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널리 알려진 모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내가 아는 모세의 이야기는 '지팡이를 꽂자 바다가 갈라졌더라'정도라 그냥 모르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영화는 모세가 이집트 왕의 절친한 친구이자 명망있는 장군이었던 시기부터 시작된다. 모세가 히브리인이라는 소문이 돌자 모세를 내심 질투하던 람세스는 모세를 쫒아낸다. 쫒겨난 모세는 동쪽에서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지만 신의 계시를 받고 자신이 이집트에서 고통받는 히브리인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사명을 느낀다.
성경을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일테고, 모르는 사람도 대충은 알지 않을까 싶은 줄거리다. 영화가 흥미로운 부분은 다들 아는 이야기를 색다른 관점으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신은 그 모습처럼 하는 행동도 신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이 짧고 치기어리다. 모세는 신의 계시를 받아 행동하는 대리인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신과 대립하기도 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또한 탈출한 히브리인들이 나중에 서로 반목하고 갈등을 만들 것을 염려하는 등 현실적인 모습도 보였다.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신이 한 일은 모세에게 동기부여를 해준 정도인 것 같다. 이후 일어났던 일들은 어찌보면 신이 도움이 되긴 했던건가 싶기도 하고. 신이라면, 전지전능한 존재라면 왜 애초에 히브리인들을 들어다 가나안 땅에 옮겨주지 못했을까. 아니, 애초에 왜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인들의 핍박과 박해 속에서 살게 놔뒀나.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처음부터 인간을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 어떠한 갈등도 없는 낙원으로 만들 수는 없던걸까. 처음부터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지 않도록 만들 수는 없었던걸까. 신이라는 존재가 만약에 있다면, 인간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뭐, 이야기가 잠깐 새긴 했는데, 하여튼 신과 모세의 관계 설정에서 조금 예상 외였던 것은 있지만 큰 줄거리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규모가 큰 장면들이 주는 압도감이 있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좀 늘어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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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체 왜 내년의 선발 후보인 유망주가 보호명단에서 빠진겁니까...
내가 좋아하는 이성민 선수였기 때문에 더 아쉽다. 작년에도 올해도 성적은 안 좋았을지 몰라도 희망을 갖게 해주었고, 144게임으로 늘어나는데다 기형적인 휴식일이 사라지는 내년에는 선발의 중요성이 훨씬 강조되기에 이성민은 당연히 보호명단에 들어갈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야구를 많이 아는 것도 아니라 20인명단이 어떻게 짜여졌을지는 모르겠다. 유망주가 많고 FA나 군대 등으로 자동으로 보호명단에서 제외되는 선수들도 없어 보호명단 짜기가 더 힘들었을 것 같긴 하다.
아마 이성민은 내년부터 KT의 선발 한 축을 맡게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90년생인데다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몇 년만 더 안 터진다면 슬슬 노망주의 길로 들어서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명단에서 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왠지 내년에는 당당히 1군 선발을 맡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너무 아쉽다. 내년에 KT의 선발 한 축을 꼭 맡길 바란다. 아쉽지만 응원합니다 이성민선수! 꼭 잘 되시길 바라요.
+작년엔 4선발까진 확실했고 5선발이 애매모호했다. 그래도 3일휴식이 가능한 체제에서는 여유있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년부터 144게임에 3일휴식 없고 하다보면 선발이 확실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격차가 작년보다 더 커질 것 같다. NC는 노성호와 이민호, 이태양에 변강득까지 하면 5선발까지 채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야구 잘 모르는 팬의 희망사항. 5선발이 확실해지고 한시적 6선발까지 가능한 정도의 자원이 있다면 좋겠다...라는 망상도 해보고.
근데 노성호 이민호 이태양이 선발로 가면 그만큼 불펜이 비는데 이는 또 어찌 채우게 될지. 홍성용은 특이한 폼 때문에 체력 문제가 와서 오버스로로 바꿨다는 것 같은데, 그 효과를 좀 보고있다는 것 같다. 일단 홍성용 들어오고...근데 홍성용도 우완이지. 좌완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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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의도했던 건 아닌데, 이 책으로 국내에 다카노 가즈아키의 이름만으로 나온 단행본은 한 권 빼고 다 읽었다. <유령 인명 구조대>라는 책도 있던데, 그 책만 보면 땡.
슈헤이는 작가이고 아내 가나미는 출판사 직원이다. 슈헤이는 자신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큰 돈을 벌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가나미가 임신하게 된다. 금전적 사정으로 낙태를 권하지만 그때부터 가나미는 다른 영혼이 씌인 듯한 행동을 하게 된다. 슈헤이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인 이소가이에게 연락하지만 가나미의 행동은 점점 더 이해할 수 없어진다.
남자 입장에서 이 책은 여자보다 더 불편할 수 있다. 계획과 어긋난 임신은 남녀 모두의 부주의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임신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아기는 여성의 몸에 생기기 때문에 남성의 입장에서는 낙태라는 선택지가 의외로 쉽게 선택 가능한 방안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도 남자라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여성들은 임신하면 모성이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말하기도 하고, 수술 자체가 여성의 몸에 좋지 않기도 하고.
어찌보면 K N의 비극은 남자가 무책임하게 낙태라는 선택지를 선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지막에 슈헤이가 말하는 것처럼 피임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은 남녀 사이뿐만 아니라 새롭게 태어나게 될 아기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지도 모른다.
<13계단>,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그레이브 디거>, <제노사이드>에 이어 <K N의 비극>까지 쭉 살펴보면,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은 어찌되었건 일단 해피엔딩이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사회적 메시지가 약했던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역시 결국은 해피엔딩이었다. 무거운 메시지를 던져 독자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으니 결말이라도 행복하게 만들어 조금이라고 기분 전환을 하라는 작가의 배려인걸까. 무책임한 해피엔딩은 끝맛을 안 좋게 하지만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들은 나름 합당한 수준의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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