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해당되는 글 84건
- 2013.02.04 탐정 갈릴레오(히가시노 게이고)
- 2013.02.04 쌀(쑤퉁)
- 2013.01.23 다섯째 아이(도리스 레싱)
- 2013.01.23 브라더 선 시스터 문(온다 리쿠)
- 2013.01.22 잠자는 숲(히가시노 게이고)
- 2013.01.21 붉은 손가락(히가시노 게이고)
- 2013.01.18 고양이 이야기 白(니시오 이신)
- 2013.01.18 메이즈(온다 리쿠)
- 2013.01.01 도쿄는 꿈맛(허안나)
- 2013.01.01 천사의 나이프(야쿠마루 가쿠)
<스포일러 주의>
갈릴레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탐정 갈릴레오>. 연결되지 않는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형사 구사나기와 물리학 교수 유가와 콤비 이야기를 맛보기로 읽기에 딱 좋은 것 같다. 다섯 편의 단편은 모두 길거나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유가와의 논리적인 사고력과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을 재미있게 담고 있다. 유가와는 탐정 역할로 트릭을 밝혀내기도 하지만 사건 현장에서 나타난 결정적인 현상의 원인이라던지 증언의 사실 여부도 밝혀낸다.
읽어본 갈릴레오 시리즈인 <용의자 X의 헌신>과 <성녀의 구제>와는 다르게 단편 모음이라 이야기의 스케일이라고 해야하나, 깊이라고 해야하나 그런게 얕긴 하다. 하지만 처음 갈릴레오 시리즈의 매력을 접해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유가와 교수가 왜 갈릴레오라고 불리는지 궁금했는데, 그냥 어물쩡 구사나기의 동료들이 갈릴레오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 뿐인가보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탐정의 규칙(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2.27 |
---|---|
코끼리와 귀울음(온다 리쿠) (0) | 2013.02.16 |
쌀(쑤퉁) (0) | 2013.02.04 |
다섯째 아이(도리스 레싱) (0) | 2013.01.23 |
브라더 선 시스터 문(온다 리쿠) (0) | 2013.01.23 |
1월 말에 본 책인데 올리는걸 까먹고 있었나보다. 돈을 벌기 위해 상경한 우룽의 이야기. 돈에 집착하고 권력에 집착하고 쌀에 집착한다. 인간다운 대접을 받기 위해 돈과 권력과 쌀을 얻었지만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고 해야 할까.
짤막하게.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끼리와 귀울음(온다 리쿠) (0) | 2013.02.16 |
---|---|
탐정 갈릴레오(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2.04 |
다섯째 아이(도리스 레싱) (0) | 2013.01.23 |
브라더 선 시스터 문(온다 리쿠) (0) | 2013.01.23 |
잠자는 숲(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2 |
<스포일러 주의>
집에 같은 작가의 <생존자의 회고록>이라는 책이 있는데, 얼마 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할인할 때 산 이 책이 더 얇아서 우선 읽어봤다.
전통적인 미덕을 지닌 가족-많은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화목하게 지내고 큰 집의 식탁에서 항상 저녁을 먹는, 그런 가족을 만들고자 하는 남녀가 나온다. 같은 또래의 주변 사람들은 이런 사고방식을 고루하다 여기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결혼과 동시에 큰 집을 산다. 피임도 하지 않고 아이도 열심히 낳고. 하지만 다섯 번째로 낳은 아이가 그 가족에 불행을 가져온다.
남녀는 전통적인 의미의 '행복한 가족'을 만들고자 했다. 때문에 자신들의 경제적 능력으로는 유지하기 힘들 정도의 거대한 집을 결혼과 동시에 장만했고, 역시나 풍족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아이를 계속 낳고 기념일마다 친척들을 불러모았다.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상을 유지하기엔 모든 것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행복한 가족'을 꾸려나갔다. 그들의 가족에 불행을 가져온 다섯째 아이. 이로 인해 모든 것이 망가진다. 친척들은 점차 집을 찾아오지 않게 되고, 첫째와 둘째, 셋째 아이는 집을 떠난다. 넷째 아이 역시 정서적인 불안을 겪고, 가족을 가장 우선시하고자 맹세했던 부부의 관계 역시 파국으로 치닫는다. 결국 부부는 그들에게 있어 '행복한 가족'의 상징이었던 거대한 집을 팔기로 결심한다.
부부가 가졌던 가족에 대한 이상은 결국 허상이 아니었나 싶다. 그 허상을 실재하도록 만든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다섯째 아이가 가족의 와해를 가져왔을지 모르지만, 그 불행은 결혼 초기부터 내재되어있었다.
어른들은 항상 '결혼은 현실이다'라고 말한다. 그 말이 생각났다.
+음. 노벨문학상이니 순문학이니 이런거에 편견 비스무리한게 있어서 그런지 맨 위에 '스포일러 주의'라고 써놓는 것도 이상하다. 반쯤 습관이라 써놓았는데 왠지 이런 '문학'소설은 스포일러 따위에 지지 않아야 할 것 같달까.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탐정 갈릴레오(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2.04 |
---|---|
쌀(쑤퉁) (0) | 2013.02.04 |
브라더 선 시스터 문(온다 리쿠) (0) | 2013.01.23 |
잠자는 숲(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2 |
붉은 손가락(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1 |
<스포일러 주의>
175쪽의 짧은 두께의 소설. 세 화자가 각자 자신의 대학 생활을 회고하는데, 이 셋은 고등학교 친구이다. 보통 온다 리쿠의 소설이라면 이 셋이 회고하는 대학생활 속에 무언가 비밀이 숨겨져있을 법한데,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셋의 기억을 더듬으며 숨겨진 이야기를 찾기보다는, 정말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일 뿐이다. 심지어 첫 챕터인 아야네의 이야기는 뚜렷한 스토리 라인도 없다.
하지만 이들의 대학생활 이야기를 읽어가고 있노라면 내 대학생활을 생각하게 된다. 아무것도 축적하지 못한, 정말 급행열차처럼 어디어도 멈추지 못하고 지나쳐가고 있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나만 그런 것은 아닌가보다.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을 끝마치고 취직을 준비해야 할 시기. 답답함 속에서 가끔은 대학 초반을 생각하곤 한다. 그때 당시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즐거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기를 대표할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땐 하루하루가 특별했는데 지금은 그냥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고 흘러가버린 나날들이었던 것 같다. 바닷가 모래에 그린 그림처럼.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흘러가버린 대학생활을 더듬다보면 시간을 아깝게 허비해버린 것만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브라더 선 시스터 문>의 세 화자는 그렇게 허무하게 흘러가버린 시간 속에서도 무언가 하나씩을 남겨두었다. 그것은 항상 인식하고 마음 속에 숨겨놓았다가 가끔 꺼내보는 그런 것이 아니었나보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어른이 되고 일상생활을 살다가 문득, 아 지금의 내 생활을 만든 것들 중 하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은 대학생활인가보다, 싶은 것이다.
나는 아직 어른이 아니다. 어른이 되었을 때 지금을 떠올려보면 무엇을 기억하게 될까.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셋의 기억에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등장하는 기억이 있다. 그 기억과 풍경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나에겐 그 장면 자체가 특별하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나에게도 그런 기억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문득 세어봤는데, 지금까지 읽은, 그리고 읽지 않았지만 책꽂이에 꽃혀 있는 온다 리쿠 소설이 꽤 된다. 국내 출간된 소설들 중 내가 아직 읽어보지 않았거나 갖고 있지 않은 소설은 총 아홉 권. 얼마 남지 않았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쌀(쑤퉁) (0) | 2013.02.04 |
---|---|
다섯째 아이(도리스 레싱) (0) | 2013.01.23 |
잠자는 숲(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2 |
붉은 손가락(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1 |
고양이 이야기 白(니시오 이신) (0) | 2013.01.18 |
<스포일러 주의>
어제 읽은 <붉은 손가락>에 이어 가가 형사 시리즈. 시간 순서로는 시리즈중 두 번째 권에 해당한다고 한다. 참고로 <붉은 손가락>은 일곱 번째.
이번 소설의 무대는 발레극단이다. 처음 발생한 살인사건은 정당방위일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독극물 주사에 의한 살인과 음독 살인미수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사건이 점차 확대된다.
사건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가가 형사의 사랑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붉은 손가락>에서는 고참 형사로 나와서 빈틈 없는 모습을 보였다면 여기서는 풋풋한 형사로 등장하며 발레단 사람과 사랑하는 사이로까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답게 주인공의 로맨스가 있음에도 분위기는 건조하다.
<붉은 손가락>에도 나왔던 가가 형사 아버지도 잠깐 등장하고, 이전 권에 나왔을 가가 형사의 첫사랑?이야기도 잠깐 나오고. 부분부분 재미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평이했다는 느낌.
+예전에 읽고 판 <악의>가 <잠자는 숲>의 바로 다음권이었다. 기억에는 <악의>에서는 가가형사 개인 이야기보다는 범인에 의한 서술트릭에 더 무게가 실린 소설이었던 것 같다.
+띠지에 '가가 형사, 지금 그의 매력이 폭발한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왠지 오글.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섯째 아이(도리스 레싱) (0) | 2013.01.23 |
---|---|
브라더 선 시스터 문(온다 리쿠) (0) | 2013.01.23 |
붉은 손가락(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1 |
고양이 이야기 白(니시오 이신) (0) | 2013.01.18 |
메이즈(온다 리쿠) (0) | 2013.01.18 |
<스포일러 주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오랜만이다. 가가 형사 시리즈중 한 권인 <붉은 손가락>을 읽었다. 갈릴레오 탐정 시리즈보다는 가가 형사 시리즈를 더 좋아하는데, 역시 갈릴레오 탐정은 가가 형사보다는 맘에 들지 않는 캐릭터이기 때문인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이 갈릴레오 탐정 시리즈인 <용의자 X의 헌신>인데도.
<붉은 손가락>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치매에 걸린 부모를 모시는 것은, 부모임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일이다. 까놓고 맗 불편하고 귀찮기도 하고. 거기에 외아들, 부인, 남편 사이의 소통 불화로 인한 깊은 골까지 더해져 슬픈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300페이지도 안 되는 이야기라 쭉쭉 읽힌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온다 리쿠에 비해서 뭔가 건조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온다 리쿠에 비해 공간에 대한 묘사가 적다는 느낌을 받았다. 온다 리쿠는 공간에 대한 묘사가 풍부함을 넘어서 이야기의 무대가 또 하나의 주인공처럼 느껴질 때도 많다. 반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공간보다는 이야기의 진행에 무게를 둔다. 그래서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느낌인데, 대신 감상적인 무언가는 온다 리쿠에 비해 약한 것 같다.
대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갖는 장점이 있는데, 바로 반전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반저느로 독자들의 뒤통수를 칠 뿐만 아니라 반전을 통해 감정적인 한 방을 남겨준다. <붉은 손가락>에서는 비뚤어진 자식의 가정에서 방치되다시피 모셔지는 치매걸린 어머니가 안타까운 반전을 만들어낸다. 사랑하는 아들의 집에서 짐짝 취급을 받는 생활, 손주는 비뚤어지고 아들내외 사이의 대화는 점점 사라져가는 그런 집에서 늙은 어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라더 선 시스터 문(온다 리쿠) (0) | 2013.01.23 |
---|---|
잠자는 숲(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2 |
고양이 이야기 白(니시오 이신) (0) | 2013.01.18 |
메이즈(온다 리쿠) (0) | 2013.01.18 |
도쿄는 꿈맛(허안나) (0) | 2013.01.01 |
<스포일러 주의>
이야기 시리즈를 열심히 사모으는 친구 덕에 즐겁게 읽고 있는 시리즈. 일본에는 3기까지 나왔다고 하고, 이 <고양이 이야기 백>이 2기의 첫 권이다. 제목만 보면 <고양이 이야기 흑>과 연결되는 것 같지만, 전혀 연결되지 않는다. 주인공이 하네카와인 것 정도만이 이어진달까.
2기의 첫 권이라 그런지 화자가 이전과 같이 아라라기가 아니라 하네카와다. 분명 아라라기는 뒤에서 또 뭔가 괴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아마 그 이야기는 이 다음에 나올 것 같다. 언제쯤일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긴 한데, 한 가지 불만이라면 작가의 하네카와 편애가 너무 심하다는 것. 취미로 쓰는 소설이라고 작가가 밝히기도 했고 캐릭터의 매력이 주요 요소인 소설이기 때문에 하네카와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더없이 만족스럽겠지만, 이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하네카와는 <상처 이야기>에서 아라라기와 접점을 이야기하고 <고양이 이야기 흑>에서 이전까지 짧게 언급만 되던 과거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고양이 이야기 백>에 이르러서 과거부터 이어져온 그녀의 모순과 갈등을 끝마친다. 애초에 이야기거리가 많은 캐릭터이긴 했지만, 세 권이나 할애해서 하네카와의 이야기를 하다니(<상처이야기>에서는 하네카와 원톱은 아지만). 내가 애끼는 센조가하라 역시 복잡한 과거를 갖고 있지만 아라라기와의 접점이 없어 이렇게 길게 이야기될 것 같진 않다. 아라라기의 여자친구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서 메인히로인같지 않은 분위기. 거기다 머리를 자르고 변신한 캐릭터는 뭐랄까, 머리 길 때보다 더 요상하다. 재미있긴 한데 매력적이진 않달까.
캐릭터의 비중이 큰 소설이라 캐릭터의 이야기만 적었는데, 역시 이런건 개인 취향이고. 등장인물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야기는 재미있고, 또 캐릭터에 막 빠지지도 않으니 사실 크게 상관은 없다.
+그나저나, 기수는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건지. 1기에선 주요 히로인들 이야기를 한 번씩 다루고 2기에서는 뭐가 심화되고 3기에서는 뭐 마무리가 되고 이런 기준인가? 새 캐릭터가 추가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지금 나오는 인물들도 많고.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자는 숲(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2 |
---|---|
붉은 손가락(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1 |
메이즈(온다 리쿠) (0) | 2013.01.18 |
도쿄는 꿈맛(허안나) (0) | 2013.01.01 |
천사의 나이프(야쿠마루 가쿠) (0) | 2013.01.01 |
<스포일러 주의>
이건 꽤 전에 읽은 책인데, 어째서인지 글이 없다. 분명히 썼을 줄 알았는데...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블로그에 남긴 것이 아니라 핸드폰으로 에버노트에 간략한 감상만 끄적여놓고 만 것 같다. 여튼, 또 온다 리쿠의 책이다.
제목 그대로 미궁에 관한 이야기. 중동의 한 국가의 국경선 근처에 미로가 하나 있다. 정사각형 미로는 그 안에 들어간 사람이 사라진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주인공은 친구의 초대를 받아 안락의자 탐정의 역할로써 이 미로의 비밀을 풀기 위한 일행에 참가하게 된다. 일행들은 모두 각자의 꿍꿍이가 있고.
온다 리쿠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호러 느낌이 조금 강한 미스테리 소설이다. 읽으면서 섬칫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사람을 잡아먹는' 미궁의 존재감이 인상적인데, 주인공에 의해 하나하나 비밀이 밝혀져가는 듯한 상황들이 무섭게 한다.
마지막이 정말로 아쉬웠는데, 이상하거나 용두사미식 결말이어서는 아니다. 나는 이 소설의 초반부와 중반부가 갖고 있는, 초현실적인 호러 느낌이 너무너무 좋았는데 마지막 결말에 와서 이 미스터리는 결국 현실에 발을 딛는다. 비밀이 밝혀지지 않아도 좋으니 미로의 비밀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혹은 설명할 수 없는 초월적인 무언가이길 바랐는데. 오히려 비밀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이 미로의 존재감은 훨씬 더 강력하게 남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인 결말이 이상하다는 것은 아니다. 책을 덮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미로의 비밀을 밝혀내는 척 하면서 비밀기지를 철수시킨다는 작전이 뭔가 현실에 존재하기엔 지나치게 연극적이고 과장된 것 같아보이긴 하지만, 적어도 소설의 흐름과 분위기 속에서는 납득하게 된다.
납득하지만, 그래도 초중반의 그 분위기는 너무 매력적이고 이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 '간바라 메구미'시리즈의 첫 번째 권인데, 주인공은 간바라 메구미가 아니라 그의(간바라 메구미는 남자다) 친구인 미쓰루가 주인공이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 손가락(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1.21 |
---|---|
고양이 이야기 白(니시오 이신) (0) | 2013.01.18 |
도쿄는 꿈맛(허안나) (0) | 2013.01.01 |
천사의 나이프(야쿠마루 가쿠) (0) | 2013.01.01 |
달의 뒷면(온다 리쿠) (0) | 2012.12.31 |
작가가 1년간 도쿄로 유학가서 있었던 일들을 쓰고, 그리고, 사진으로 찍어놓았다. 일기를 읽는 느낌인데, 정말 일기같은 느낌이라 '책'이라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도쿄에서의 1년도 생각해보면 서울에서의 1년과 다르지 않겠구나 싶다. 결국 새로운 환경을 만나 좌충우돌하면서 적응해가는 것이다. 20년 넘게 살아온 한국에서의 생활은 모든걸 다 적응한 것 같고 이제 지루함뿐인 것 같다. 하지만 작가의 도쿄에서의 생활도 처음엔 실수하고 넘어지고 많이 어려웠지만 나중엔 다 적응한다.
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여기에서 평생을 살았지만 생각해보면 작은 새로움은 항상 있다. 새로움을 찾아 해외로 떠나는 것도 좋겠지만, 여기에서도 얼마든지 새로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해외에 나가서 살아보고 싶긴 하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양이 이야기 白(니시오 이신) (0) | 2013.01.18 |
---|---|
메이즈(온다 리쿠) (0) | 2013.01.18 |
천사의 나이프(야쿠마루 가쿠) (0) | 2013.01.01 |
달의 뒷면(온다 리쿠) (0) | 2012.12.31 |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 (0) | 2012.12.26 |
<스포일러 주의>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것에 대해 사실은 별로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다. 찬성하지 않는다 해도 관련 법률을 찾아보거나 반대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댈 수 있을 정도로 관심있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서 <천사의 나이프>를 읽고 나서 소년범들에 대한 처분이 어떤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가 보다는 범죄에 대해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어떤 식의 대응이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처벌은 범죄자가 죗값을 치름과 동시에 교화도 이루어져야 하고 이것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보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벌은 가해자에게 내려지는 것이지만 영향은 가해자에게만 끝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했다.
책에 나온 소년범의 처분에 대해서도, 미성년자의 교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처벌보다는 교정 위주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과의 면담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가해자는 당연히 보고싶지 않을 것이고,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역시 가해자를 만남으로써 트라우마가 더 심해질 수도 있겠지만 전문가의 입회 하에 정기적으로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가해자는 자신의 죄의 무거움을 더욱더 마음속 깊이 느낄 것이고 피해자 역시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게 아니라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나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관련 없는 사람의 나이브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책은 재미있다. 빠르게 읽히고 무리한 설정도 없고 사회적인 주제를 다룰 때 나타나기 쉬운 지나친 설교도 거의 없다. 다만 주인공 주변 인물들 중에 소년범죄 관련자들의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결국 원한이라는 것이 돌고 돌아 자신과 주변사람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소설 내에서도, 주인공 주변에 소년범죄와 관련된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설명해주기 때문에 어색하진 않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이즈(온다 리쿠) (0) | 2013.01.18 |
---|---|
도쿄는 꿈맛(허안나) (0) | 2013.01.01 |
달의 뒷면(온다 리쿠) (0) | 2012.12.31 |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 (0) | 2012.12.26 |
고양이 이야기 黑(니시오 이신) (0) | 2012.12.25 |