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24. 21:49



베테랑 (2015)

Veteran 
8.2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장윤주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3 분 | 2015-08-05


<스포일러 주의>






베테랑도 이제 거의 끝물이던데, 운 좋게 시간 맞춰 상영하는 곳을 찾아 봤다.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도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상류층의 부패에 관한 영화였는데,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무대뽀에 막가파지만 정의로운 형사 황정민과 대기업 회장의 막내아들인 유아인의 대결구도다. 황정민의 캐릭터는 어찌보면 식상할 수도 있는데, 대척점에 있는 유아인의 캐릭터 덕분에 잘 살아났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결국 권선징악으로 끝난다. 하지만 유아인의 미친 듯한 연기는 권선징악이라는 식상한 결말에서 보통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다크나이트>의 조커와도 비슷한 면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유아인의 악한 모습을 설명하는 어떠한 배경도 언급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순수한 '절대 악'처럼 보인다. 게다가 유아인은 그런 캐릭터를 연기로 한층 더 잘 살려내 실감이 난다. 덕분에 영웅인 황정민보다도 유아인이 더 기억에 남는다.


영화 마지막에 유아인이 잡히면서 엄청난 대리만족을 느꼈다. 하지만 나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굉장히 씁쓸하다. 유아인의 연기가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유아인같은 캐릭터는 왠지 실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 총수들, 혹은 그 자제들이 일으키는 문제들을 기사로 접할 때, 혹은 정재계 인물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갑질'하는 사람들의 기사를 접할 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아인같은 캐릭터는 분명히 존재할 것 같다. 하지만 반대로, 황정민같은 캐릭터는 있을까? 저렇게 정의롭고,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도 자신의 신념을 믿고 돌진하는 그런 캐릭터. 나는 그런 캐릭터는 실제로 찾기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보여준 극적인 권선징악을 우리는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일까?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그 쾌감이 그저 영화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희열을 느꼈던 만큼, 나와서는 씁쓸함이 느껴졌다.


유아인은 개인적으로 류승범을 보는 느낌이다. 내가 유아인의 출연작을 전부 접한게 아니지만, 저런 똘기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너무 잘 어울린다. 류승범처럼. <사도>에서는 저런 캐릭터가 아닌 것 같던데, <사도>도 한 번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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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5. 10. 3. 22:08

인턴 하는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영화는 봤지만 블로그에는 남기지 못했다. 왓챠 평점과 코멘트는 남기긴 했는데. 일단은 블로그에도 정리를.




나를 찾아줘 (2014)

Gone Girl 
7.6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닐 패트릭 해리스, 미시 파일, 킴 디킨스
정보
스릴러 | 미국 | 149 분 | 2014-10-23


소름끼치는 영화. 이성을 만날 때, 우리는 상대방을 교정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해의 대상이다. 교정의 대상이 아니다. 



인사이드 아웃 (2015)

Inside Out 
8.4
감독
피트 닥터
출연
에이미 포엘러, 필리스 스미스, 리처드 카인드, 빌 하더, 루이스 블랙
정보
애니메이션 | 미국 | 102 분 | 2015-07-09


재미있었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서의)어마어마한 인기만큼은 아니었다. 그래도 인생에서 기쁨과 슬픔이 별개의,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좋았다. 결국 기쁨과 슬픔은 연속된 선상에 존재하는 것이고, 서로가 서로의 원인과 결과가 되기도 한다.



드라이브 (2011)

Drive 
8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
출연
라이언 고슬링, 캐리 멀리건, 브라이언 크랜스턴, 앨버트 브룩스, 오스카 아이삭
정보
액션, 스릴러 | 미국 | 100 분 | 2011-11-17


이 목록에 있는 영화들 중 베스트.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워낙 유명해 기대를 안고 봤지만 그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영화.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배우를 머리 속에 각인시켰다. 스토리는 어찌 보면 단순할 수 있지만 스타일리쉬한 영상들이 좋았다.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2013)

The Place Beyond the Pines 
8.1
감독
데렉 시안프랜스
출연
라이언 고슬링, 브래들리 쿠퍼, 에바 멘데스, 데인 드한, 에모리 코헨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140 분 | 2013-08-01


우연이라는 장치에 의존하긴 하지만, 아버지와 아들, 업보와 같은 키워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아들은,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결국 아버지의 등을 좇게 된다.



서칭 포 슈가맨 (2012)

Searching for Sugar Man 
9.2
감독
말릭 벤젤룰
출연
말릭 벤젤룰, 로드리게즈
정보
다큐멘터리 | 스웨덴 | 86 분 | 2012-10-11


드라마틱한 스토리지만, 그 극적인 이야기보다 로드리게즈가 삶을 사는 태도가 훨씬 인상깊다. 자신의 재능이 대중에게 이해받지 못할 때도, 그래서 결국 음악을 손에 놓을 때도, 극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때도 로드리게즈는 그저 자신의 눈 앞에 놓인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실패했어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갑작스러운 성공에도 흔들리지 않고 일상을 지속해나간다.



암살 (2015)

Assassination 
8.6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39 분 | 2015-07-22


이 목록의 영화들 중 가장 많이 기대했고, 또 가장 많이 실망한 영화.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모든 부분에서 기대 이하였다. 다만 하정우는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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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
2015. 10. 3. 21:56

1. 취업했다. 요즘 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취업 준비 한 시즌만에, 그것도 10개 조금 넘는 이력서만 썼는데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같이 합격한 동기들의 스펙에 비하면 같은 회사에 붙었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노 낮은 스펙이지만, 정말로 운이 좋았다. 평생 쓸 운을 여기에 다 써버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 그래서, 짧은 백수 생활을 마감하고 이젠 직장인으로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


2. 합격 후 신체검사를 받고, 연수 준비를 하고, 약 한 달간 연수를 다녀오고 지금은 교육 실습을 받고 있다. 아마 실습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업무가 배정되고 올 한 해는 어리버리 월급도둑이 되어 눈치를 보며 회사를 다니게 되겠지.


3.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건지, 신분의 변화에 적응을 못 하고 있다. 대학생에서 백수가 되고, 인턴에서 쉴 틈도 없이 바로 직장인이 되었다. 물론 백수기간이 아무리 길었다고 해도 적응하지 못했겠지만, 인턴에서 합격 통보를 받은 뒤 직장인이 되기 전까지 조금만 텀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당연히 그렇다고 해서 직장인이 된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빨리 돈을 벌고 싶었으니까.


4. 직장인이 되고 나니 여러가지 생각할 것이 많아진다. 내가 돈을 벌게 되면서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계획도 세워야 하고, 일 하면서 자기 계발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직장인이 되면 아이패드도 살꺼고 맥북에어도 살꺼고 뭐도 사고 뭐도 사고 꿈에 부풀어있었는데, 막상 첫 월급을 받아보니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만 든다. 저축도 해야 하고 이제 보험도 들어야 할테고 집도 차도 언젠간 사야 할테고...끊임없이 쫒긴다.

외국어에 대한 필요성은 오히려 취직하고나서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우선 영어, 그 다음엔 중국어, 그리고 일어나 프랑스어 혹은 베트남어 등등등... 외국어는 많이 할 줄 알면 무조건 득이다. 거기에 더해 운동도 하고싶고 책도 읽고싶고... 많이 하고 싶다. 많이 잘 하고 싶다.


5. 여러모로 복잡하고 바쁘다. 어서 뭔가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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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고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