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강했다. 8과목을 듣고 있다. 다행히 힘든 과제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조별 과제도 힘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워낙 듣는 수업이 많아 일주일이 금방 지나가긴 한다. 과제로는 영어 논문 읽는 과제가 가장 힘든데 같이 해석할 사람을 모아 어떻게든 될 듯 하다. 수업은 계량경제학이 가장 힘들다. 자신 없는 통계쪽 강의인데다 영어강의라 사실 수업을 들어도 뭔 소린지 잘 못알아먹겠다. 그래도 일단 교재도 샀으니 자습으로라도 어떻게든 메꿔야지.
2. 그러다보니 요새는 하루에 한 끼 먹는 날이 많다. 2주동안 몸무게가 2킬로나 빠졌다. 그래도 방학동안 찐 만큼 다시 빠진거라 크게 힘들거나 한 느낌은 아니다. 다만 한 끼만 먹는 날엔 그 한 끼를 많이 먹고 소화가 안 돼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좀 고쳐야겠다.
3. 오늘 엔씨와 롯데의 경기는 정말 아쉬웠다. 요새 엔씨는 자꾸 체력이 떨어지는지 자꾸만 지는데 아쉽다. 찰리의 방어율1위는 결정된 것 같은데 방망이 약한 엔씨에서 이닝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이 소화했고 두 자릿수 승수도 따냈으니 골든글러브를 받았으면 좋겠다. 김종호의 도루부문 1위도 확실하고, 문제는 이재학의 신인왕인데. 오늘 꼭 1승을 따주길 바랐지만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안타를 많이 맞는 와중에도 점수를 쉽게 허용하지 않아 평균자책점은 오히려 내려갔다. 경쟁상대인 유희관은 잘 던지던 것 같은데 갑자기 만루홈런을 맞아 같은 승수이지만 평균자책점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재학에게 더 유리해졌지만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같다. 10승을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들 하던데 지금은 똑같이 9승이다. 누가 신인왕을 탈까. 신생팀 소속인 것도 있으니 이재학이 받았으면 좋겠다.
4. 뭐 이렇게 야구도 자주 챙겨보고 있는데, 요새 엔씨가 자꾸 져서 좀 슬프다. 게다가 원래 쉽게 빠지지만 그만큼 금방 질리는 성격이라 시즌 끝나고 내년이 될 때까지 야구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지 모르겠다. 엔씨가 남은 경기에서 5승 하면 신생팀 최고 승수와 같고 승률은 넘어선다. 거기에 7위까지 올라가게 되면 관심을 계속 갖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남은 경기가 8경기인가 그렇던데 거기서 5승을 올릴 수 있을지... 다들 신생팀 치고 굉장히 잘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나는 올해부터 야구를 본 초짜 팬인지라 욕심은 점점 더 커진다. 내년에는 팀타율이 더 높아져서 중위권, 더 욕심내면 4강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
5. 과제하기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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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예전에 한창 판타지 많이 빌려보고 그럴 때 '3대 판타지 소설'하면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꼭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게 <어스시 시리즈>였다. <반지의 제왕>은 초등학교 6학년땐가 이동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고, <나니아 연대기>는 기독교적 세계관이라는 평이 있길래 괜히 반감이 생겨 보지 않았다. <어스시 시리즈>는 기회가 닿지 않아 계속 못 보고 있었는데, 중고서점에서 1권을 구하게 되었다.
<어스시의 마법사>는 주인공인 마법사 게드가 자신의 자만으로 인한 과오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강력한 마법적 재능을 지닌 게드는 마법학교에서 자신의 자존심과 경쟁심을 못 이기고 금지된 소환마법을 사용해 어둠의 그림자를 소환해버리고 만다. 그 그림자가 자신의 몸을 빼앗고 강력한 힘을 얻으려고 해 게드는 마법학교를 졸업한 후 그림자를 없애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사실 대여점에서 우리나라 판타지를 많이 읽은 나에게 이 책은 뭐랄까, 할머니가 해주는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다. 조미료를 뺀 음식을 먹는 느낌이랄까. 러브라인도 없고 강력한 경쟁자도, 긴장감있는 전투장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역시 막 빠져서 읽고 그러진 못했다. '3대 판타지 소설'이라길래 기대했지만 기대만큼의 재미를 못 느낀 것은 내가 아직 문학적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인가...뭐 하여튼.
기대보단 실망이었지만 그래도 다음 권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다. 하지만 다음 권을 읽을 지는 잘 모르겠다. 긴박한 이야기가 취향인지라. 감질나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정도라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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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배명훈 작가의 책은 <타워>밖에 안 읽어봤는데, 거대한 빌딩(?)으로 된 국가의 이야기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래서 <백만 광년의 고독>에 배명훈의 단편이 실려있다고 하여 구매하여 읽어봤는데 재미있는 아이디어였지만 이야기가 재미있지는 않았다. 지금 책장을 살펴보니 <신의 궤도>, <은닉>, <총통 각하>에 이르기까지 배명훈 혼자 쓴 책은 다 있다. 고 생각했는데 고새 <청혼>이라는 책을 또 냈구나.
뭐 하여튼. 이 책엔 총 8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순서대로 두서없는 짤막한 감상을.
<크레인 크레인> 뜬금없다는 생각도 드는데, 불륜은 역시 파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님께서 개입해서야 해결이 날 정도고, 그래도 그들은 궁핍한 삶을 이어간다. 그래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끼리 살았으니 행복하려나.
<누군가를 만났어>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앞 뒤 떼어내고 가운데 이야기만 있으면 공룡이 살았던 시대에 지구 밖에서 지구를 탐사하러 왔던 존재가 있었다는 이야기였을텐데 앞에서 상대에게 하는 말이 헷갈린다.
<안녕, 인공존재!> 철학적인 개념이 나와서 신기했던 단편. 데카르트가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유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는 건데, 주인공은 죽은 신우정의 유작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러다가 신우정의 빈 자리가 역설적으로 그녀가 존재했다는 증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인공존재가 소멸하면서 그 존재를 보이는 것처럼. 요는 그거다. 있을때 잘 하자.
<매뉴얼> 뒤에 서평을 보면 이 단편 중간에 핸드폰 매뉴얼의 비밀(?)이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없었다면 더 괜찮았을 거라고 하는데, 동의한다. 그 장면을 뺐다면 더 아리송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다. 아니면 아예 핸드폰 매뉴얼의 비밀을 찾는 연구팀의 이야기와 아이의 이야기가 비슷한 비중으로 교차적으로 다뤄졌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
<얼굴이 커졌다> '프로'들은 얼굴이 크다. 하지만 프로 자리에서 내려온 주인공의 얼굴은 다시 작아진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행복을 찾는다. 프로의 압박에서 벗어났기 때문일까. 근데 왜 하필 얼굴일까? 남들에게 보이는 부분이라서? 얼굴이 커진다는건 뭐랄까, 프로로써 자신감과 허세같은걸까.
<엄마의 설명력> 이런 이야기 좋아한다. 터무니 없어보이는데 듣다보면 왠지 그럴 것도 같은 이야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 거대한 음모론처럼 거창하지도 않고.
<변신합체 리바이어던> 역사책 같은 것을 읽다 보면 뭔가 하나에 매몰되어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움직이는 것의 무서움이 많이 나온다.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잃고 움직이던 방향으로 그저 계속 가속해나갈 뿐일 때의 공포는 대단하다. 합체로봇 리바이어던은 로봇이 많이 합체할 수록 그 힘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가 되어버린다. 그 힘을 제어하는 것은 합체 로봇 조종사의 일부만이고 결국 그 힘을 제어하지 못한 채 자신들을 도우러 온 아군 외계생명체를 피떡으로 만들어버린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힘이 모여 큰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서 그들을 비판하는 정화작용의 중요성은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정치 관련된 화두에서도 그렇고 아이돌 팬덤이나 핸드폰 팬덤(?)에서도 내부적인 정화작용이 이뤄지지 않아 욕 먹는 경우를 자주 봤다.
<마리오의 침대> 동화같은 이야기. 개인적으로 우주에 만든 그 침대는 진짜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굴러도 침대 위라니 이런 꿈 같은 침대가!!
단편집은 항상 좋은 단편과 별로인 단편이 섞여있는데, 좋은 단편만 뽑아다 놔두고 별로인 단편은 팔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맘에 드는 단편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맘에 드는지에 따라 다시 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안녕, 인공존재!>는 일단은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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