고.


LG가 포스트시즌 진출해서 NC와 맞붙을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이라는 것이 더 문제. 정말 갑갑한 경기였다. 목이 터져라 응원했건만.


그래도 하나 기억에 남을 만한 점이라면 파울공을 주워왔다는 점일까. 아참, 그리고 늘 갖고싶었던 단디봉도 샀다. 여자친구와 하나씩 사이좋게.


직관은 늘 재미있긴 한데, 직관 가서 이기는 것도 경험해보고 싶다. 꼭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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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0. 5. 22:1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8)

The Good, The Bad, The Weird 
7.9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류승수, 윤제문
정보
서부 | 한국 | 133 분 | 20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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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연달아 극장에서 봤던 영화만 다시 보고 있다. <놈놈놈> 다음에 <추격자>도 다시 봤다. <추격자>는 <황해>까지 보고 나서 글을 남겨야지.


사실 별로 쓸 말은 없고. <놈놈놈>은 극장에서 봤을 때는 정말 재미있었는데, 집에서 다시 보니 생각보다 너무 별로였다. 내용을 알아서 재미가 없다고 말하기엔 역시나 다시 본 <퍼시픽 림>, <프로메테우스>, <추격자>는 다 너무 재미있었고. 스토리보다 영상으로 즐기는 영화라 그렇다기에는 <퍼시픽 림>의 스토리가 더 빈약한데도 다시 봐도 재미있었고.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뭐, 정우성도 이병헌도 송강호도 여전히 멋있긴 하다. 그런데 이 영화가 벌써 6년이나 된 영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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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0. 5. 21:57

2시쯤 눈을 떴는데, 자전거가 타고 싶었다. 바로 친구들 연락 해서 언제나의 멤버인 A, B와 함께 A의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A의 집에서 만났을 때가 대략 3시 반이 넘은 시간. 오늘의 목표는 아라뱃길 들어서서부터 인천갑문까지 쉬지 않고 달리면서 평균속도 25km/h를 넘기는 것이었다.


언제나처럼 굴포천의 썩은내를 맡으며 아라뱃길로 들어섰다. 오늘은 주말에 늦은 시간이라 사람이 많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반대쪽으로 넘어서 갔다오기로 했다.


역시 언제나처럼 런타스틱 로드바이크 프로 어플을 켜고 기록을 하면서 달렸다. 쉬지 않고 달리는데, 나보다 체력이 좋은 A가 뒤에서 자꾸 빨리 달리라고 자극해서 겁나 밟는다고 밟았다. 아라뱃길 끝에 도착해서 어플을 보니, 아라뱃길에서만으로 따지면 평균 속도가 27km/h 정도는 나왔을 것 같았다. 문제는, 갑자기 핸드폰이 꺼져서 기록이 되지 않았다는 것. 황급히 다시 켜니 이어서 기록하겠냐는 메세지가 뜨긴 뜨는데, 주요 내용을 보면 거리가 0.02km로 뜬다. 시간은 2시간 가까이 나오는데. 구간별 누계 기록을 보면 또 속도는 제대로 기록되어 있다. 그나마 다행인가.


돌아올 때는 다행히 제대로 기록되었다. B가 선두에 섰는데, B의 페이스가 A보다 느려서 조금 더 편했다. 내 페이스가 B의 페이스와 비슷한 것 같다. 돌아올 때의 평균 속도는 대략 25km/h 정도이지 않을까.


돌아오는데 생각보다 해가 빨리 져 라이트를 켜고 갔다. 그래도 해가 진 뒤의 라이딩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느낀 것이, 굴포천에서 커브 돌다가 넘어졌다. 손등과 손목 부근, 무릎 부근과 어깨가 까졌는데 씻고 나온 지금도 조금 쓰리다. 굴포천의 노면이 좋지 않아 커브 돌 때 자전거가 덜컹거릴 때 뜨면서 모래나 자갈과 함께 미끄러진 것 같다. 다행히 자전거는 아무 이상도 없는 것 같다. 뒷브레이크가 조금 균형이 안 맞는 것 같은데 나중에 자전거 가게나 가봐야지.


돌아와서는 부천대 근처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맛집이라고 A가 알아왔는데, 역시 소문대로 맛있었다. 특히 밥을 볶으니 환상. 아주머니도 친절하셔서 내가 다친 것을 보시더니 반창고를 몇 개 주셨다. 아, 이런 글을 올릴 때 간판과 위치를 첨부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아참, 돌아오는 길은 많이 추웠다. 반바지에 반팔에 가디건을 입었는데 찬바람이 옷을 뚫고 들어온다. 조만간 자전거는 못 타게 될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곰고옴
2014. 10. 5. 00:41

어제 NC는 PS 진출을 확정지은데 이어 오늘 승리로 3위 자리 역시 확정지었다. 남은 경기가 7경기인가 그런데, 그동안 준플을 대비한 다양한 실험을 해야 할 것 같다.


최근엔 아시안게임 때문에 야구 볼 일이 없었고, 끝나고 본 경기에서 SK 이기고, 오늘 두산을 이겼다. 준플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상대인 SK를 이겼다는 점, 그리고 상대전적이 매우 열세인 두산도 이겼다는 점에서 특히나 기쁘다.


오늘은 찰리가 빨리 내려갔지만 노성호가 (밀어내기 볼넷이 있었지만) 3.1이닝을 버텨줬다는 점이 기쁘다. 내년에는 선발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포스트시즌에서 NC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아 파주 북소리 글 썼더니만 기분이 또 거지같아져서 기쁜 야구 소식에도 기쁘지 않다...


아니, 사실은 매우 기쁨 ^오^ NC 퐈이팅!!


월요일에 잠실에 직관하러 간다. LG는 준플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 가운데 하나이니, 준플이라 생각하고 경기 운용하고 이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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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0. 5. 00:34

*연휴 첫 날이자 행사 첫 날인 10월 3일에 다녀왔다는 점, 그리고 행사 프로그램들을 제대로 알아보고 간 것이 아니라 교보문고 북페스타만 노리고 갔었다는 것을 염두해두고 읽어주세요.


0. 며칠 전, 교보문고에서 창고개방 세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장소는 파주 교보문고 사옥. 책뿐만아니라 문구류, 음반까지 할인하는데다 최대 90% 세일이라는 말에 혹했다. 첫 날에 가면 물건이 많겠구나 싶어 첫 날인 10월 3일에 가기로 친구와 정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시는 가고싶지 않다.


1. 교통편부터가 불편하다. 파주는 먼 곳이라 이해해야 할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 우리 집쪽에서 가려면 당산역까지 가서 9000번 버스를 타거나 합정역에서 2200번 또는 200번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다. 우리가 당산역에 도착했을 때가 아마 11시가 안 됐을거다. 도착해보니 이미 9000번을 기다리는 줄이 길다. 결국 버스를 앞에서 놓쳤다.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어플로 보니 다음 차가 약 60분 뒤에 도착 예정이었다) 바로 앞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었다. 먹으면서 우리가 당산역에서 9000번 버스를 타려면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다른 경로를 찾아 합정역으로 이동했다. 


합정역에서 2200번을 탔으나 지옥철에 버금가는 인구밀도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게 약 1시간여를 버스 속에서 낑긴 채로 이동했다. 파주 출판단지까지 가는 길은 그나마 덜 막혔던 것 같은데, 파주 출판단지에 들어서자 차가 움직이긴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 콩나물시루마냥 끼인 채로 버스가 움직이길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차도 굉장히 많은데다 주차공간이 없어서 그런지 도로 양 끝을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서 도로는 더욱더 좁아진 채였다. 우리는 내려야 하는 정류장 바로 전 정류장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갔으나 버스 속도와 비슷했다.


2. 이미 우리는 버스에서 모든 기력을 다 쓴 상황. 그래도 버스에 내리니 하늘은 맑고 건물들도 이뻐 기운이 좀 났다. 기운을 내서 조금 걷다보니 교보문고 건물이 보였다. 그래! 다 왔다! 하지만 교보문고 사옥을 둘러싼 많은 인파에 불안감이 엄습.


교보문고 사옥은 무슨 시위하는마냥 구매 고객들로 포위된 상태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카트와 바구니 등에 책을 담은 채로 건물을 빙 둘러 줄을 서 있었다. 보아하니 계산에만 한두 시간 이상은 가볍게 넘을 느낌. 어찌어찌 겨우 입구를 찾았는데, 또 창고에 들어가는건 줄을 서야 한단다. 내부가 너무 복잡하다고. 그래서 또 입장 줄의 끝을 찾아나섰다. 내 생각엔 입장 줄만 200명은 될 것 같았다. 거기에 더 어이없는건, 겨우 줄 끝에 도착하니 오늘 할인하는 상품들이 다 매진됐다는 안내가 붙어있었다는 것. 그때가 아마 2시가 안 됐을 때였을거다. 집에서 10시에 출발해 배차간격도 긴 빨간 버스를 겨우 기다려 콩나물시루마냥 낑긴 채로 파주 출판단지의 주차장같은 도로를 지나 온 결과가 이거였다.


3. 허무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건물들에서 팔고 있는 책도 구경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어린이도서. 빈 손으로 가기 너무 아쉬워 <꿈꾸는 책들의 도시> 새로 나온 판형을 20% 할인받아 샀다. 밖에서 파는 책은 거의 없었다. 이 부분은 사실 내가 알아가지 않은 탓이 큰데, 출판사 앞에서 하는 북마켓은 10월 3일부터지만, 야외 북마켓은 10월 9일부터라고 한다. 하지만 이날의 경험으로, 야외 북마켓에서 파는 책이 아무리 많고 할인이 많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이미 파주 출판단지는 다시는 가고싶지 않은 곳이 된 상태.


4. 나와 친구는 제발 갈 때만은 앉아서 가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롯데아울렛까지 걸어갔다. 뒤로 가면 자리가 있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그건 헛된 기대였다. 롯데아울렛에서 탄 버스 역시 자리는 없고, 파주 출판단지를 빠져나가기까지 4정류장 정도 있었는데, 그 정류장을 지나가면서 버스 상태는 또 콩나물시루 상태. 우린 그 상태로 정신줄을 놓은 채 합정역까지 갔다.


5. 결론적으로, 파주 북소리 행사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다시 갈 일은 없을거다. 사람은 많고 책은 없다.


5-1. 파주 북소리 조직위원장이 파주 시장인데, 그렇다면 버스 배차간격좀 늘려줬으면 좋겠다. 2200번과 200번은 배차간격이 짧은 편인 것 같은데(파주 북소리 홈페이지에서 보니 15~20분 간격), 그나마도 콩나물시루 상태였다. 배차간격이 짧은 버스도 콩나물시루인데, 배차간격 40분이라는 9000번 버스는 어떻겠는가. 다들 버스가 불편하니 솔직히 나라도 차를 끌고 갈 것 같은데, 그 결과 파주 출판단지 내부는 차로는 도저히 이동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파주 출판단지는 행사기간동안은 혼돈의 카오스 상태일 듯.


그리고 교보문고의 창고개방 세일은 진짜 최악의 최악이다. 첫 창고개방이라고 하는데, 행사 진행이 미숙하다 못해 거의 방치 수준이다. 첫 행사다 보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사람이 이렇게 많이 온 상태면 당장 할 수 있는 대책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계산줄이 건물을 빙 둘러 있는데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세워놓는 구획 나눠놓는 안내선도 없다. 안내하는 직원도 없다. 입장줄도 마찬가지. 나는 교보문고 사옥에서 직원 딱 두명 봤다. 입구 바로 앞에서 줄 서라고 안내하는 사람 한 명, 그리고 입장줄 맨 끝에서 품절됐다고 안내하는 사람 한 명. 


행사기간동안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던지, 아니면 할인하는 책 목록을 공개해서 차라리 살 물건이 있는 사람만 오는 편이 더 낫겠다. 아니, 이도저도 필요 없고 차라리 그냥 할인해서 온라인에서 파는 편이 가장 낫겠다. 아, 쓰다보니 또 열 뻗쳐.


5-2. 그래도 파주 북소리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흥미있는 기획도 많아보인다. 자세히 알아보고 갔더라면 더 좋았을...것 같지는 않지만(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람이 3일에 왔던 사람들의 1/4정도만 되어도 나름 볼만한 행사일 것은 같다. 뭔가 커버쳐주고 싶은데 그날 고생만 하고 돌아와서 커버쳐줄 것이 없다. 


좋았던 것은 맑은 하늘 정도. 진짜 딱 그정도. 하늘을 보면 맑은데 땅을 보면 사람이 이렇게 많을 수가 없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행사.


6. 결론적으로, 주변 아는 사람이 파주 북소리 축제를 가겠다면 말릴 것이다. 그래도 꼭 가야겠다면 평일에 가라고, 10시에 도착할 수 있게 출발하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차라리 그 시간에 알라딘 중고서점 몇 군데를 돌아보는 것이 훨씬 덜 힘들고 더 알찬 시간이 될 것이라고 추천해줄 것이다.


+ 여기저기 후기를 보니 차라리 홍대에서 하는 와우 북페스티벌이 훨씬 낫다고 한다. 아쉽게도 10월 5일까지밖에 안 하는 것 같지만. 인터넷 교보문고 페이스북은 강제 호구인증당한 사람들이 불만을 쓰고 있는데, 나도 페이스북 아이디가 있다면 덧글을 남기고 싶다. 하여튼, 한동안은 파주의 ㅍ도 보기 싫다. 교보문고는 진짜 좋던 이미지 다 깎아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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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0. 3. 00:36



프로메테우스 (2012)

Prometheus 
7.1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누미 라파스, 마이클 패스벤더, 샤를리즈 테론, 로건 마샬 그린, 가이 피어스
정보
SF, 스릴러 | 미국 | 123 분 | 2012-06-06

<프로메테우스>는 거대한 영화다. 개봉 당시 걸작이다vs아니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심있는 영화는 이동진과 허지웅의 평을 종종 찾아보곤 하는데, 허지웅이 '문학적인 서사의 결이 풍부하다'고 한 말은 당췌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뭐라 하건, 나에게 <프로메테우스>는 굉장한 '경험'으로 다가왔던 영화다.


인류의 탄생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어쩌면 인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 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면 인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처음 봤을 때는 규모에 감탄했다. 몇 가지 인상에 남는 장면들이 바로 '인간이 어찌 할 수 없는 압도적인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장면들이었다. 포스터에도 나오는 거대 인간 두상, 데이빗이 외계인의 우주선을 작동시킬 때 나타나는 우주의 모습, 그리고 우주선이 추락할 때의 거대함. 극장에서 처음 볼 때는 압도되어 보았던 것 같다.


며칠 전에 다시 볼 때는 그보다는 물고 물리는 관계가 눈에 들어왔다. 자신을 만든 창조주를 찾아가는 인간과, 또 자신을 만든 인간과 함께하는 데이빗의 모습. 인간은 창조주인 외계인들에게 자신들을 만들어내고 또 멸망시키려 한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데이빗 역시 자신의 창조주인 인간들을 알기 위해 항해하는 내내 우주선에 탑승한 인간들의 꿈을 읽고 인간들을 공부하지만, 글쎄. 데이빗의 눈에 비친 인간은 어찌 보면 자신보다도 더 불완전한 존재이다. 아마 인간들은 자신을 만들어낸 존재를 '신'이라고 생각해왔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이 창조된 데에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테지만, 어쩌면 외계인들이 인간을 만들어낸 이유는 그리 거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찰리가 데이빗에게 인간이 휴머노이드를 만들어낸 이유를 이야기할 때 '그냥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되어서'라고 말한 것처럼.


인간의 존재 이유가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아무렇지 않다는 것은 이런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가 우리 자신을 신의 의지에 발을 디디고 존재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것. 하지만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저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모든 것과 동등한, 그저 그뿐인 존재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우주에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조차 힘든 무언가가 존재하고, 그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어찌 보면 단순히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창조주가 심심해서 창조물을 만들어내고, 또 창조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들을 없애버리려 하는 것처럼, 감독 역시 자신이 이런 영화를 만들 능력이 되어서 만든 것이다. 그리고는 에일리언의 프리퀄이니 뭐니 관객들이 설왕설래 하는 것을 저 멀리서 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리들리 스콧이 창조주에 버금가는 그런 존재인 것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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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9. 29. 22:17

0. 자전거 이야기를 쓸 폴더 이름이 왜 자전거 '도전과제'인지, 이제 나온다. 이전까지는 그냥 자전거 라이딩이었다면 이 날부터 우리에게는 도전과제가 부여되었다.


1. 출발 전, A는 페달 축이 흔들리던 자전거를 환불받고 스피너를 샀다. B도 집에 있던 철티비와 빌린 자전거의 한계를 몸으로 깨닫고 자전거를 새로 샀다. A는 자전거를 사면서 자전거가게 아저씨에게 새로운 길을 들었다고 했다. 굴포천 쪽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다른 길을 통해 아라뱃길로 가는 길이었다. 나는 굴포천의 도로 상태에 불만이 많았기 때문에 새로운 길로 가는 것을 적극 찬성했다.


새로운 길을 가는 김에 나도 부천에서 자전거를 타러 갈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나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 여권이라는 것을 찾았다. 4대강 자전거길과 국토종주 자전거 길 등 많은 자전거길을 통합해서 이 여권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것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4대강 이용도우미 자전거여행 홈페이지 http://www.riverguide.go.kr/cycleTour/index.do 참고) 우리는 스탬프를 다 찍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갈 수 있는 곳 정도는 찍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우리의 자전거 라이딩 도전과제의 시작이었다.


2. 자전거 여권은 아라 인천갑문에서 판다고 한다. 우리는 새로운 길을 통해 아라뱃길에 들어선 후 인천갑문으로 달렸다. B는 새 자전거를 사서 그런지 전혀 뒤쳐지지 않고 잘 달렸다. A가 우리 셋 중 가장 체력이 좋고, B는 오래달리기는 잘 하지만 자전거 타기로는 나와 비슷한 정도의 페이스인 것 같았다. 우리는 많이 쉬지 않고 인천갑문에 도착해 수첩을 샀다. 처음 A와 왔을 때 인증센터 간판을 보고 대체 뭘 인증한다는 건가 싶었는데, 바로 이 도전과제를 인증하는 것이었다. 여권과 지도를 합해 4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는데(여권이 4000원), 여권도 좋지만 지도가 참 유용했다. 인천갑문에서 대망의 첫 스탬프를 찍고, 지도를 펼쳐보니 한강갑문정도는 찍을 수 있겠다 싶었다.


3. 한강갑문으로 가는 길은 익숙했다. 가는 길에 사고 현장을 봐서 조금 무서웠지만, 우리는 겁이 많은 안전한 라이딩족들. 아무런 탈 없이 잘 도착했다. 아, 중간에 B의 자전거 페달이 흔들렸지만 계양역 앞 자전거 수리점에서 잘 고쳤다.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먹고 초코바도 보충한 우리는 한강갑문 스탬프까지 다 찍었다. 지도를 살펴보니 아라뱃길이 21km인데 한강갑문에서 여의도까지는 16km밖에 안 된다고 나와있었다. 우리는 여의도까지만 가기로 했다.


4. 여의도까지 가는 길은 한강 자전거길이었다. 아라뱃길 자전거길과 비교했을 때, 한강 자전거길은 우선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게다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고 어린이들도 많아서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하는 곳이었다. 앞에는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자전거를 처음 타는 듯한 아이들도 있고 커플끼리 사이좋게 양옆으로 다니면서 길을 다 막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양옆으로 자전거가 지나다니는지 확인도 안 하고 우선 건너고 보려는 보행자들도 있고 뛰어다니는 아이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는 부모도 있었다. 그 와중에 뒤에서는 씽씽 달리는 자전거들이 시도때도 없이 옆을 스쳐지나갔다. 한강 자전거길은 처음이라 많이 무섭기도 했다. 다니다보니 사고 현장을 또 보았는데, 넘어진 여자분은 헬멧을 쓰지 않았는지 얼굴을 부여잡고 있었다. 지나가며 본 거라 확인은 못 했지만 아마 얼굴이 바닥에 쓸린 듯 싶었다. 헬멧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여의도까지 우리는 쉬지 않고 왔다. 16km를 쉬지 않고 왔다면 다음번엔 굴포천 끝나고 아라뱃길 들어섰을 때부터 인천갑문까지는 쉬지 않고 갈 수 있겠다 싶었다. 스탬프를 찍고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여기서 집으로 돌아갈 것이냐, 한강 서울방면의 스탬프를 전부 찍고 전철을 타고 갈 것이냐. 결론은 후자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때 집으로 가자고 마음을 먹었더라도 체력이 중간에 방전되었을 것이다. 굴포천까지 생각한다면, 스탬프를 전부 찍고 전철을 타는 쪽이 여의도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짧은 거리였을 것 같다. 아니, 비슷했으려나...


5. 우리는 약 22km를 더 가 광나루 자전거공원을 찍은 뒤, 잠실철교를 건너 뚝섬 전망콤플렉스를 찍고 7호선을 타고 신중동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광나루 자전거공원까지 가는 길은 지옥이었다. 체력적으로 후달렸던 것도 있지만, 우선 오르막이 많았다. 경사는 심하지 않았지만, 당시의 체력으로는 경사가 1도 더 올라가면 체력은 10배로 들었던 것 같다. 오르막의 힘듦은 길게 가고 내리막의 쾌감은 순간이었다. 우리는 광나루 자전거공원까지 가면서 사고 현장을 하나 더 발견하고 겨우 스탬프를 찍었다.


6. 뚝섬 전망콤플렉스까지는 금방이었다. 5km 내외였을 것 같다. 광나루 자전거공원을 찍으니 날은 어두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후미등과 전조등을 켜고 달렸다. 뚝섬 전망콤플렉스 도착하기 전에 해는 다 졌다. 우리는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며 달렸다. 체력은 이미 방전상태. 그래도 뚝섬까지 다 찍자 승리자가 된 느낌이었다. 도전과제 시작 첫 날에 인천, 서울쪽은 다 찍었다는 성취감. 우리는 기분좋게 전철에 올랐다. 자전거 때문에 제대로 앉지는 못했지만.


7. 신중동역에 도착해 만두를 먹고 집으로 왔다. 엉덩이가 엄청 아팠다. 조금이지만 비가 와 날씨도 추웠다. 기록을 위해 켜놓았던 자전거 어플은 여의도 찍고 나서 기록이 안 돼서 광나루에서 꺼버렸다. 하지만 보람찼다. 100km를 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평소 아라뱃길로 달리던 50km는 훌쩍 넘었을거다. 앞으로 조금 더 체력을 길러야겠다. 그러면 다음 도전은 아마 팔당역에서 시작하겠지. 한강종주 자전거길은 올해 안에 찍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날이 금방 추워질테니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열심히 자전거 타서 기른 체력을 겨울동안 처박혀있으면서 없애버리면 안될텐데.

Posted by 곰고옴
2014. 9. 29. 21:04

0. 자전거를 산지 세 달이 다 되어간다. 7월 초에 샀으니. 한동안 부모님 편의점만 몇 번 왔다갔다 했는데, 이것저것 하느라 7월 중순 부터 8월 중순까지는 아예 타지 못했다. 그러다가 8월 말부터 좀 타기 시작한 것 같다.


자전거는 ANM 레비떼 빨강 색. 처음엔 드롭바와 전립선안장이 매우 불편했는데, 타다보니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전립선안장은 여전히 엉덩이가 아프지만 오래 탈 때만 그렇고, 드롭바도 적응이 되어 나름 편하다.


1. 140831. 자전거를 사고 처음으로 긴 거리를 달려봤다. 역곡역~신중동역 근처의 친구집~굴포천~아라뱃길 자전거길~아라 인천갑문을 찍고 다시 거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자전거 어플 상으로 대략 50km 정도 되는 거리.


우선 역곡역에서 신중동역 가는 길은 반 이상이 차도다. 인도로 다니기에는 너무 울퉁불퉁해서 불편하고, 알아서 인도와 차도를 잘 선택해서 달려야 한다. 하지만 부천소방서부터는 자전거도로가 있어 안전하다.


친구네 집에서 친구를 만나 굴포천으로 간다. 굴포천 가는 길도 대부분 자전거도로가 있다. 굴포천은 길이 별로 좋지 않다. 자잘한 자갈들도 있고, 길이 아스팔트가 아니라 시멘트를 부어놓은 것 같은 길이다. 여름엔 냄새도 난다는 것 같고.


굴포천을 따라 쭉 가다보면 아라뱃길이 나온다. 중간중간에 편의점도 있고 카페도 있고 텐트장도 있다. 편의점 부근에서 조금만 가다 빠져나오면 계양역이 있고. 아라뱃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아라인천갑문이 보인다. 그곳이 자전거길의 끝인데, 빠져나와 차도를 약간만 가다보면 갑문에 도착한다. 영종대교도 바로 근처에 있다.


이런 코스로 다녀왔다. 달리는 것이 힘들긴 한데, 차라리 스쿼트를 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무엇보다 체력은 후달리는데, 다음날 알이 배기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했다. 달리는 동안에는 허벅지가 땡기는데 조금만 쉬면 또 금방 괜찮아지고.


다만 내가 오른쪽 발목과 무릎, 손목이 좀 약해서 피곤하면 이쪽이 아픈데, 아라뱃길을 다녀온 다음날이 되니 이쪽이 아팠다.


2. 140921. 부천소방서 근처에 사는 친구도 합세해 셋이 아라뱃길을 다녀온 날. 편의상 신중동역 근처 사는 친구는 A, 부천소방서 근처 사는 친구는 B라고 하자.


B는 A와 내가 꼬셔서 자전거를 타러 가게 되었다. 원래는 자전거를 사서 오려고 했다가 일단 집에 있는 철티비를 타보고 새 자전거를 살지 결정하겠다는 말에 그러려무나 했다.


하지만 막상 타고온 자전거를 보니 문제가 있었다. 군데군데 녹도 슬어있는데다 안장은 흔들리고 최고로 높여봐도 높이가 너무 낮았다. 역시나 타다보니 무릎이 아픈 것 같았다. 거기에 더해 A의 자전거 페달 축이 흔들리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이전에도 그런 문제가 있어 AS를 맡기고 난 후였는데, 이 날 출발할 때는 괜찮더니만 아라뱃길 도착하니 또 축이 흔들렸다.


이 날은 원래 저번에 갔던 길이 아닌 반대쪽 길로 가보기로 한 날이었다.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아라한강갑문 근처로 가게 되었다. 아라 한강갑문에 도착해서 B의 자전거로 아라뱃길을 도는 것은 무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천갑문쪽으로 가다 보면 있는 자전거 대여소에 들러 B의 자전거를 빌리기로 하였다. B의 자전거를 빌리고, 계양역으로 빠져나가 A의 자전거 페달 축을 고쳤다. B의 자전거를 빌리다가 A와 내 자전거가 부딫혀 A의 헬멧이 부서졌는데, 헬멧도 함께 샀다.


그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리를 건너 반대쪽 길을 다녀왔다. B가 빌린 자전거는 앞기어가 고정되어있어 속도가 나지 않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아라뱃길을 다 돌고 집에 도착했다. 이날은 한강갑문도 찍고 길을 좀 돌아서 60km 내외를 달린 것 같다.

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