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2주쯤 전에 5권까지 다 읽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보니 이제야 감상평을 남긴다.
5권에서 양 웬리는 군에서 물러나고 자유행성동맹은 은하제국에 반쯤 먹힌 상태가 되어 끝난다.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는 직접 만나기도 하고. 분량으로 본편의 반이 지나간 셈인데 내용부분에서도 5권에서 큰 사건이 마무리가 되었다. 6권부터는 개강하면 읽으려고 아직 빌리지 않았다. 먼 학교까지 빌리고 반납하러 계속 왔다갔다 하기도 귀찮아서. 그리고 집에 있는 책도 읽고 싶고.
양 웬리의 태도에 대해 불만이 조금 있다. 양 웬리는 항상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다. 특히 정치적인 면에서 양 웬리는 인기도 있고 능력도 있는 것 같은데 그에 비해 지나치게 타율적인 것처럼 보인다. 군인이라는 신분이 본인에게 족쇄처럼 작용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양 웬리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답답하긴 하다. 군인이라는 신분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한 최대한 움직여볼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니면 양 웬리는 정말 권력욕이 없는 사람이니 이번에 한해서만 좀 예외로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그 예외가 모이고 모여 커다란 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가 라이벌처럼 보이지만 그건 전쟁에서나 그런 것 같고 책 전체로 보면 둘이 싸우는 공간은 전혀 다른 곳이 아닌가 싶다. 애초에 둘은 서로를 양 극단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고.
라인하르트는 점점 망가져가는 사람인 것 같다. 망가져간다기보다는 키르히아이스가 죽은 뒤 너무나 큰 충격으로 사람이 바뀌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현세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아름다움은 필연적인 파괴나 자학을 수반해야 자연스러운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래야 현세에 존재해도 납득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라인하르트도 단순히 전쟁만을 놓고 본다면 양 웬리에게 한 수 수(반 수?) 정도는 접어줘야 하는 그런 존재다. 양 웬리 측의 인간들은 다양해서 재미있고 정이 가는 사람도 많은데 라인하르트쪽 인물들은 정이 가질 않는다. 미운 건 아닌데.
페잔 쪽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라인하르트 밑으로 들어갔고. 루빈스키?도 도망쳤고. 지구교는 어떻게 될지. 지구교라는 존재는 참 웃긴 것 같다. 성지순례차 다녀와보면 지구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빤히 보일텐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건가. 애초에 지구라는 행성에 우주 전반에 걸쳐 종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남아있긴 한건가 싶다.
6권부터 또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5권까지 읽으면서 같은 내용과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다보니 다른 책 읽으면서 머리좀 식히고 싶었는데, 감상 남기면서 다시 생각하니 또 읽고싶다. 얼른 본편을 다 읽고 외전도 읽어보고 싶다. 외전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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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새 날씨가 너무 더워서 컴퓨터를 거의 켜지 않았다. 컴퓨터를 하더라도 필요한 것만 하고 바로 껐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 못했다. 라는 핑계.
2. 핑계 대는 김에 하나 더 대자면 방학하고 나니 일상이 거의 똑같고 무료했다. 딱히 남길 말이 없었음.
3. 그래도 몇 가지 남겨본다면, 우선 선풍기를 샀다. 원래 선풍기가 한 대밖에 없었는데 이걸로는 도저히 4인 가족이 여름을 버틸 수 없었다. 하지만 에어컨은 아직 사지 않았다. 여름이 거의 반정도? 반 넘게 지나간 것 같은데, 지금 에어컨을 사면 아무래도 지는 느낌이라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전부 에어컨 사는데 찬성하는지라 어떻게 될지...
4. <은하영웅전설>은 열심히 읽고 있다. 재미있는데 구매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 권수도 많고 가격도 비싼데 그정도 가격을 감수할 정도로 막 끌리진 않는다. 일러스트가 내 취향이 아니라는 점도 한 몫 했을지도. 아참,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고유명사가 좀 이상하게 번역된 것 같다. 몇 개가 외국어를 일본어로 표기할 때의 발음인 것 같았다. 적어놓을껄 그랬네.
5. 영화 <멜랑콜리아>를 보는데, 1부만으로도 주인공(커스틴 던스트)이 너무너무 짜증나고 정말 싫어하고 도저히 받아줄 수 없는 스타일이라 2부를 볼 엄두를 못 내고 있음. 가뜩이나 더운데 열불이 뻗친다. 아니, 더워서 열불이 뻗쳤나.
6. 갤럭시S4 쓰는데 슬슬 빡치는 부분이 보인다. 크롬 어플의 문제인지 아니면 터치패널의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특정 부분에서 터치가 이상한 곳으로 튀는 것 같다. 그리고 크롬 어플이 가끔 멈추거나 자동 종료되는 경우가 있다.
7. 카톡게임인 판타지 러너즈를 하고 있는데, 캐릭터가 귀여워서 나도모르게 현질에 손을 뻗고말았다. 지나고 생각하니 돈이 아까운데 그래도 귀여운 캐릭터를 보면 뭐... 근데 이 게임도 슬슬 질리려고 해서 큰일이다. 뭐 하나를 오래 잡질 못하니 원.
8. 또 다른 게임은 야구9단인데, 요새 진짜 사람 빡치게 만든다. 서버 문제로 게임이 자꾸 튕긴다. 야구9단은 매시 정각에(새벽 3시부터 6시까지는 제외) 경기가 열린다. 내가 직접 보지 않아도 경기는 진행되는데,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내가 접속하여 직접 지시하고 선수를 교체할 수도 있다(개입이라고 함). 나는 주로 약체팀과 경기할 때는 개입을 안 하고 상위권 팀들과 경기할 때는 개입해서 이기려고 한다. 근데 야구9단은 은근히 개입할 때 서버접속에 실패했다고 튕기거나 게임 데이터를 못 받아오는건지 게임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똑같은 타자만 계속 나오고 점수가 반영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까도 리그1위와의 경기에서 중요한 투수교체 타이밍에 튕기면서 졌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2시 정각에 시작된 경기가 처음부터 버벅거리고 있다. 내 1번 타자인 박민우가 혼자 계속 공 치고 1루로 갔다가 다시 와서 공 치고 아웃되더니 갑자기 루상에 카도쿠라라는 나도 상대방도 안 갖고 있는 타자가 세 명이나 등장해서 돌고 있다. 지난주 시니어리그에서도 중요한 게임에서 자꾸 튕겨서 결국 리그 잔류했는데, 이번주 시니어리그에서 또 이딴 이유로 잔류하면 이 게임은 접어야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진심으로 빡친다. 아오 네이버 이 씨ㅂ...아오
진짜 게임을 잘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운영을 잘 하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실제로 내가 지금 게임 접속 문제로 게임을 접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9. 내일(12시 지났으니 오늘) 수강신청인데 빡신 것만 남았다. 으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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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예스24에서 전집이 반값하길래 살까 하다가 반값해도 9만5천원인데 샀다가 재미 없을까봐 학교에서 맛보기로 빌려봤다.
다나카 요시키의 대표작인 은하영웅전설은 전제군주정인 은하제국과 민주주의체제인 자유행성동맹, 그리고 중립교역국인 페잔자치령을 배경으로 한다. 1권까지는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 둘 다 체제의 성격과는 별개로 내부부터 썩어있는 상황. 하지만 두 주인공인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가 각각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라인하르트는 자신이 황제가 되어 은하제국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자 하는 야심가이고 양 웬리는 권력의지는 없지만 능력있고 그로 인해 부하들과 주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가고 있다. 페잔 자치령은 군사력은 약하지만 두 강대한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며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두 주인공도 매력적인데 배경이 되는 정치적 상황도 흥미롭다. 아직 1권이라 어떻게 흘러갈 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들은 이야기도 있고. 역사를 공부하면서 초인적인 군주가 다스리는 체제는 민주주의보다 더 살기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하지만 역시 책이 비싸다. 9만5천원은 지금의 나에게는 꽤 큰 돈이다. 일단은 도서관의 신세를 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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