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4. 00:34

1. 무한도전 가요제를 봤다. 요새 무한도전은 잘 챙겨보지 않았는데, 가요제는 너무 재미있어서 꼬박꼬박 챙겨봤다. 근데 마지막 가요제는 조금 실망. 노래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는지. 김C와 정준하의 노래는 음원으로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일단 느낌은 좋다. 프라이머리와 박명수는 음...개코는 좋더라, 정도? 유재석과 유희열은 사실 가장 기대 안 했는데 예상보다 좋았다. 김조한의 가세로 노래가 훨씬 더 좋아졌고, 유재석의 노래도 많이 늘은 것 같다. 유희열은 웃기다. 정형돈과 지드래곤의 노래는 가장 별로였던 노래. 전혀 내 취향이 아닌데다 데프콘은 굳이 급하게 참여해야 했는지. 아니면 좀 더 체계적으로 파트를 넣어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노홍철과 장미여관은 정말 신나는 노래. 좋았다. 장기하와얼굴들과 하하의 노래도. 밴드 음악은 역시 중간은 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보아와 길의 노래는 그냥저냥...


2. 취업이 다가오니 슬슬 걱정이 된다. 그저껜가, 취업 준비중인 친구가 쓴 자소서들을 봤는데 나도 이제 취업 준비를 해야 할 때구나 하는 압박감이 많이 느껴졌다. 사실 이런 생각도 늦은 게, 이미 다른 사람들은 다 취업 준비에 바쁘다. 나는 그냥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모르겠다는 핑계로 이리저리 도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슬슬 뭐든 정하고 움직여야 할 때다.


3. 무색 무취 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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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10. 늦은 근황과 잡담.  (0) 2013.10.10
Posted by 곰고옴
2013. 11. 4. 00:27



디자인의 디자인

저자
하라 켄야 지음
출판사
안그라픽스 | 2007-02-27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폭넓은 영역에서 활약해 온 디자이너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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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고 처음 잡은 책. 얇고 작은데다 사진도 많은 책인데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책을 너무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가, 아니면 시험 끝나고 지친 와중에 소설책을 집지 않아서 그런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간단하게.


나처럼 예술 쪽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 디자인은 아마 '이쁘게, 세련되게 만드는 것' 정도의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적어도 나에게 있어 디자인이란 그런 의미였다. 아니, 사실은 디자인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냥 뭔가 세련되고 이쁘게 생겼으면 '디자인 이쁘다' 정도? <디자인의 디자인>은 디자인이라는 행위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다시 디자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 해보면, 디자인이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환경 사이의 대화의 결과물'이라고 어설프게나마 정의내리게 된다.


1장에서 간략하게 디자인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 후, 2장에서 하라 켄야가 진행했던 리디자인 전시회의 전시품 몇 개를 보여준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작품을 봤을 때 '와 특이하다' 혹은 '와 이쁘다' 정도가 아니라 작가가 이 작품을 만들 때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3장과 4장 역시 마찬가지다. 그냥 이쁘다 정도가 아니라 작가의 의도가 뭔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 문제의식을 얼마나 미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느냐도 중요한 포인트다. 이후에도 다양한 문제의식과 거기에서 출발한 다양한 작품들, 프로젝트들이 소개된다.


글을 읽을 때 작가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가가 그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았다. 전시회에서, 혹은 단순히 쇼핑할 때 그냥 이쁘다 정도에서 끝났던 것이 이젠 새롭게,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게 될 것 같다. 특히 생활용품 디자인들의 경우에는 더욱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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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3. 10. 28. 02:11



그래비티 (2013)

Gravity 
8
감독
알폰소 쿠아론
출연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
정보
SF, 드라마 | 미국 | 2013-10-17

<스포일러 주의>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3D로 안 본게 너무나 후회된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우주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위성의 잔해가 습격해서 우주선은 파괴되고 어떻게든 지구로 돌아가는 이야기. 등장인물도 둘 밖에 없다. 산드라 블록과 조지 클루니. 그나마 조지 클루니의 등장은 많지도 않다.


이런 이야기인데. 단순한 이야기일 뿐인데, 보다가 몇 번이나 눈물이 날 뻔 해서 혼났다. 여자친구와 같이 봤는데도. 나와서 이야기하는데도 막 울컥울컥하고. 지금은 많이 진정돼서 생각해보면 대체 왜 이렇게 감정이 움직였을까 신기할 정도였다. 그냥 지구는 너무 아름답고 우주는 너무 적막하고, 끈을 놓고 싶은데, 아무것도 날 잡아 당기지 않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데 중력이 날 잡아 끄는 그 곳으로 돌아가야만 하고.


영화 중반인가, 보면 이런 장면이 있다. 산드라 블록이 결국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 보지만 실패하고 우연히 잡힌 지구의 전파 너머로 들려오는 자장가를 배경삼아 자살하려고 한다. 그런데, 죽은 줄만 알았던 조지 클루니가 갑자기 살아서 돌아온다. 그리고 같이 우주선에 앉아서, 이런 말을 한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다 안다고, 하지만 가기로 했으면 가는 거라고. 그냥 조지 클루니가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정말, 뭐라 말로 하기가 힘든데, 얼마냐 힘들겠냐고 하는 말이 정말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래도 가기로 했으면 가는 거라고, 그 말이 정말 쿡 박혔다. 영화에서 조지 클루니는 뭔가 베테랑이지만 약간 방정맞은 캐릭터로 나오는데, 그렇게 밝은 캐릭터가 산드라 블록과 둘 다 죽을 위험에 처하자 정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기 자신을 놓아버린다. 그렇게 혼자 떨어저 우주 미아가 되면서도 우주 유영 최장시간 기록을 깰 수 있겠다고 말한다. 그 장면도 너무 눈물이 났고...


재난영화같지 않은 재난영화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건 글쎄...재난영화라고 해야 하나. 재난은 재난이지. 격렬한 장면도 있고 깜짝 놀라기도 하고. 그래도 이건 재난영화라기보다는 그냥 약간 뭐랄까, 나한테는 재활 드라마??랄까 ㅋㅋㅋ 그런 느낌이었다. 정말 정말로 멋진 영화다. 이렇게까지 마음이 함께 움직였던 영화는 드물었다. 정말 멋진 영화다.


+그리고, 이거 정말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하다. 설마 진짜 우주에서 찍지는 않았을테고. 블루레이를 사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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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