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1. 00:33



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 
6.8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맥스 레코드, 캐서린 키너, 마크 러팔로, 로렌 암브로스, 크리스 쿠퍼
정보
어드벤처, 판타지 | 미국 | 101 분 | -


꼬마인 맥스는 외롭다. 아빠는 없고 누나도 엄마도 맥스와 놀아주지 않는다. 맥스는 자신을 혼내는 엄마의 어깨를 물고 집을 뛰쳐나온다.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도착했다. 맥스는 괴물들 사이에서 자신을 왕이라 속이며 녹아든다.


원작도 동화이고 영화의 주인공도 어린아이지만,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아니, 어른이 봐야 더 느끼는 것이 많을 지도. 맥스와 괴물들의 모습이 일견 유치해보일수도 있지만 어느샌가 어른인 우리 주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맥스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가장 먼저 친해진 괴물이 맥스와 가장 비슷한 성격인 괴물이고, 결국 맥스가 직접 겪으면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애정이 부족하고 사랑받고 싶은 아이들이, 남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모르고 떼쓰고 괴롭히는 것으로만 표현할 줄 알다가 괴물들과의 생활을 통해 남을 이해할 줄 알게 되는 성장담이기도 하다. 하지만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있는 여러 괴물들은 한 가지 측면이 강조되긴 했지만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일면이다. 아이들처럼은 아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땡깡부리는 사람도 있고, 자신의 의견을 잘 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회의적이고 시비만 거는 사람도 있고 다른 친구와 논다고 삐지는 사람도 있다. 어른들은 항상 이성적이고 냉정하고 뭐 그래야 할 것 같지만 알고보면 차라리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내뱉어 알기 쉬운 아이들이 훨씬 상대하기 쉬운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영화는 동화라기보단 우화처럼 느껴진다. 괴물들이 서로 다투는 것도 남일 같지가 않고.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매력적인 영화다. 괴물들은 전부 CG가 아니라 실제 인형옷을 입은 배우들로 촬영됐다(표정 변화는 CG일 것 같다). 풍경도 너무 아름답고 괴물들의 모습도 기괴하면서 어딘가 그립다. 음악 역시 정말 좋은데, 어린이들이 부른 노래가 많은데 굉장히 좋다. 영상과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맥스가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떠나 집으로 돌아갈 때는 나도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느낄 정도로 그 분위기에 푹 빠져들었다.


블루레이에는 메이킹필름을 비롯한 다양한 부가영상이 있다. 내용이 겹치는 부가영상도 있긴 하지만 흥미롭기도 하다. 특히 동화가 원작인 만큼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촬영 현장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제작진과 감독이 주인공을 비롯한 어린이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즐기면서 촬영해왔는지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단편영화도 하나 있긴 한데, 크게 재미있진 않았다. 기묘한 동화같은 내용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코멘터리가 없다는 점, 그리고 인형탈에 관한 부가영상이 없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괴물들의 표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인형옷과 탈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있는지와 같은 것들이 참 궁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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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2. 12. 19:55

1. 추워서 컴퓨터를 거의 켜지 않는다. 그래서 블로깅이 줄었다. 내 방이 우리집에선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한정하면 제일 추운데(즉 보일러실이나 베란다, 화장실, 현관 빼고 제일 춥다), 그래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으면 손발이 꽁꽁 언다. 지금도 그렇다.


2. 책도 많이 못 읽었는데, 그건 추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읽을 거리가 많아서. 최근에는 매일경제신문을 날마다 읽는다. 읽고 중요하다 싶은 주제 두 세개 정도를 스크랩하고 간략하게 내 생각을 적는 정도로 정리하고 있다. 취업 때문에 시작하긴 했는데, 읽다보니 취업을 떠나서 신문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인터넷으로 보는 기사나 SNS, 인터넨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주제는 그것대로 당장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는 주제라 알긴 알아야겠지만 신문지면에 실리는 기사는 한번 더 걸러지고 한층 더 심도깊게 구성되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많이 회자되지 않더라도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 다만 정리할 때 중요도에 따라 나누는 것이 어렵다. 어떻게 보면 모든 기사가 다 중요한 것 같은데, 그걸 다 정리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요새는 신문에서 한 면을 다 할애해서 다뤄지는 큰 주제들을 주로 정리한다. 금융과 부동산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라 제외하고, 그밖에 경제기사들 중 크게 다뤄지는 주제 두세개를 정리한다. 정리를 하다보니 국외 관련 기사들을 주로 관심있게 보게 되는데, 우리나라 내수시장은 한계가 있고 이미 많은 분야에서 국외에 의존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문 말고도 이코노미 인사이트라는 잡지를 한 권 사봤다. 월간지는 좀 더 넓은 시각에서 기사를 쓰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해외 언론사들과 제휴를 맺어 중요하다 생각되는 기사들을 번역해 실었기 때문에 국외 경제 상황을 아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의외로 지엽적인 기사도 있는 것 같긴 한데, 사실 이쪽 방면에 전문성이 없는 내가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일단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70~80점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이것도 열심히 읽으며 에버노트로 간단하게 정리중.


하여튼 매일 신문 하나 읽고 스크랩하고, 잡지 기사도 조금씩 보니까 책 보는데 할애하는 시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그래도 조금 똑똑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느낌뿐인 것 같기도 하고. 이정도 읽은 것 가지고는 체감할 수가 없겠지.


3. 포코팡을 다시 시작했다. 접은지 꽤 됐는데, 몇 주 전 아빠가 애니팡2를 아직도 하는 것을 보니 생각이 났다. 아빠한테는 요새 애니팡 누가 하냐고 그랬는데, 뒤돌아서니 나도 포코팡이 생각나더라. 새로 접속해보니 역시나 내 친구들 중에서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 덕분에 매 주 랭킹 1위 보상을 받고 있다. 며칠 전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과 다이아를 쏟아부어서 플레이 했더니 천만점을 넘기는 대 기록을 세웠다. 내 개인 최고 기록이 8백만점 대였는데.


월드랭킹도 생기고 레벨과 무기 제한도 올라가고, 많이 바뀌었다면 많이 바뀌었고 조금 바뀌었다면 조금 바뀌었다. 하여튼 심심할 때 한 번씩 하는 중. 터치펜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4. 이래저래 에버노트를 자주 쓰게 되었는데, 쓰면 쓸수록 왜 스마트폰 필수 어플인지 느낀다. 예전부터 깔아두긴 했는데 사용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새 신문과 잡지 읽고 감상을 남기면서 종종 쓰게 됐는데, 떠오르는 생각이나 인터넷 사이트 등을 스크랩해놓기 아주 좋다. 에버노트에는 체크리스트 기능도 있는데 TODO리스트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실제 TODO리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어플에 비해서는 매우 부족한 기능이긴 하다. 에버노트가 달력 및 스케줄러 기능과 할일 기능을 강화한다면 무적의 어플이 되지 않을까. 메모 입력 옵션에 일반 백지 말고 달력노트 옵션을 만들어 한 달치 일정을 관리하고 위젯도 달력노트 전용 스케줄러 위젯을 추가하면 좋겠다. 할일 기능 역시 할일을 트리 형식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세분화한 기능을 넣고, 할일 전용 체크 위젯을 추가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에버노트는 생산성 앱에서는 따라올 자가 없는 엄청난 앱이 될텐데. 워크챗 기능으로 업무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할일과 스케줄러도 공유하고 팀간 할일과 스케줄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면 더 좋겠다. 여튼, 에버노트 좋아요.


5. 친구와 토익 스피킹 스터디를 하고 있다. 확실히 혼자 하는 것보다 많은 도움이 된다. 일단 꾸준하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이 생각보다 도움이 된다. 일단은 28일 시험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데,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노력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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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4. 12. 12. 19:38



자본주의

저자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출판사
가나출판사 | 2013-09-2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계 32명의 석학들이 밝히는 금융·소비·돈에 관한 33가지 비...
가격비교



이 책은 EBS에서 만들어졌던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기초로 쓰여진 책이다. 책 표지에 쓰여있는 것처럼, '빚 지는 사람이 있어야 돌아가는' 자본주의의 구조를 밝히고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책에 의하면, 자본주의라는 구조 내에는 이자가 존재할 수 없다. 이자는 상품 판매의 대가로 생기는 것이 아닌 돈을 빌려줌으로써 생기는 돈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전 지구상의 모든 화폐를 빌렸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그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한다. 하지만 나는 현재 발행 된 전 세계의 돈을 다 빌렸기 때문에, 이자로 내야 하는 돈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이자를 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은 내가 이자를 내기 위한 화폐를 추가로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자를 위해 화폐는 계속 발행되고 인플레이션은 지속된다. 하지만 이 화폐 발행은 이자를 위한 것, 즉 인플레이션은 빚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신용에 근거한 대출은 지속되고, 결국 거품은 꺼지고 불황이 찾아온다. 불황의 시기에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낮은 신용에 기초해 대출을 받은 저소득층이다. 그들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가장 먼저 파산한다.


이처럼 자본주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경제모델이 없다. 과거 존재했던 다양한 경제 모델은 전부 다 실패했고, 구조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자본주의만이 아직 존재한다. 자본주의는 부를 생산하는데 최적화된 모델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본주의를 무작정 폐기할 수는 없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다. 아담 스미스로부터 자본주의가 시작됐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는 구조적인 문제로 결국 무너질 것이라 예상했다. 케인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정부의 개입으로 해결하고자 했고, 하이에크는 거대해진 정부를 축소시키는 방법으로 자본주의를 수정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복지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자본주의의 문제점으로 인한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가장 먼저 돌아오고 가장 큰 피해를 준다.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집필했던 이유는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마르크스도, 케인즈도, 하이에크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경제 이론은 인류가 함께 잘 사는 것에 기초하고 있었다. <자본주의>는 복지를 나눠주기가 아닌 공동구매로 정의한다. 개인이 구매하는 안전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공동으로 구매하는 사회 안전망을 복지라고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 안전망은 사람들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다. 저소득층이 자본주의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면 그들의 소비가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고소득자보다 저소득자의 소득이 증가해야 그 증가분이 소비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또한 사회 안전망이 확실히 정착된 국가에서는 도전의 실패를 사회가 감당하기 때문에 창의성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책에서 제시한 대한은 직관적으로 생각하기에도 타당한 방법이다. 실제로 월 천만원을 버는 사람에게 월 백만원을 더 쥐어준다고 해도 그 백만원을 무엇을 사는 데 사용되기보다는 저축에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반대로 월 백만원을 버는 사람이 백만원을 더 받는다면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에 맞추기 위한 소비가 더 많이 이루어질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 힘들다고 말한다. 부모님들은 항상 살기 힘들다고 말하고, 이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우리들도 행복하지 않다.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면 보완책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보완책은 얼마만큼 실현이 가능할 것인지 문외한인 내가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문외한인 내가 보기엔 좋은 방법이고 꼭 필요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다섯 챕터로 이루어져있다. 첫 번째 챕터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는 챕터이고, 네 번째 챕터는 자본주의와 관련된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간략하게 다루며 마지막 다섯 번째 챕터에서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두 번째 챕터는 금융상품이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채 판매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세 번째 챕터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소비에 사용하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들에 대해 설명한다. 내용의 통일성을 생각했을 때, 두 번째 챕터와 세 번째 챕터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이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책이라면, 두 번째 챕터와 세 번째 챕터는 너무 지엽적인 부분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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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