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6. 01:18


코끼리와 귀울음

저자
온다 리쿠 지음
출판사
비채 | 2008-1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온다 리쿠 특유의 분위기가 더해진 본격 미스터리!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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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리쿠가 본격추리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단편집. 여러 잡지들에 실렸던 단편들을 모으고 신작도 한 편 있다. 각 단편들이 실린 잡지의 발행 시기는 95년부터 99년까지이고, 단편들을 모아 책으로 나온 해도 99년으로 꽤나 오래된 책이다(데뷔작 <여섯 번째 사요코>가 1991년). 


단편집이지만 동일한 주인공이 등장하고 주변인물들도 자주 겹친다. 등장인물 이름을 잘 안 외우는데다 읽은지도 시간이 지나 몰랐는데, 주인공인 세키네 다카오는 <여섯 번째 사요코>에 등장하는 주인공 세키네 슈의 아버지로 <여섯 번째 사요코>에도 등장했었다. 그밖에 세키네 슈의 형(세키네 슈운)과 누나(세키네 나쓰)도 등장하는데, 형은 우리나라에 출간되지 않은 중편 <PUZZLE>에서, 누나는 <도서실의 바다>의 표제작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메이즈>에 나왔던 미쓰루 역시 이 책에 비중있는 역할로 등장한다. 읽은지 꽤 된 <여섯 번째 사요코>와 <도서실의 바다>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메이즈>에 등장한 미쓰루까지 몰랐던 것은 조금 아쉽다.


'추리 단편집'이지만, 역시나 온다 리쿠의 여느 소설과 같이 경찰이 등장하거나 숨막히는 추격전 같은 것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인 세키네 다카오가 한가로운 전직 판사인데, 이야기들 역시 정적이다. 배경이 휙휙 바뀌지도 않고, 대신에 추리의 과정과 설명이 메인으로 자리한다. 어느정도냐 하면, 식사자리에서 친구가 재미로 '범죄와 연관이 된 사람의 방을 찍은 사진 네 장을 보여줄테니 이 방의 주인에 대해 추리해보라' 라고 하여 세키네 슈운과 세키네 나쓰가 열심히 추리해보는 단편도 있다. 이야기가 막 버라이어티하고 극적이고 그렇진 않은데, 이런 자잘한 요소들을 끼워맞추고 이어나가면서 추리를 통해 가설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굉장히 재미있다.


책 뒤에 작가 후기가 있는데, 온다 리쿠는 '본격 미스터리는 '설득'과 '납득'의 소설'이라고 말하는데, 이 단편들이 그렇다. 다시 생각해보면 논리의 비약이나 터무니없는 가설이 없는 것이 아닌데, 읽어나갈 때는 그런 것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주어진 근거들을 가지고 열심히 독자를 '설득'시키고 독자로서의 나는 그 가설을 '납득'하고 넘어갔다. 비슷한 느낌으로 <메이즈>가 생각나는데, 음...스포일러라 이 글에서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전에 썼던 감상글에 보면 책 마지막을 덮고 다시 생각해봤을 때 어색했던 설정도 책을 읽는 도중에는 납득하고 읽었던 적이 있다. 거기에 더해서 온다 리쿠는 '거기에 '경탄'이 더해지면 본격 미스터리로서 걸작'이라고 한다. 이 책이 그 '경탄'이 나올만한 이야기들이었는가, 라고 묻는다면 확실하게 대답하긴 힘들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의 추리소설은 온다 리쿠만이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됐지 뭐.


+역자 후기에서 <코끼리와 귀울음>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 다른 작품들을 알려주는데, 거기에 남몰래 하는 억측이 있지만 알려주지 않겠다고 써놨다. 뭐지. 궁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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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3. 2. 13. 01:39

1. 진짜 다람쥐 챗바퀴 굴러가는 듯한 일상이라 솔직히 근황이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 근데 뭐 특별할 것도 없는데 왜이렇게 우울한지. 작년 이맘때 학교에서 심리+진로+적정검사 테스트 같은걸 받았는데, 그때 우울지수? 그런게 100점 만점에 90점이 나왔다. 그땐 대체 뭐야 이 엉터리 테스트는, 하고 넘겼는데 지금 저 점수가 나왔다면 어느정도 납득할 것 같다.


자꾸 땅만 파게 되는데, 뭘 어떻게 해야 땅 그만 파고 지상으로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2. 음악은 자주 듣고, 어느정도는 BGM같은 느낌이라 음악에 얽힌 기억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책은 그렇지 않은데.


음악은 좋다.


뭐, 책도 좋다.


3.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주변의 사정도 있고 해서 최근 영화는 아예 못 보고 있다. 갖고 있는 DVD라도 보고 싶지만 대부분 여자친구가 싫어하는 영화들이라. 그래도 <스토커>는 꼭 볼거다.


4. 대체 내가 뭘 하고 있는 거람. 하루에 열 두번도 더 생각한다. 대체 난 뭘 하고 있는 거냐.


5. 이제 복학인데. 아...하기 싫어라. 아니, 근데 또 복학하면 뭔가 달라질 것 같고. 다람쥐 챗바퀴에서 벗어나려면 변화가 필요해...하지만 변화는 두렵다.


6. 먹는 것에 취미는 딱히 없고, 그냥 고기를 좋아하고 야채만 먹는건 싫어하는 정도인데, 왠지 블로그에 먹는 것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방문객이 많이 찾는 블로그! 라면 역시 음식 블로그와 IT 블로그인 것 같은데, IT쪽은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이것저것 사다 써볼 정도로 돈이 많은 것도 아니라 일단 제쳐두고, 음식이야 일단 밖에 나가면 뭐라도 먹어야 하니 기록정도는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카메라는 없지만 핸드폰 바꾸면 카메라도 좋아질테니. 넥서스4의 희망을 버린 지금(근데 또 조만간 국내 출시 한다고) 아이폰5와 엑스페리아Z를 갖고 싶은데 둘 다 카메라는 좋으니.


7. 관성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동력원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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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3. 2. 13. 01:30



보편적인 노래

아티스트
브로콜리너마저
타이틀곡
앵콜요청금지
발매
2008.12.09


브로콜리 너마저는 내가 좋아하는 많은 가수와 밴드들 중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밴드다. 같은 밴드의 앨범으로는 가장 많은 앨범을 보유하고 있고, 이야깃거리도 가장 많다. 또, 질리지 않고 가장 오랜 기간 들어온 것 같다. 저번에 쓴 노리플라이의 <Road>는 특정 계절이 되면 문득 생각나는 앨범이라면, 브로콜리 너마저의 앨범들은 아무때나 갑자기 생각난다.


<보편적인 노래>와, <잔인한 계절>, <브로콜리 o마저>, <졸업>, <1/10>, 그리고 1집과 이전 곡들을 모은 <앵콜요청금지>까지, 생각해보니 꽤 많다. 그중에 <보편적인 노래>는 가장 처음 듣게 된 앨범이고, 가장 오래 들어왔고, 가장 애착이 가는 앨범이다.


덕원은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이 쓴 곡들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곡이 '앵콜요청금지'라고 했는데, 사실 나는 처음엔 9번 트랙인 '편지'를 가장 좋아했다. 그러다가 7, 8번 트랙인 '말', '안녕'을 좋아하게 되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10번, 11번, 12번 트랙인 '앵콜요청금지', '보편적인 노래', '유자차'를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1번 트랙인 '춤'으로 돌아가서 순서대로 주르륵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 앨범에 얽힌 기억이 많다. 2010년 말인가, 3박 4일의 짧은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왔다. 첫 해외여행인데다 혼자 가는 여행이라 진짜 두근거리고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랬다. 여행은 정말 좋았고 몇 번 길을 잃을 뻔 한 것 말고는 그다지 문제도 없었고,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기만 했지만, 혼자라는 것은 조금 외로웠다. 주변을 둘러봐도 히라가나, 가타카나에 일본말만 들리고. 사실 한국말도 간간히 들렸고, 또 유명 관광지에 가면 한국말이 꽤 많이 들리긴 했는데 말을 걸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다들 일행이 있거나 하기도 했고 내 성격이 적극적인 편도 아니라. 그래서 놀랍게도 3박 4일의 짧은 기간동안 혼잣말이 늘었다. 원래 혼잣말 같은 거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한국 노래를 자주 들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이 들은 앨범이 <보편적인 노래>다. 진짜 많이 들었다. 가사가 잘 들리는 노래라서 그런가. 그래서 아직도 이 앨범의 곡들을 들으면 일본여행 갔을 때가 생각난다. 조금 외롭고 많이 즐거웠다.


'유자차'는 이 앨범의 모든 곡들을 다 좋아하게 되고 나서도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다. 원래 유자차를 좋아하긴 했지만 이 곡 덕분에 유자차를 마신다는 것이 더욱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 정도다. 브로콜리 너마저를 좋아하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라이브는 2012년인가, 투데이 익스프레스에서 마지막 순서로 나왔을 때 한 번밖에 보지 못했다. 꼭! '유자차'를 듣고 싶었다. 무엇 때문이든 힘들 때 들으면 가장 위로가 되는 곡이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유자차'를 연주해줬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라이브에서건 음원으로 들을 때건 노래 들으면서 눈물을 흘린 적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왜 울었는지는 모르겠다. 특별히 힘들었던 때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밖에도 '봄이오면'을 들으면 조금 어색한 덕원의 랩이 바로 떠오르고, '속좁은 여학생'은 밤에 집에 돌아가는 아파트 앞 길이 생각난다. 거기서 이 노래를 듣는데 갑자기 후렴구가 엄청 와닿았었다. '가슴 아픈 말을 했다면 잊어줘'. 그리고 이상하게 일본 여행에서 오사카성에 갈 때 지나쳤던 NHK 건물이 떠오른다. 그 때 이 노래를 많이 들었나? '춤'은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삐그덕댈 때 문득 생각나곤 하고, '2009년의 우리들'은 들을 때마다 쓸쓸하달까, 씁쓸하달까.


음악 들을 때 가사보다는 멜로디에 집중하는 편인데, 브로콜리 너마저를 들으면서 가사에 많이 집중하게 됐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은 멜로디도 괜찮지만 가사가 참 좋다. 둘이 어우러져서 정말 좋다. 보편적인 노래지만 특별한 노래다.


+<1/10> 앨범은 조금 실망이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귀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브로콜리 너마저 앨범을 사면서 처음으로 실망했다. 하지만 그래도 브로콜리 너마저 좋아합니다! 힘내라 브로콜리 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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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